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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하이얼이 전세계 1위 가전업체로 올라선 이유

중국 기업에 대한 인상은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 반대인 모방 제품, 저가 정책, 낮은 품질에 대한 인식이 더 우세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기업에 대한 이러한 통념을 깨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하이얼(Haier)이다. 1984년 파산의 기로에 섰던 하이얼은 현재 약 26조원(2017년 기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하이얼의 성공 신화는 CEO인 장 루이민 회장의 리더십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1984년 공장장으로 부임한 그는 경영 전반에 지속적인 혁신을 이끌며 조직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특히 2005년 장 루이민이 도입한 인단합일(⼈单合⼀)은 기존의 경영 기법에서 찾을 수 없는 획기적인 경영혁신 사례로 평가되며 전세계 경영학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단합일은 직원과 고객 간의 거리를 제로화한다는 의미이다. 하이얼은 인단합일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을 초소형 기업의 집합으로 구축하고 직원, 사용자, 외부 파트너가 상호작용하는 생태계를 구축하였다.

[출처: statista]

인단합일의 기원

1984년 공장장으로 부임한 이래로 장루이민은 외국 기업과의 조인트 벤처, 업무 협약을 통해 자체 기술력을 높이고, OEC(overall, every, control, and clear),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Business Process Engineering) 등 선진 경영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파산 직전의 회사를 글로벌 제조 업체로 탈바꿈시켰다.

2000년대에 들어서 장 루이민은 인터넷과 기술이 시장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미래 시장은 대량 생산에서 대량 맞춤화로 이동하고, 경쟁은 페쇄적, 위계적 구조를 가진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기업과 고객, 외부 파트너를 연결하는 개방형 온라인 플랫폼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앱을 구성하여 개인화된 기기로 이용되는 아이패드에 영감을 받은 장 루이민은 하이얼을 개발자(조직, 외부 파트너)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전환시키고자 하였고, 이를 위해 조직의 위계를 부수고, 독립적인 초소형 기업의 조합으로 탈바꿈시켰다.

오너십을 넘어 오너로

하이얼은 조직원에게 주도성, 기업가정신, 오너십을 가지라고 강조하는 대신 직원을 직접 한 기업의 오너로 만든다. 하이얼은 초소형 기업(小微, micro-enterprises)이라 불리는 독립적인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초소형 기업(이하 ME)은 대체로 6~8명으로 구성되며, 본사의 승인없이 계약, 예산, 채용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출처:Management Innovation Made in China: haier’s Rendanheyi, California Management Review(2018)]

하이얼의 조직 구조는 기능에 따라 사용자 접점 ME (user-facing micro-enterprises), 노드 ME (node micro-enterprises), 본사(corporate headquarters)로 나누어진다.

사용자 접점 ME는 여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고객과의 접점에서 제품을 기획, 개발, 생산한다. 이러한 플랫폼은 외부 업체에게도 개방하여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경쟁력있는 제품을 만들어낸다.

노드 ME는 원부재료 공급, 물류 등 고객 접점 ME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본사는 법무, HR, 마케팅과 같은 기업 자원을 배분하고 전체 조직의 전략적 방향성을 설계한다.

능력주의

하이얼은 “보다 생산적이고 고객 지향적인 직원일수록 더 많은 의사결정 권한과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능력주의는 공허한 표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인재 운용 전반에서 실행되고 있다. 능력이 입증된 사람은 입사, 리더 선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기회를 얻었더라도 능력을 증명해 보이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퇴출된다.

예를 들면, 하이얼은 제품 아이디어, 문제 해결책 제안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하이얼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입사 기회를 준다. 그리고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직원들은 온라인에 게시하여 팀원을 모집하고, 내·외부 펀딩을 유치하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사업성에 공감,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능력을 입증, 설득한 누구라도 ME의 리더가 될 수 있지만, 성과가 미진하면 언제든지 교체될 위기에 처한다. 성과가 저조한 기업 앞에는 매력적인 성장 계획을 앞세운 인수자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고, 인수자가 제시한 계획이 설득력있다면 리더는 교체된다. 또한 3개월 연속으로 기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리더는 자동적으로 교체 수순을 밟는다.

노드 ME도 이러한 능력주의에서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내부의 다른 노드 ME뿐만 아니라 외부 업체와 경쟁하고, 능력을 입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일반 기업에서는 요청에 의해 업무를 지원하는 것과는 달리 하이얼에서는 계약에 의해 업무를 지원한다. 사용자 접점 ME는 입찰을 통해 함께 일할 노드 ME를 선정한다. 노드 ME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고객 접점 ME는 다른 노드 또는 외부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본사에서도 외부 업체와의 협력을 적극 권장한다.

이런 사례들은 하이얼이 왜 내부 평판과 성과를 강조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지 잘 설명해준다.

성과기반 보상

하이얼에서 성과는 재무 성과와 사용자 가치에 기반하여 측정되고, 그것이 보상과 직결된다. 본사는 직원들에게 기본급을 제공하지 않으며, ME의 성과에 따라 직원들의 보상이 결정된다.

노드 ME는 고객 접점 ME와 계약을 체결할 때 마진 분배에 대해 협상하며, 노드 ME의 수익이 고객 접점 ME의 성과에 달려 있기 때문에 긴밀하게 협업하게 된다.

법률 서비스와 같이 본사에서 제공하는 지원도 무료가 아니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실험을 통한 최적의 기법 발굴

[장 루이민은 2015년, 2017년 Thinkers 50에 선정되었다. (사진 출처: Thinkers50 china) ]

정기적으로 미국, 유럽을 방문하여 서구의 선진 경영 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던 장 루이민은 실리콘 벨리에 있는 IT 기업의 최신 경영 기법이나 전통적인 대기업의 경영 기법 모두 하이얼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영감을 준 노자(太上, 不知有之*), 피터 드러커(직원들이여, 스스로 CEO가 되어라)의 철학 등 그의 머리 속에 있는 여러 사상들을 직접 실험해 보기로 하였고, 그것이 바로 지금의 인단합일이 되었다.

*太上, 不知有之(태상, 부지유지) 훌륭한 지도자는 그가 있는지 없는지 백성들이 느끼지 못하게 한다

조직의 리더나 인사 담당자들은 기존의 이론이나 경영 기법들이 현실에서는 잘 작동되지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어쩌면 벤치마킹을 벗어나 직접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함으로써 최적의 기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른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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