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나라마다 생산성이 다를까?”
- “어디는 보수가 높고 어디는 적기 때문일까?”
-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하는 쪽과 로컬 마켓의 차이?”
- “미국과 우리는 사회 위계, 조직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걸까?”
노동과 생산성의 문제는 제가 경영서를 기획하고 출간할 때마다 떠올려지는 질문이었습니다. 2019년 『존 도어 OKR』을 편집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장에 내보였을 때, 2022년 『프로덕트 오너』를 통해 애자일하게 일하는 방법을 자세히 들여다볼 때마다 “경영도 재현 가능한 과학의 영역일까?”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답을 찾다보면 어김없이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에 ‘지식 노동’을 새롭게 정의내리고 목표와 프로세스를 최초로 규정한 피터 드러커에 이르렀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긴 시간 동안 대다수의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기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었다.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지시받았고, 농부나 장인처럼 일 자체에 따라 혹은 가사 고용인처럼 고용주에 의해 임무가 정해졌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까지도 사람들은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직원이라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겼다. 1950~1960년대까지만 해도 지식노동자(소위 조직에 순응하는 사람)들은 경력을 계획하기 위해 회사 인사 부서를 찾았다.
하지만 1960년대 후반이 되자 아무도 무엇을 하라는 지시를 받고 싶어하지 않았다. 대신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기 시작했다. “나는 뭘 하고 싶은 걸까?” 이들은 ‘자기만의 일’을 해서 기여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이 해결책은 조직에 무작정 순응하는 방식만큼이나 잘못됐다. 자기만의 일을 하면 공동체에 기여하고 자기실현과 성공을 이룰 수 있으리라 믿었던 사람 중 이를 달성한 사람은 거의 없다.”
– 피터 드러커 –
모든 것이 점점 개인화되고 있지만, 조직 내부에 있는 사람도 프리워커도 혼자서 일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일을 잘하는 사람들에게 매사는 누군가를 설득하고 협상하는 과정들이며, 사실 협업은 어느 현장에서든 상당한 난이도의 작업입니다. 동일한 단어도 “누가” 어떤 맥락에서 말하느냐에 따라 각자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좋은 결과’를 원한다고 누구나 말하지만, 알고 보니 관리자는 ‘독특함을 조금 희생해도 기한을 맞추는 것’을 의미했고 작업자는 ‘차별점이 우선’일 수 있습니다.
자기경영의 변치 않는 유전자를 찾아서
- “과학의 명저 <이기적인 유전자> <코스모스>를 읽는 것처럼, 지식 노동의 근간이 되고 여전히 작동하는 ‘경영의 유전자’ 같은 글을 읽을 수는 없을까?”
- “출근길에 10분정도만 시간을 내어 한 꼭지를 읽으면서 일하는 방식을 점검하고 개선하게 하는 좋은 글이었으면 좋겠다.”
- “미국에선 성공을 거두는 동업과 협업의 검증된 프로세스를 우리 문화에 이식하는 지름길이 있다면?”
이런 생각 위에서 우리 편집부가 치열한 논의(도전, 실망, 실패, 후회, 희망의 연속 과정)를 하던 중에, 세종서적에서 과거에 출시해 여전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하버드 비즈니스 총서’가 떠올랐습니다. 이 목록에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혁신 기업의 딜레마』 ,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 같은 경영 명저들이 있습니다.
이번 ‘성장의 모멘텀 시리즈’ 역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발간하는 권위 있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을 기반으로 했고 그 안에서 시간의 흐름을 견뎌낸 클래식 아티클을 모았습니다. 각자 비즈니스 분야와 전문 영역은 다르더라도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하는 법’ 즉 자기경영의 정수만을 모아서 오랫동안 읽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아래는 시리즈의 소개말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일, 특히 지식노동의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 성장의 모멘텀 시리즈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발간하는 100년 전통의 경영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정수를 모아,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자기경영의 비법을 전한다. 경제경영, 뇌과학, 조직심리 등 각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자기계발 전문가들의 조언 가운데, 저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을 위해 분투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만을 엄선했다. 높은 퍼포먼스를 내면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전문성을 갖추고 싶은 이들을 위한 시리즈다.”
자기경영의 뉴클래식을 지향하는 ‘성장의 모멘텀 시리즈’의 제1권은 『성과로 말하는 사람들』, 제2권은 『성장을 이끄는 팀장들(24년 6월 중 출간 예정)』입니다. 가장 먼저 개인 영역의 고성과(High Performance)를 주목하고 이후는 소규모 팀의 리더십에 집중했습니다. 한국처럼 개인의 역량이 뛰어난 사회에서 조직의 퍼포먼스가 개인들의 총합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것은 조직문화의 문제입니다. 문화는 관성이며 결국 개인들 간의 약속일 터입니다.
다음은 『성과로 말하는 사람들』에서 피터 드러커의 글과 ‘마음챙김’의 창시자 랭어의 글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구절입니다. 피터 드러커는 가장 먼저 자신의 강약점을 파악하라고 강조합니다. 길을 잃은 때일수록 고전은 다시 찾아지기에 가치를 발휘합니다. 이 책들이 일의 기본을 탄탄히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대치와 결과를 비교해보면 자신이 어떤 행동을 삼가야 할지 알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재능이나 기술이 아예 없거나, 평범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조차 없는 분야가 많다. 지식노동자는 이런 분야의 일이나 업무, 과제를 맡지 말아야 한다. 역량이 부족한 분야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낭비하는 일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 무능함에서 평범함으로 개선하려면 좋은 성과를 탁월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조직은 무능한 성과를 내는 사람을 평범한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만드는 데 집중한다. 그보다는 유능한 사람을 놀라운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일궈내는 데 에너지와 자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 피터 드러커, ‘부단한 자기경영으로 제2의 경력을 개발하라’ –
“마음챙김(mindfulness)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알아차리는 과정이에요. 마음챙김을 하면 현재에 집중하게 되죠. 현재의 맥락과 관점에 더 민감해지고요. 몰입의 정수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마음챙김을 하면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고 오히려 더 생겨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마음챙김을 하면 생각을 많이 해야돼서 스트레스를 받고 지친다고 착각해요. 하지만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무심코 떠올리는 부정적인 평가,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 엘렌 랭어, 앨리슨 비어드, ‘몰입을 부르는 마음챙김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