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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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서 개발된 조직 변화 기법은 통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달라지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조직 변화를 시도하지만 30% 만이 그 목표를 달성한다. 전문가들은 변화에 대한 조직원들의 저항을 성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분석하지만 잘못된 접근법이 이러한 실패를 부추길 수 있다.

대부분의 조직 변화 방법론은 서구에서 개발, 발전되어 왔다. 따라서 서구 기업에 최적화된 접근법은 다른 나라의 기업에서는 효과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조직 변화에 핵심적인 것으로 알려진 몇몇 요소들이 일본 기업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각 나라마다 고유한 문화가 있고, 이러한 문화적 특성이 인사 제도에도 반영된다는 점을 비추어 보면, 다른 나라에서 개발된 방법론을 적용할 때에는 문화적 맥락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매킨지는 서구에서 변화 관리의 원리로 알려진 것들이 일본 기업에 적용되지 않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변화 선도자(change leader)

변화 선도자는 변화를 주도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주로 CEO가 이를 수행하게 된다. 서구에서 CEO는 주주들에 의해 임명되는데, 주주들은 성과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CEO를 선택하며, 임명과 동시에 구체적 미션을 부과한다. 따라서 CEO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혁신에 대한 강한 열망과 사명감을 가지게 되며, 솔선수범을 실천하며 주도적으로 변화를 선도하게 된다.

맥킨지는 CEO가 변화 선도자가 되는 이 접근 방식은 일본 기업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한다. 그에 대한 배경은 상이한 기업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일본 기업의 고위 경영진들은 즉각적인 성과 창출 능력보다는 회사에 오랫 동안 재직하면서 쌓은 과거 공헌도와 여러 부서를 관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임용된다. 둘째, 주주의 압력이 약하며, 대부분의 성과 창출 활동은 장기 계획 하에 진행되기 때문에 분기별 성과 창출은 크게 강조되지 않는다. 셋째, 많은 일본 기업들이 하향식(top-down)이 아닌 중간 관리자의 교량 역할을 강조하는 미들업(middle-up) 문화를 가지고 있다. 넷째, 남들보다 특출나고 두드러지는 것을 선호하기보다는 집단 안에서 조화와 협력을 중요시하는 화합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일본 기업의 이러한 특성들은 무리 앞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전파해야 하는 변화 선도자가 나올 수 없는 생태를 조성한다. 만약 변화 선도자를 임명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롤 모델로서 위험을 감수하거나, 주도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

추종자(followers)

추종자들은 변화 선도자의 행동을 즉각적으로 수용하고, 따름으로써 변화를 조직 전반으로 확대, 증폭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변화 관리에서 관리자들을 얼마나 빨리 추종자로 만드는가는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추종자의 중요성은 일본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문제는 그들이 변화 추종자로 나설 확률이 낮다는 데에 있다. 맥킨지의 분석에 의하면, 중간 관리자들은 과거 공헌을 인정받아 고위직에 오른 임원과는 달리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성과에 대한 압박은 불확실성이 높은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자신이 잘 알고있는 안정적인 방식을 선호하게 만들 수 있다.

일본 기업의 합의 지향적(consensus oriented) 문화 또한 변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저항, 반발을 불러오게 되는데, 중간 관리자들은 남들에게 부정적으로 지각될 수 있는 행동을 수행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변화 스토리

조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열망을 불어 넣고, 동기를 고취시키는 방법은 잘 짜여진 변화 스토리에서 시작된다. 변화 스토리는 왜 변화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설득하여 조직원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내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맥킨지는 “변화 스토리는 새로운 프로세스와 역할을 정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수반되야”하지만 “아직도 많은 일본 기업들은 체계화된 기업 역량 구축 프로그램 없이 수년간의 협업 과정에서 도제 방식을 통해 배운 실행 방법과 프로세스에 의존한다”고 지적하였다.

더불어, 서구 기업은 직무에 따른 책임과 권한이 분명한 반면 일본 기업은 역할 정의가 모호하고, 책임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책무가 명확하지 않다고 분석하였다. 변화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수행하는 것에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지만 명시적으로 기술되지 않은 업무 방식은 변화 설계를 어렵게 한다.

확산 방식

맥킨지는 서구 기업에서 성공적인 변화 프로그램이란 위로부터 아래로 자가 추진적(self-propelling)인 확산을 촉발시키는 것이지만, 일본 기업에서는 이러한 접근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한다. 위계적인 조직으로 보이는 일본 기업들에게 하향식 접근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르다.

안정적인 상황에서는 리더가 방향을 설정하고 나머지는 실행에 옮기게 된다. 하지만 격동의 시기에는 리더 또한 추종자와 마찬가지로 행동하는 것에 저항하기 때문에 리더가 뭘 원하는지 파악하려고 추종자가 아무리 위를 쳐다본다 한들 구체적인 방향을 얻기 어렵다고 한다. 리더로부터 명확한 행동 지침을 얻지 못한 부하들은 동료들을 참고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이 변화가 확산되고 유지되는 것을 막게 된다.

변화 관리자(change agents)

서구의 변화 기법은 변화 관리자의 선발, 운영을 강조한다. 하지만 일본 기업에서 변화를 도입할 때는 변화 관리자 운영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변화에 저항하는 반대자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맥킨지는 “합의 지향적 조직에서는 변화 단계나 개인의 직급에 상관없이 단 한 사람이 변화 움직임을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변화 관리자의 운영보다는 변화 반대자를 찾아 변화를 지지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 기업 혹은 일본과 유사한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조직이 목표하는 최종 상태(end state)를 상세하게 정의하고 로드맵을 제공하라

서구 기업에서는 비전을 기반으로 변화에 착수한 후 변화에 대한 새로운 모델은 정의하지만, 일본 기업에서 이러한 접근은 큰 효과를 갖지 못한다. 맥킨지는 합의 지향적인 일본 기업에서는 변화의 최종 상태를 상세하게 정의하여 새로운 모델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2. 변화의 초기 단계부터 일선 담당자를 관여시켜라

맥킨지는 “즉각적인 추종자에 의지하는 것 대신에 일선에서 변화 챔피언을 찾아내어 준비시킨 후 배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간 관리자들이 변화 추종자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보다 일선으로 나가 담당자들과 교류하면서 변화와 관련된 이슈를 예측하고, 그들의 좌절과 열망을 공유함으로써 변화 과정에 정서적으로 몰입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3. 조직 네트워크를 규명하고, 방해자를 공략하라

조직 네트워크를 파악하면 변화 관리자 선발이 용이해지고, 잠재적인 변화 방해자를 찾을 수 있다. 맥킨지는 “잠재적인 방해자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반면,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변화 프로세스의 초기에 변화 방해자를 지지자로 전환시키거나 중립화시킬 수 있는 행동이 취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4. 경영진을 광범위하고 직접적으로 노출시켜라

맥킨지는 전통적인 변화 관리 방식인 변화 관리자를 통한 하향식 접근보다 고위 경영진을 전면에 내세워 전사 간담회, 질의응답 등을 운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경영진이 조직원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은 조직 내 수직적인 장벽과 내부 파벌을 제거하고, 직접적으로 전 조직원에게 변화 행동을 촉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변화 반대자 전담팀을 개설하라

앞서 언급한 대로 단 한 명의 변화 반대자라도 변화를 실패로 이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처할 전담팀을 개설하는 것이 추천된다. 맥킨지는 “이 팀은 다양한 스킬을 보유하고 상호 보완적인 영역을 다룰 수 있을 뿐 아니라 변화에 대한 강력한 목적 의식을 공유하여 변화에 수반되는 단기적인 난관들을 견뎌야 한다”고 말한다.

조직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그 자체로 어려운 일이지만, 기업 특성에 적합한 접근 방식을 취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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