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채용과 관련해서 HR 담당자는 입사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무 능력을 불만족 요인으로 내세운다. 반면 이직한 직장인들은 업무 자료 미공유, 업무 운영 방식 파악의 어려움을 장애물로 꼽는다. 다르게 말하면, 그들의 수행이 저조한 이유는 역량 부족이 아니라 융화, 조직문화 적응이 미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무에서 우수한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직무 전문성뿐만 아니라 동료, 타부서로부터 협조를 얻어 내고, 조직 규범에 맞게 일을 처리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비추어보면 이직 사원의 호소를 단순히 핑계로 치부하기만도 어렵다.
대졸 공채 신입사원의 경우 2-6주의 입문교육을 통해 조직문화, 사업, 직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반면 경력사원의 온보딩은 간소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력사원은 직장, 직무 경험이 있어 알아서 잘 할 것이라는 기대와 더불어 채용이 수시로 발생하여 체계적인 훈련을 적시에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시 채용의 비중과 빈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온보딩을 통한 신입사원의 조기 전력화은 조직 생산성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기업들은 온보딩을 어떻게 시행하고 있을까?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신입사원의 조직 및 직무 적응을 위한 활동들을 안내하고자 한다.
온보딩, 입사 첫날에 시작?
한 직장인은 첫 출근을 첫 등교일과 비교한다. 첫 등교를 앞두고 무엇을 입고 갈까,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친구들은 어떻게 사귀어야 하나?를 고민하느라 잠을 못 이루었던 것처럼 첫 출근을 앞둔 날은 조직 적응에 대한 고민으로 밤을 지새우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 회사의 온보딩은 입사 예정자의 이러한 불안을 낮춰준다. 이들은 조직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형성하고, 신입사원의 빠른 조직 적응을 돕기 위해 입사 전부터 온보딩을 시작한다. 예를 들면, 링크드인은 채용이 확정된 입사 예정자에게 회사의 드레스 코드부터 첫날 일정, 미션, 문화, 사업 영역에 이르기까지 조직 전반을 소개하는 신입사원 환영 키트를 배포하고, 내부 소셜 채널이나 공지된 연락처를 통해 온보딩 담당자를 포함한 재직자와 소통하기를 독려한다.
[출처:New Hire Interactive Welcome Kit, 링크드인]
조직문화 이해, 서두를 것 없다?
이직 후 적응에 실패한 직장인들은 피드백 부족을 그 원인으로 돌린다. 조직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들에 대해 피드백을 주었다면 좀 더 빨리 수정할 수 있었을텐데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 조직 문화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이상한 사람이나 능력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한 후라는 것이다.
한 통신회사에서는 조직의 업무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조직문화진단을 활용한다. 진단지를 통해 전 직장과 현 직장의 문화 차이를 비교하여 현 조직에서 통용되는 업무 방식을 이해하고, 보다 빠르게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융화, 회식이 약?
신입사원의 사회화, 융화는 조직 적응의 기본이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대체로 소홀하다. 하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이 기존 사원들과 빨리 친해지고, 융화될 수 있도록 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 소프트웨어 업체는 신입사원에게 ‘전직원에게 자기소개 이메일 보내기’를 과제로 부여한다. 자기소개는 자신이 어디에서 자랐고, 입사 전에는 어디에서 일했는지, 자신에 대한 재미있는 사연 한 가지와 우스꽝스러운 사진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제는 신입사원에 대한 재직자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자기소개 내용을 발판으로 대화의 시작을 용이하게 한다.
이 업체는 신입사원에게 친구를 붙여주는 버디 시스템(buddy system) 또한 운영하고 있다. 버디는 신입사원에게 사무실 안내, 팀원 소개를 주선하고, 점심 시간에 그들을 챙길뿐 아니라 회사 생활과 관련된 질문에 대답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신입사원이 소속감을 느끼고, 보다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직무 적응, 입사 첫날은 널널한 날?
많은 직장인들이 입사 첫날을 가장 뻘쭘했던 날로 기억한다. 업무에 필요한 집기는 배정받았지만 할당받은 일이 없어서 뻘쭘하게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입사한 엔지니어들은 출근 첫날부터 강도높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페이스북은 신입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6주간의 부트캠프를 운영하는데, 이 기간 동안 훈련이 아닌 다양한 실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들이 완수한 업무는 실제로 페이스북에 반영되기 때문에 신입사원 한 명당 선임 엔지니어가 멘토로 배정되어 업무를 점검하고, 부트캠프 동안 내부 엔지니어들의 우수 기법 등이 전수된다. 페이스북은 부트캠프가 신입사원로 하여금 직무 적성 및 팀 부합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하고, 내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엔지니어들의 결속력을 높인다고 말한다.
입사 후 어려운 과제를 배정하는 것은 직무 적응뿐만 아니라 조직 적응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서 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라는 과제를 주었을 때, 신입사원은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부서 업무 및 조직의 사업 영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질문, 관련 자료 요청 등 동료나 타 부서에 지원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그 효과성에 대해 의문이 든다면 Organizational Onboarding Effectiveness Assessment을 방문해 보자. 해당 사이트에서는 임원 온보딩의 효과성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을 제공하고, 그 결과를 기업 평균과 비교할 수 있다. 단, 평가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업종, 규모 등 회사 정보 몇 가지를 기입해야 한다.
온보딩을 설계해야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가늠이 잡히지 않는다면 Linkedin Onboarding in a box를 참고하라. 사전 온보딩(pre-onboarding)부터 효과성 측정까지 온보딩 전 과정에서 해야할 일들을 체크리스트와 예시를 통해 상세하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