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의 잠재력 발견과 개발

리더십 프로그램

당신의 팀장은 안녕하십니까?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의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 10명 중 3명(30.5%)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는 자살, 자해를 고민(15.6%)하고, 회사를 그만두는(19.3%)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괴롭힘에 시달리는 구성원들이 일에 집중하고 생산성을 발휘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괴롭힘은 피해자 한 명의 사기 저하는 물론, 개인을 넘어 팀 분위기 악화, 팀 성과 저하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과 개인 간의 사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마련된 이후로 사내 괴롭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이 주로 높은 지위의 사람이 낮은 지위의 사람에게 행해지다 보니 그 역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적절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테면, 팀장을 모욕하는 팀원을 괴롭힘 행위자로 인식하여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하기 보다는 그런 팀원 또한 포용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더 심한 경우에는 그런 상황 자체가 팀장(피해자)의 리더십 부족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하여 피해자에게 더 큰 심리적 고통을 부과하기도 한다.

이같이 낮은 지위의 사람이 높은 지위의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역권력 괴롭힘(contrapower harassment)’라고 부른다. 역권력 괴롭힘을 연구한 사마 샤파카트(Samah Shaffakat) 박사는 역권력 괴롭힘이 폭언, 폭행과 같이 명백한 폭력의 형태로 드러날 수도 있지만 “중요한 업무를 ‘일부러’ 잊어버리거나, 중요한 회의에 계속 늦고, 여러 사람 앞에서 팀장의 결정을 비꼬는” 것과 같이 수동 공격 형태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팀원의 이러한 행동은 팀장 개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팀 내 신뢰 감소, 사기 저하, 업무 효율 감소 등 팀 문화와 성과를 파괴한다. 어떻게 하면 역권력 괴롭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존중과 책임의 문화 조성

거의 모든 조직이 ‘상호 존중’을 장려한다. 샤파카트 박사는 “구성원 서로 존중합시다”라고 말로 강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함으로써 존중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기대 행동을 명확히 설정하고, 존중과 괴롭힘에 대해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직급과 상관없이 괴롭힘을 가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결과가 따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괴롭힘은 객관적인 수치에 의해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느끼는 것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모호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행위자는 단합을 위해 회식 참여를 ‘설득’한 것이지만 상대방이 이것을 ‘강요’로 느낀다면 괴롭힘이 되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행위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조직에서는 허용되는 행동(존중)과 허용되지 않는 행동(괴롭힘)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괴롭힘 사례를 수집하여 정기적으로 내용을 업데이트하고 교육을 실시할 때 괴롭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팀장의 갈등관리 스킬 강화

샤파카트 박사는 리더들이 역권력 괴롭힘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갈등관리 스킬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적극적 경청, 자기주장적 소통(assertive communication), 갈등 해결 스킬 교육을 통해 문제를 초기에 해결하거나 더 큰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이론적인 내용 보다는 팀장들이 자주 겪는 갈등 상황을 수집하여, 상황극 형태로 직접 실습하고 피드백을 받도록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리더들이 서로 갈등 관리 경험과 전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력한 신고 체계 구축

서두에서 소개한 직장갑질119 조사에 따르면, 괴롭힘 경험자 10명 중 6명은 상황을 보고하지 않고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고 밝혔다. 보고해 봤자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비관적인 예측은 꽤 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한 응답자의 58.0%는 ‘회사의 조사·조치 의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답했고, 40.0%는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고 밝혔다.

괴롭힘을 신고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거나, 있더라도 강력하게 운영되지 않으면 괴롭힘은 조직에서 사라지지 않을 뿐더러 피해자는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에 조직 문화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점점 더 곪게 된다. 샤파카트 박사는 “ 괴롭힘을 신고할 수 있는 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채널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명확하고 투명한 불만 처리 절차를 직접 구축하거나, 제3자 중재 서비스를 도입하여 보다 공정하게 문제를 처리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한다.

구성원들의 불안을 낮추기 위해 익명으로 신고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 괴롭힘 관련자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신고 사례를 기반으로 교육을 시행하고 회사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잠재적인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역권력 괴롭힘은 위계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을 괴롭힌다는 통념에 배치되기 때문에 이것이 발생하더라도 문제라고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문제로 인식되더라도 “팀장인 네가 참아”와 같이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하라는 권유를 받기도 한다. 샤파카트 박사는 “역권력 괴롭힘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부하 직원의 괴롭힘으로 인해 자존감이 훼손되었다고 느낄 수 있으므로 피해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상담 서비스, 업무 환경 조정 등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팀장(피해자)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팀이 건강한 문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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