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의 잠재력 발견과 개발

리더십 프로그램

Lead, 낯설고 불확실한 세계로 발을 들여놓다

요즘 리더십에 대해 이런 저런 이슈들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생각이 나아가지 못하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제 안에서 맴돌기만 하는 것 같아 리더십 전문가들을 뵙고 제가 고민하는 것들을 말씀드리고 의견을 여쭙고 있어요. 얼마 전 구루피플스의 이창준 대표님을 뵈었는데요. 함께 나눈 대화 중 저에게 인상깊었던 대목 몇 가지를 여러분께도 공유하려고 합니다.

“리더십은 제약과 한계와 싸우는 것이다”

고민의 시작이 이것이었습니다. 2~3년 사이에서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의 경우 개개인의 역할 또한 급격하게 변화됩니다. 예를 들면, 3년 전에는 대학 연구실에서 동기, 선후배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한 평범한 대학원생이었지만 현재는 한 기업의 경영진이 되어 조직의 성장 전략을 고민하고 구성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죠.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놓인 환경은 굉장히 다릅니다. 대기업의 경우 긴 호흡을 가지고 체계적인 프로그램 안에서 리더 후보군을 발굴하고 육성해 나갑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그런 과정없이 어느 날 갑자기 조직의 리더가 되고, 보고 배울 수 있는 롤모델이나 의지할 수 있는 멘토조차 없이 최적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죠. 환경은 척박하고 요구는 도전적인 수준을 넘어 혹독하죠.

이에 대해 이창준 대표님은 리더십이란 게 원래 제약과 한계와 싸우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자원이 충분하다면 리더십 자체가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죠. 잘 갖춰진 시스템, 양질의 인력, 좋은 문화 등 자원이 충분한 상황에서는 리더십이 부족하더라도 이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난세에 영웅이 난다’라는 말에서도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이 상황을 타개할 누군가를 간절히 고대하게 되고, 당사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적임자로 판단되는 사람을 리더로 추대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탁월한 문제해결력을 통해 상황을 전환시키고요. 그러나 평온한 시기에는 영웅의 등장을 기다리지도 않을 뿐더러 리더의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큰 문제 없이 조직이 운영됩니다. 정리하면, 스타트업일수록 리더십이 더 강하게 요구되고, 리더가 헤쳐나가야 할 상황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죠.

“리더, 나의 선택인가, 누군가의 선택에 의한 것인가?”

리더십이 제약과 한계와 싸우는 것이라면 도전자는 더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이미 “저는 리더가 되고 싶지 않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 리더를 맡고 있는 게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말이죠. 이창준 대표님은 그 지점을 짚습니다. “나는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등 선택과 결단의 과정이 빠진 채 리더의 역할을 떠맡게 되니 일종의 역할극처럼 되어 버린다는 것이죠. 그러니 제약과 한계에 싸우다 지치면 “너무 어려워요”, “그것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라는 말을 반복하게 됩니다. 다르게 말하면, 제약과 한계에 지치지 않고 싸우기 위해서는 “나는 왜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 답함으로써 스스로 리더됨을 선택하고, 자신의 리더십 미션을 세워 이것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리더로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적을 정립하고 나면 보다 담대해지고, “왜 이렇게 해야 하나? “ 혹은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해?”에 스스로 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련과 문제와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Lead란 지금의 확실한 세계에서 경험하지 못한 불확실한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일이다”

처음 시작은 누군가의 선택이었지만, 자신의 선택과 결단으로 리더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리더로서의 미션을 세웠다 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분명한 이미지를 갖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바람직한 리더를 보고 경험함으로써, 즉 간접 학습을 통해 머릿 속에 행동 양식을 갖고 있는 것이지만, 그 동안 우리의 조직 풍토는 효율적인 관리자를 육성하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머릿 속에 여러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좋은 리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이죠.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과 관련하여, 이창준 대표님은 lead의 어원을 빌어 설명합니다. Lead는 인도유럽어인 Leith에서 온 것인데 ‘이끈다’라는 의미는 전혀 없다고 합니다. 사람을 이끄는 것과 관련없어 보이는 ‘문지방을 넘는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문지방을 넘는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갸우뚱하였지만, 설명을 듣은 후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문지방을 넘는다는 것은 이쪽 세계에서 저쪽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일로, 익숙하고 안전한 세계를 떠나 낯설고 불안한 세계로의 여정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Leith에는 죽다라는 의미도 있는데, 자기의 낡은 세계를 닫고(죽이고) 새로운 세계를 여는(다시 태어남) 여정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Lead하는 사람은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변혁적 리더십에서 말하는 영감적 동기부여를 제공하게 됩니다. 기존의 자기를 스스로 파괴하고 환경에 요구에 맞게 새로운 자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는 감탄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고취됩니다. “저 사람이라면 해낼 수 있겠다”, “나도 저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먹게 되고 그를 따르게 된다는 것이죠.

“어느 누구도 리더십의 국면을 피할 수 없다”

이야기를 쭉 들으니 리더가 되는 것을 더더욱 선택하기 싫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리더십이 꼭 직장에서, 관리자 계층에만 필요한 것일까요? 학자마다 리더십을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긴 하지만 공통점은 ‘목적 달성을 위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가 추구하는 목적, 목표가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와 상호작용을 하고 영향력을 미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과 부대끼는 직장 생활이 싫어 1인 기업을 차렸다고 하더라도 상품 판매, 좋은 원자재 수급 등 자신의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고객, 공급처 등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이 수반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리더십이라는 것은 조직의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그 무엇이 아니라 모든 개인에게 요구되는, 인간의 삶에서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삶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창준 대표님은 누군가의 도움과 친절 속에서 자기실현을 이루고, 자기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을 리더십의 발견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삶의 일면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리더십을 발견하고 발휘해 나가게 된다는 것이죠.

이창준 대표님과의 대화에서 느낀 감응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썼습니다만 여러분에게 어떻게 전달되었을지 마음이 쓰이네요. 의미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전적으로 대화의 감응을 글로 옮기는 기술이 부족한 제 탓임을 밝힙니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1 COMMENT

  1. Lead 의 어원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공감이 됩니다. 나 자신도 ‘두렵지만’ 불확실한 일들에 도전하여 즐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도 그 여정에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 리더십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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