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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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조직의 조건

최근 몇 년전부터 애자일 조직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애자일”을 앞세운 세미나가 여기저기에서 열리고, “애자일”을 제목으로 붙인 책도 여러 권 출판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애자일’을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솔직히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교적 새로운 주제인 애자일은 연구자들에게도 인기 주제이다. 연구자들은 기업 사례 연구를 통해 애자일 조직의 특성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이러한 질적 연구들을 모아 그들의 공통된 특성은 무엇인지 규명하려고 애쓴다. 연구자들이 정리해 놓은 결과물을 통해 애자일을 이해해보면 어떨까?

애자일 조직의 정의

애자일 조직의 특성을 살펴보기 전에, 애자일 혹은 애질리티란 무엇인지 그 정의를 살펴보자. 애질리티의 사전적 정의는 ‘빠르게 움직이는’이다. 경영 맥락에서 연구자들이 정의한 애질리티는 반응성(reactivity), 유연성(flexibility), 적응성(adaptibility)로 대변된다. 연구자들은 애질리티를 “내부, 외부 환경의 요구에 맞게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효율적, 효과적으로 자원을 재분배하는 역량”, “예측, 혁신, 학습을 통해 환경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대응하는 능력”, “시기적절하고,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역량” 등으로 정의하였다.

애자일 드라이버(Agile drivers)

어떤 기업에게 애자일이 요구되는가? 연구자들은 사업 환경의 변화와 압력이 강할수록 기업이 애자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사업 환경의 변화는 주로 시장, 경쟁, 고객 니즈, 기술, 사회적 요소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변화들은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변화를 탐지하고, 그에 맞게 전략과 계획을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애자일 조직을 만드는 요인

애자일 조직을 연구한 Harsch와 Festing에 따르면 애자일 조직은 크게 전략, 조직 구조·프로세스·방법론, 조직문화, 시설 측면에서 기존 조직과 차이를 보인다.

전략 측면
  • 애자일에 대한 고위 경영진의 지원
  • 강력한 고객 지향성
  • 전략, 목표 소통

애자일 조직은 현장, 고객을 잘 알고 있는 실무자에게 권한을 위임하여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한다. 위임된 권한이 업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조직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얻고자 하는 결과를 모든 구성원에게 명확하게 이해시키고, 납득시켜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모든 조직변화가 그러하듯이 경영진의 지원없이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애자일 기법을 적용했던 조직이 경영진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전통조직으로 회귀하기도 하고, 애자일 조직 전환이 경영진의 지원 부족으로 힘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조직 구조·프로세스·방법론적 측면
  • 수평적인 위계 구조와 짧은 의사결정 단계(path)
  • 직원 참여과 권한위임
  • 프로젝트 기반의 업무 수행
  • 자기조직화된 팀
  • 유연한 업무 환경
  • 스크럼, 디자인 씽킹, 칸반, 린,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와 같은 애자일 도구 사용
  •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유연하고 반복적인(iterative) 프로세스

조직에서 문제해결을 느리게 하는 상황을 잠시 떠올려 보면 애자일 조직이 왜 위와 같은 구조와 업무 프로세스를 갖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코로나 19의 최초 발원지인 우한의 시장은 정보 공개가 늦은 이유로 “전염병은 전염병만의 정보 공개 절차가 있다”면서 “권한을 얻은 다음에야 정보를 공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신들도 빨리 공개하고 싶었지만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은 이후에야 공개할 수 있어 대응이 늦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반 조직에서도 나타나는데, 특히 위계적인 조직일수록 엄격한 승인 절차로 인해 빠른 대응, “애질리티”는 발휘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기능 조직 구조에서는 부서 간에 정보가 전달되는 속도도 느리지만, 자기 부서의 이익, KPI와 관련 없는 일에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문제해결이 느리거나, 아예 해결되지 않은 채 고질적인 상태로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애자일 조직에서는 위계 계층을 줄이고, 서비스, 제품 중심으로 다기능팀을 구성하여 프로젝트 기반으로 운영한다.

조직문화 측면
  • 기업가정신 풍토
  • 핵심가치: 자기결정, 책임감, 자기조직화, 적극성, 수평적 사고, 적응성, 유연성, 열린 마음가짐
  • 개방적, 투명한 소통과 정보공유
  • 조직몰입(조직에 대한 높은 일체감)
  • 실패와 피드백에 대한 긍정적인 문화
  • 네트워킹을 통한 정보공유
  • 지속적인 개선과 조직변화
  • 애자일 코치, 스크럼 마스터, 협력적 리더를 통한 리더십

2017년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룹(IHG)의 매출은 약 18억 달러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의 2017년 매출은 26억달러(한화 약 3조)라고 한다. ‘남는 방을 공유하게 해주자’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한 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의 매출이 IHG의 매출보다도 더 높은 것이다.

이렇듯 고객의 편의를 높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혁신’을 강조하지 않는 기업은 없다. 하지만 혁신은 새로운 시장, 서비스를 창조한다는 면에서 시행착오나 실패는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조직의 혁신성도 이 관문에서 갈린다. 어떤 조직은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새로운 시도에 따르는 결과를 ‘책임’지우고, 어느 조직은 실패를 학습으로 받아들이고 실험과 가설검증적 접근을 통해 시장을 발굴해 나가는 여정을 가치있게 여긴다.

혁신을 중요시하고 권한을 위임하는 수평적 구조에서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 리더십이 요구될지 생각해보면, 위에 애자일 조직의 문화로 제시된 기업가정신, 자율성과 책임감, 수평적 사고(창의적인 문제해결), 실패를 수용하는 문화 등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될 것이다.

시설 측면
  • 정보, 소통 기술 사용(블로그, SNS, 협업 툴 등)
  • 유연한 인테리어 디자인과 장비(이동형 벽, 공동 공간, 게시판 등)

애자일 조직들은 구성원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의 전략, 목표, 진행 상황, 이슈 등 조직 내외의 환경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는데, 이러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업무 도구(소프트웨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리고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교류를 통해 서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모든 기업에게 동일한 수준의 애질리티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이 안정적이냐, 불확실성이 높으냐에 따라 조직에게 요구되는 애질리티의 수준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직의 애질리티는  기업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2019년에 실시된 한 연구에 의하면, 애자일 특성이 높은 조직은 이것이 낮은 조직에 비해 재무 성과(ROE, ROI)가 150% ~ 500% 더 높다고 보고하였다.

“우리 조직은 애자일한 것일까, 어떻게 애자일한 조직이 될 수 있을까?”라며 조직의 애질리티 수준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애자일 조직 모델에 대한 연구는 더 필요하겠지만, 위에 제시한 ‘애자일 조직을 만드는 요인’을 바탕으로 우리 조직의 애질리티를 대략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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