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HR블레틴 스킬 부스트 프로그램

스킵 레벨 원온원 시작하기

임원 K는 구성원들 사이에서 덕망이 높다. 구성원들은 “우리 부문장님은 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다 알고 있다”, “팀원들까지 잘 챙긴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는 “일만으로도 바쁠텐데 어떻게 팀원들까지 신경 써 주지?”라는 일종의 경외감이 담겨 있었다.

그의 비결은 간단했다. 팀장과 원온원을 하면서 팀원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눈에 띄는 인재는 누구인지, 이직 가능성이 있는 팀원은 누구인지 등 팀 상황을 물어보고 그에 맞게 적절히 개입을 해왔던 것이다. 이를 테면,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팀원에게 “OO님, XX에 대한 아이디어 훌륭하던데요?”와 같이 그의 성과를 칭찬하거나, 퇴사를 고민하는 것 같은 팀원에게 직접 면담을 요청하여 ‘요즘 회사 생활은 어떤지’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마음을 들어준 것이다.

위 사례의 원온원은 임원 K의 개인적인 조직관리 노하우인 측면에서 실행된 반면, 이것을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이 늘고 있다. 이러한 원온원을 스킵 레벨 원온원(skip-level 1:1s)라고 부른다. 한 계층(중간 관리자)을 건너 뛰어 상위 관리자가 팀원과 1:1로 면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사의 관점에서는 부하 직원의 부하 직원을, 구성원의 관점에서는 상사의 상사와 만나는 것이다.

Glad we Met: The Art and Science of 1:1 Meetings의 저자 스티븐 로겔버그(Steven G. Rogelberg)에 따르면, 그가 조사한 기업의 45%는 이미 스킵 레벨 원온원을 실시하고 있었으며, 응답자의 9%를 제외한 대다수는 이것을 ‘가치 있다’고 평가했다. ‘스킵 레벨 원온원을 원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대다수가 긍정적으로 응답했으며, ‘아니오’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내 상사가 CEO라서 내 상황에는 적절하지 않다’, ‘조직 분위기가 개방적이라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스킵 레벨 원온원은 필요하지 않다’를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즉, 스킵 레벨 원온원의 유용성 자체를 부정하기 보다는 자신의 상황과 맞지 않아 ‘아니오’라고 답한 것이다.

실제로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부문장님과 직접 소통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거나, 반대로 임원 또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거나 “주니어 사원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하고 싶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스킬 레벨 원온원은 이러한 상위 관리자의 갈증뿐만 아니라 팀원의 바람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로겔버그는 스킵 레벨 원온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며, 구성원들과 의미있는 연결을 만들고, 팀과 팀장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스킵 레벨 원온원은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까?

스킵 레벨 원온원 주기

스킵 레벨 원온원의 주기는 팀의 규모와 조직의 상황에 따라 설정한다. 조직 내 변화가 잦아 정합성 확인이 중요하다면 매월 진행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으며, 팀의 규모가 큰 경우 반기마다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원온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캐노피가 자사 프로그램 사용자들을 조사한 결과, 반기 스킵 레벨 원온원을 진행하는 팀의 규모는 60명~20명으로 다양했다고 한다. 즉, 팀 규모에 따라 절대적인 기준을 세우기 보다는 조직 상황에 요구되는 소통의 빈도와 효과성 측면에서 주기를 설정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다만, 효율을 위해 원온원이 아닌 그룹 미팅을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단 둘이 면담을 하는 경우 상대에게 온전히 집중하여 친밀감과 신뢰 관계 형성이 수월하지만, 집단의 경우 팀원 사이의 역동이 미팅의 질을 결정하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스킵 레벨 원온원 진행 방식은 일반 원온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전에 원온원의 목적을 밝히고, 원온원을 한 후에도 후속관리(follow-up)를 통해 연속성있게 운영하는 것이다. 다만, 한 계층을 건너 뛰기 때문에 원온원 대상자뿐만 아니라 그의 상사(즉, 자신의 부하 직원)까지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원온원과 다른 점을 중심으로 운영 방식을 안내한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 직속 부하에게 스킵 레벨 원온원을 미리 알린다

조직에서 임원이 중간 관리자를 건너 뛰고 실무자에게 직접 업무 현황을 물어볼 경우, 실제 그의 의도가 어땠는지와 상관없이 많은 의미와 해석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스킵 레벨 원온원을 실시하는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를 테면, 이것이 중간 관리자의 권한을 침범하거나 팀 활동을 감시하려는 행동이 아니라, 팀원과의 밀접한 소통을 통해 직원몰입을 높이고, 팀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팀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다. 직속 부하에게 스킵 레벨 원온원에 대한 마음을 직접 묻거나 운영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요청하는 것도 불편한 긴장을 감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두 번째로 해야 할 일. 스킵 레벨 원온원 대상자에게 미리 안내한다

이것부터는 원온원의 실행 순서와 같다. 다만, 조직들 사이에 원온원이 많이 일반화된 반면, 스킵 레벨 원온원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0월 0일부터 스킵 레벨 원온원을 시행한다”라고 공지하지 말고, 사전에 목적과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팀원이 상위 직급자에게 ‘불려 나가는’ 느낌을 받지 않게 하라는 것이다.

[예시]
제목: 스킵 레벨 원온원 안내

안녕하세요 [팀명] 구성원 여러분,
앞으로 여러분에게 더 다가가고, 잘 이해하기 위해 스킵 레벨 원온원(Skip-Level 1:1)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려고 합니다. 스킵 레벨 원온원은 팀장과의 원온원이 아닌 저와 하는 원온원을 의미합니다.

스킵 레벨 원온원을 통해 여러분이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일터에서 마주하는 도전과 기회, 개인적인 고민, 조직에 바라는 점 등 직장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스킵 레벨 원온원은 [주기]별로 한 번씩, 약 [시간]동안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미팅을 통해 여러분과 저와의 거리를 좁히고, 여러분이 더 나은 업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도울 것입니다.  

조만간 첫 미팅 일정을 조율하여 안내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질문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해야 할 질문, 하지 말아야 할 질문

일반적인 원온원이 업무 진행 상의 어려움, 지원 요청 등 즉각적으로 대응이 필요한 것을 주로 다루는 것에 반해 스킵 레벨 원온원에서는 팀 운영 혹은 조직문화 측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팀장과 하는 원온원과 차별점을 두고, 운영 주기를 고려하여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보다는 좀 긴 호흡을 가지고 개선, 개발해 나가야 하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 최근 한 업무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어려웠던 것은 무엇인가요?
  • OO님이 보기에, 팀의 일하는 방식은 어떤가요? 팀의 사기는 어떤가요?
  •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이 더 잘 할 수 있을까요?
  • OO팀장과 일하면서 가장 좋은 부분/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 OO팀장이 더 자주 혹은 덜 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회사의 비전이나 전략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나요?

이 질문은 팀원들의 열정을 높이는 업무 요인은 무엇인지, 팀과 팀장의 개발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게 한다. 반면 다음 질문은 피해야 한다.

  • OO팀장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 팀에 분란을 일으키는 구성원은 없나요?
  • OO팀의 성과는 왜 낮다고 생각하나요?

특정 사람에 대한 비난, 비판을 유도하는 듯한 질문이나 평가적인 질문은 질문자뿐만 아니라 팀 내 신뢰를 흔들 수 있으므로 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팀원이 “팀장님이 업무를 계속 던져주는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는 말해 주지 않아서 힘들어요”라고 탓하듯 말하는 상황에서도 “업무 우선순위에 대한 안내가 없어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막막하고 부담감이 컸군요”라고 팀원의 마음은 읽어주되, “팀장에게 “현재 (이런 저런)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무엇을 우선순위로 진행하면 될까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나요?”라고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힘들다는 팀원에게 “뭘 그런 걸로 힘들다고 하나요?!”라고 면박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장이 업무 우선순위를 정해 주지 않아요?”라고 팀원이 말한 이야기를 쉽게 사실로 단정하며 동조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비난이 아닌 개발에 필요한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 ‘우선순위 조정 요청’을 비롯하여 팀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속만 끓이는 팀원들이 꽤 많다.

마지막으로 팀원의 요청 사항이 있거나 둘 간에 의사결정된 사항이 있다면 상호 간에 해야 할 일에 대해 이해도를 점검하고 후속 작업(follow-up)을 해야 한다. “말만 하고 반영되는 건 없네”라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하고,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이행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상위 관리자의 약속뿐만 아니라 팀원의 약속도 포함된다. 미팅에서 오고 간 이야기들이 공허한 약속이 되지 않도록 서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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