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능팀 중심의 조직 재편을 뒤따르는 또 다른 흐름은 하나의 팀으로 기능하는 임원 협력에 대한 요구이다. 11,000명 이상이 참여한 딜로이트의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임원의 85%는 ‘임원 협력(C-suite collaboration)’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임원 협력은 매주 회의에서 각 부서의 사안을 논의하는 것을 뛰어 넘어 하나의 팀처럼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증가된 임원 협력에 대한 요구는 다기능팀이 출현하게 된 그 배경과 맥을 같이한다. 비교적 고정적이고, 예측이 가능했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 사업 환경에서 맞딱뜨리게 되는 문제들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 한 분야에서 쌓은 지식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워졌다. 또한 제품의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제품 전반에서 향상된 경험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한 부서의 분투가 아닌 전체 부서의 협업이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딜로이트는 임원 협력이 차세대 리더십 모델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임원 협력을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비유해 ‘심포닉 경영진(symphonic C-suite)’이라고 지칭하는데, “심포닉 리더십 모델은 성장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임원들이 정기적으로 협력하는 경우 차년도에 10% 이상의 기업 성장률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심포닉 경영진의 구성
심포닉 경영진은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에 따라 대표이사(CEO), 인사 책임자(CHRO), 재무 책임자(CFO)로 구성되는 체제를 또는 재무책임자, 마케팅 책임자(CMO), 정보기술 책임자(CIO)가 조직 성공에 핵심적이라고도 하고, 두 명의 리더가 짝을 이루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딜로이트는 조직의 핵심 과제 4개를 중심으로 심포닉 경영진의 구성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디지털 사업 모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합된 경험으로써 고객에게 매끄럽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책임자와 정보기술 책임자가 협업하여 전면, 중간, 후면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미래의 업무 변화 준비
조직에 더 많은 기회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로보틱스, 인공지능, 단기 계약직(Gig workers), 크라우드 워크(자신의 노동력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 고객 이나 기업 고객에게 판매해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것)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정보기술 책임자와 재무 책임자를 주축으로 SCM, 인사 책임자와 업무와 인력을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브랜드 보호
페이스북, 트위터, 잡플래닛, 블라인드 등의 SNS의 파급력은 외부 고객뿐만 아니라 내부 조직원이 기업 평판에 미치는 영향력을 증대시킨다. 따라서 마케팅, 인사 책임자는 위기 관리 책임자와 함께 기업 브랜드를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혁신
혁신 책임자와 연구개발 책임자는 전 부서와 사업이 혁신하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 팀의 혁신은 다른 팀에 영향을 미치고, 모든 팀이 서로 배울 수 있게 한다.
심포닉 경영진 실행 단계
심포닉 경영진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딜로이트는 세 단계를 제안한다. 첫 번째, CEO가 각 경영진의 우선순위를 검토한 후, 각 과제가 조직 전반에 보다 광범위하게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결정한다. 두 번째, 부서간 교차되는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해서 임원진들이 구체적 협력 체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 임원 팀은 협동 프로젝트를 주요 안건으로 추진하여 조직원들에게 협력의 롤모델이 될 수 있게 한다.
임원 협력을 조직에 통합시키기 위해서는 차세대 리더 선발이나 인력 운영에서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딜로이트는 “임원들은 더이상 권위를 통해 성공할 수 없으며, 동료들로부터 팔로우십을 얻어내야”하기 때문에 “차세대 리더를 선발할 때에도 이러한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임원 협력을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팀 활동을 용이하게 하고, 리더에게 다기능팀에 대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성과관리 시스템이나 커리어 패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임원이 되기 전에 여러 부서를 경험한 사람들은 다른 임원들과 보다 더 정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