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리더가 된 사람들에게 팀장이 되니 팀원일 때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대부분 팀워크, 팀문화 조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협업, 가족적인 분위기 조성, 업무 조정·이해 관계 조율을 통한 갈등 최소화와 시너지 강화, 대화, 소통 등 좋은 팀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팀장들이 팀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들은 연구자들이 말하는 긍정적인 조직문화(workplace culture)의 주요 특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긍정조직학자인 엠마 세팔라와 킴 카메론은 긍정적인 조직 문화(workplace culture)를 구성하는 특성으로 관심, 공감적 지지, 용서, 영감, 의미감, 존중·신뢰·감사를 꼽는다.
- 친구로서 동료에게 관심을 갖고, 잘 챙기기
- 서로 지지해주고, 어려움을 겪을 때 인정(compassion)과 친절 베풀기
- 비난하지 않고 실수를 용서하기
- 일터에서 서로에게 영감주기
- 일의 의미를 강조하기
- 서로를 존중, 감사, 신뢰하고, 정직하게 대하기
[출처: Proof that positive work cultures are more productive, Harvard business review]
우리 대부분은 무엇이 팀문화를 좋게 하는지 암묵적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직접 이 문화를 구축하려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팀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까? 우선 왜 긍정적인 팀문화를 조성해야 하는지부터 살펴보자.
칭찬의 힘
잠시 일을 멈추고 일터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의 표정을 살펴보자. 그들은 편안한 표정인가, 경직된 표정인가? 아니면 한 발 더 나아가 잔뜩 불만에 찬 표정인가? 그리고 일터에서 오고 가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아라. “왜 이렇게 했어?”, “이렇게 하면 안 되지”와 같이 문제에 초점을 둔 부정적인 언어들이 주로 사용되는가? “지난 번보다 실력이 늘었는걸”, “이렇게 하면 더 좋아질 것 같은데!”과 같이 인정과 가능성에 초점에 둔 긍정적인 언어가 사용되는가?
우리는 더 좋은 성과를 만들고 싶어한다. 그러다 보니 결함, 약점 등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된다. 약점, 결함을 찾는데 집중하는 만큼 팀과 팀원의 강점, 성과를 밝히고 인정해줌으로써 강조점 간의 균형을 맞추면 좋지만, 대부분의 경우 강조점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더 기울어져 있다. 결과적으로 팀 분위기도 부정적으로 흐르기 쉽다.
누군가는 “이미 잘 하고 있는 것을 칭찬할 필요가 있나? 그럴 시간에 못 하고 있는 것을 찾아 개선하는 것이 효율적이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혹은 미소와 칭찬을 나누는 모습이 시시덕거리는 모습으로, 업무를 진중하게 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거나 칭찬, 인정을 받으면 방심하다 일을 그르칠까봐 선뜻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칭찬은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조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심리학자인 숀 아처가 링크드인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칭찬은 성과와 근속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한 분기에 세 번 이상 칭찬을 받은 구성원은 다음 평가에서 성과 점수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한 분기에 네 번 이상 칭찬과 인정을 받은 구성원은 1년 후 같은 직장에 머물 가능성이 96%로 높아졌다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칭찬의 수혜자는 칭찬의 생산자가 된다는 것이다. 네 번 이상 칭찬을 받은 구성원은 그가 동료를 칭찬하는 횟수 또한 두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경직된 팀분위기가 팀워크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
기업 성과가 저조할수록 조직 분위기 또한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다. 표정이 여유롭거나 웃기라도 하면 “무슨 좋은 일이 있다고 싱글벙글이냐”라는 직접적인 혹은 무언의 압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경직된 표정은 엄숙하고 진지하게 업무에 임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동료를 챙기는데 필요한 공감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표정이 정서경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해보았다. 실험 집단에게는 보톡스를 주입하여 얼굴의 감정 표현(표정)을 억제하고, 통제 집단에는 신경을 마비시키지 않는 약물을 주입하여 문제없이 표정을 지을 수 있게 하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약물을 주입받은 후 감성적인 비디오를 감상했는데, 보톡스를 투여받은 집단은 통제 집단에 비해 정서경험의 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시키자 정서경험 또한 약화된 것이다. 성과가 저조할수록 서로를 더 다독거리고, 챙기는 행동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경직된 분위기는 측은지심을 덜 갖게 하고, 결과적으로 팀원 간의 친사회적 행동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사회적 행동의 전염력
감정은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터에서 누군가 비난받는 장면을 목격하면 덩달이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누군가 축하를 받으면 자신 또한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친절, 협력, 도움 등 친사회적 행동의 모델링 효과를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누군가 친사회적 행동을 베푸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목격자 또한 친사회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 쓰러진 사람을 돕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그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델링 효과는 책이나 영상 등 간접적인 목격으로도 촉발된다고 한다.
피드백의 스킬 중 하나는 “부정적인 피드백은 1:1″로 “긍정적인 피드백은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하는 것이다. 감정의 높은 전염성을 비추어보면 현명한 스킬이 아닐 수 없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1:1로 실시해서 전염을 최소화하고, 반대로 긍정적인 피드백은 전염을 최대화시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구성원들이 보고 듣는 것을 바꾸어라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일터에서 보이고, 들리는 것은 전염을 통해 팀의 정서뿐만 아니라 아니라 행동까지 조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긍정적인 팀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일터에서 이루어지는 말과 행동을 긍정적으로 조형할 필요가 있다.
“첫 댓글의 중요성”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 말은 게시글의 댓글 내용이 첫 댓글과 유사하게 달리는 상황을 설명하는 표현이다. 미국 CBS의 전 앵커이자 긍정심리학자인 미셸 길런은 이를 ‘파워 리드(power lead)’라고 지칭한다. 대화의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후속 내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요즘 실적이 왜 이 모양이야?”라고 대화를 시작하면 이어지는 대화도 실적이 낮은 이유, 문제에 집중되지만, “우리의 실적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로 시작하면 이어지는 대화도 개선 아이디어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루를 시작할 때, 집중해야 할 과제를 상기시키기 위해 팀의 부진한 성과를 공유하는 것으로 시작하기 보다는 “다들 프로젝트 수행하는데 고생이 많은거 알아요. 늘 애써주셔서 감사해요”와 같이 감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더 나아가 팀장이 팀원에게만 전달하지 않고, 전 팀원이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각 구성원이 돌아가면서 동료 한 명을 지명하여 그에게 느낀 감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팀 성과에 대한 기여, 노력, 팀의 행동 규칙(혹은 조직의 핵심 가치) 실천, 도움 행동 등을 근거로 피드백을 전할 수 있다. 만약 팀 구성원들이 역량에 대해 자신감이 낮다면, 업무를 하면서 발견한 그의 강점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관련 글: 행복한 직장 만들기를 위한 키워드 P.E.R.K)
이러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다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싶다면 정기적으로 성장 피드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성장 피드백은 구성원의 기여, 강점, 잠재력에 초점을 둔 도구로 구성원의 개발과 성장을 지원하고 팀원들이 지지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출처: 성장 피드백, HR블레틴]
이러한 작은 의식(practice)은 우리 팀 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행동 양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형해주고, 궁긍적으로 긍정적인 팀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숀아처는 ‘행복의 특권’, 행복을 선택한 사람들’, ‘빅포텐셜’의 저자이자 강연과 컨설팅을 통해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을 돕는 행복 전도사이다. (관련 글: 정말 회사에서는 행복할 수 없는 걸까?) 그가 강연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 중 누가 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한다. 그는 “둘 다 아니다. 영향력이 큰 쪽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신의 감정을 더 잘 표현하는 부류이다”라고 답한다. 팀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싶다면 당장 지금부터 긍정적인 프레임으로 대화하고, 구성원에게 감사, 관심, 존중을 보여라. 이러한 작은 실천 전염을 일으켜 우리 팀의 분위기를 바꾸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