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HR블레틴 스킬 부스트 프로그램

회사가 수평적인 문화를 가질 수 없는 사소한 이유들 – 2부

2. “야!, 너!, 임마!, 새끼야!” 리더가 내뱉는 이 단어는 그 자체로 지위를 이용한 폭력이고, 그 조직의 문화는 지위가 깡패인 문화가 되어 버린다.

회사는 직위와 직급 체계가 있다. 회사원들은 회사라는 업무 공간에서 그 직위 또는 직급으로 불린다. 그 직위와 직급은 그 사람이 얼마나 그 회사에 오래 있었는지,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지 말해주는 것이다.

최근 수평조직문화가 중요하다고 하며 많은 조직들이 직급 파괴, 직급 통합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역할’의 단계는 존재한다. 팀장-팀원, 책임매니저-매니저, 매니저-시니어-주니어 등과 같은 구분은 조직이라면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

가끔 아주 친한 사이에 회사에서 ‘형, 동생’으로 서로를 호칭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것은 그 둘 간의 개인적인 친분을 의미하고 막역함을 상징한다.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형’으로 부르지는 않다. 그 만큼의 상호간 친밀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형, 동생’이다. 물론 회사가 학교도 아니고, 동네 친구 관계도 아니지만 이 정도는 개인들간의 관계의 깊이라고 이해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리더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 이름, 호칭, 직급을 알면서도 얼굴을 보며 “야!” “너!”라고 부르고, 기분 나쁘거나 업무가 잘 안되고 감정 조절이 안되면 “야 이 새끼야!”라고 부른다. 지난 7월 발효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을 빌리자면 이런 리더는 신고 대상이다.

임원과 같이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상호존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막돼먹은 문화’를 조직에서 키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에 상호존중의 문화는 있을 수 없으며, 수평적인 문화라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리더의 이런 막말은 자신의 지위를 활용한 언어폭력이나 다름 없다. 이런 회사에서 어떤 조직문화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언어폭력’이 일반화된 조직문화다. 리더들이 사용하는 단어와 어법은 그 자체로 조직 내에서 어떤 수준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결정짓는다.

어떤 리더들은 이렇게 항변하기도 한다. “내가 원래 좀 그런 스타일이니까 이해해라. 뭐 그렇다고 내가 너를 정말 무시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가 ‘야, 너’ 이렇게 하는 사람은 더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 있어.” 하지만 그건 그 사람의 생각일 뿐이다. 그 사람에게 ‘야!, 너!’라고 불리는 직원들은 당신의 친근함을 고마워하거나 기뻐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에게 막말을 당했을 뿐이고 기분이 나쁘지만, 다만 지위의 차이 때문에 당신에게 그 어떠한 감정도 표현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리더가 앞장서서 직위나 직급이 낮은 사람에게 ‘야, 너, 임마, 새끼야’라고 부르는 회사의 조직문화는 직원들끼리 서로 ‘막역한’, ‘친근한’ 문화가 아니라 존중이 없고, 상호 간의 예의가 없는 폭력의 문화다. 

3.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Subordinate) vs.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Colleague)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 즉 부하직원을 영어 표현으로 하자면 Subordinate이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명사형: a person under the authority or control of another within an organization. 조직 내에서 권위가 있거나 통제권을 가진 사람 밑에 있는 사람
  • 동사형: treat or regard as of lesser importance than something else. 다른 것들보다 덜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거나 대우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현은 Colleague다. 이 표현은 ‘동료’라는 뜻이다. 사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으며 명사형 하나 뿐이다.

  • 명사형: a person with whom one works in a profession or business. 같이 일하는 사람

또는 Co-worker라는 단어도 상당히 많이 사용한다.

영미계 회사의 직원들은 이런 맥락에서 상사를 지칭할 때도, Boss라는 표현보다 Manager 또는 Supervisor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Boss라는 표현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금기시 되어 있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 기업도 부하직원이라는 표현 대신 후배직원으로 지칭하는 등 위계적인 표현을 대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상당히 많은 리더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 그 친구? 예전에 내 밑에서 일하던…” 어쩌면 당신은 이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 표현이 익숙하고, 그게 잘못된 건지도 모를 것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당신도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사실 큰 잘못은 아니다. 충분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조직문화 관점에서 보자면 “내 밑에서 일하는”것과 “나와 함께 일하는”, 이 두 가지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리더가 함께 하는 구성원들을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생각하는 순간 수평조직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상사가 이런 말을 내뱉고 있다면 그 사람과는 수평적인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거의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진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은 리더라면 지금부터 당장 “내 밑에서 일하는”이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라도 지우는 것이 좋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자리 배치를 바꾸거나 직급 단계를 통합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마음 속에 이미 “내 밑에 있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상대방과 진짜 수평적인 업무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이 리더라면 이제부터 의식적으로라도 연습을 해보자. 내 밑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고.

회사가 수평적인 문화를 가질 수 없는 사소한 이유들 – 1부
회사가 수평적인 문화를 가질 수 없는 사소한 이유들 – 3부

뉴스레터 구독하기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