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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이끌어내는 질문은 따로 있다

면접이나 거래 상황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만 듣고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전달한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기도 하고, 밝히지 않은 중요 정보를 드러내려고 시도한다. 즉, 사람들은 정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청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질문을 활용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획득해야 함을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질문이 진실된 정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지난달 조직 행동과 인간의 의사결정(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저널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특정 유형의 질문은 보다 진실된 정보를 이끌어낸다고 한다.

광범위한 질문은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를 이끌어낸다

연구자들은 질문의 유형에 따라 대답이 어떻게 달라지는 살펴보기 위해 채용 면접, 상품 거래 상황에서 실험을 실시하였다. 질문은 크게 광범위한 질문(예: 요즘 회사 문화는 어때요?)과 구체적인 질문으로 나누어 지는데, 구체적인 질문은 긍정적 가정이 포함된 질문(예: 직원들이 HR에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죠?)과 부정적 가정이 포함된 질문(예: 직원들이 HR에 제기한 큰 불만은 얼마나 돼요?)으로 구성되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광범위한 질문은 상대방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정보는 밝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면접 상황에서  “작년에 직장에서 근태는 어땠나요?”라고 물어보면, 결근을 했더라도 그 상황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정보와 부정적인 정보를 둘 다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는 동일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입사 제안(job offer) 상황에서 지원자가 HR 매니저에게  “요즘 회사 문화는 어떤가요?”라고 질문하면 ‘긴 업무시간’과 같은 부정적인 측면은 언급하지 않는 반면, ‘캐주얼 데이’와 같이 긍정적인 부분을 주로 밝힌다는 것이다.

[출처: Minson et al.(2018). Eliciting the truth, the whole truth, and nothing but the truth: The effect of question phrasing on deception,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문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람들은 면접이나 거래와 같이 민감한 상황에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우회적인 접근을 취하곤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범위한 질문보다는 구체적인 질문이, 긍정적인 가정보다는 부정적인 가정을 포함하는 질문이 보다 정직한 대답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테면, “업무시간은 어떻게 보내나요?”라고 묻는 것보다 “근무시간에 개인적인 이메일 확인이나 SNS를 하죠?”라고 물을 때 진실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거래 상황에서도 “이 상품 어때요?”라고 질문을 하는 것보다 “문제는 뭐에요?”라고 물을 때 정보의 은폐없이 문제점을 정직하게 드러낸다고 한다.

문제를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비춰지지 않을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에게 질문자의 능력과 온정(warmth)을 5점 척도로 평가하라고 하였을 때, 부정적인 질문을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평균 4.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성이 낮은 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질문은 역효과를 낸다

부정적인 가정을 포함하는 질문이 모든 상황에서 진실을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정직한 답변을 이끌어내고자 부정적인 질문을 남발하다가는 도리어 능력 없고, 온정없는 사람으로 낙인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발생 빈도가 낮은 행동에 대한 질문은 그 유형에 따라 답변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반면, 질문자의 능력, 온정에 대한 평가(평균 3.77)는 낮아졌다. 예를 들어, 납기 지연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프로젝트의 납기를 맞출 수 있지?”라는 질문보다 “프로젝트의 납기는 얼마나 늦을 것 같아?”라는 질문이 정직한 답변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지만, 납기 지연이 드물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해당 질문을 하는 경우 오히려 질문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질문의 유형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질문은 상대에게 정보를 요청하는 동시에 질문자가 보유한 지식 수준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즉, 긍정적, 부정적 가정이 포함된 질문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질문을 한 사람과는 달리 상황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가정하여 진실된 답변을 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부정적인 가정이 담긴 질문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추가 질문을 할 가능성을 높게 추정하기 때문에 보다 정직하게 답변하게 된다고 말한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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