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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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문화 요소는 무엇일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층 강화되던 시기, 오랫만에 만난 HR 담당자에게 어려움을 묻자 예상 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코로나야 1년이 훌쩍 넘다 보니 이제는 유연하게 대응하고 업무에도 큰 지장이 없는데, 이직률이 높아서 고민”이라는 것이다. 그는 재택근무가 늘고 온라인으로 면접을 보는 기업이 많다 보니 더 쉽게 이직을 시도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코로나 전보다 이직률이 더 높아진 것이라 진단하고 있었다.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어차피 물질적 보상을 맞춰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구성원들이 좋다고 느끼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문화 요소는 무엇일까?

조직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사람마다 접근 방식이나 초점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커피 머신, 라운지 등 업무 환경 측면의 복지를 강조하고, 다른 사람은 조직 고유의 일하는 방식 구축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또 다른 사람은 조직문화란 결국 리더에 의해 결정되므로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직원들은 어떨까? 구성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문화의 요소는 무엇일까?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MIT Sloan Management Review, 이하 MIT SMR)에서는 직장 평가 사이트인 글래스 도어에 올라온 약 400만건에 이르는 조직문화에 대한 평점과 주관식 리뷰를 분석하였다. 직장인들이 기업 평가를 남길 때 주로 어떤 주제들을 언급하는지, 어떤 감정을 드러내는지, 이렇게 언급된 주제들이 조직문화 점수와 상관이 있는지 분석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연구자들이 설계한 문항을 선택하는 객관식 조사보다 조형되지 않은 직장인들의 생각을 더 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IT SMR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직장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문화의 요소 10가지를 발표하였다. 요소는 크게 존중, 리더십, 보상과 복지혜택, 고용 안정성과 조직 개편으로 분류되었다. 이 중 존중과 리더십을 중심으로 세부 내용을 살펴보자.

[출처: 10 Things Your Corporate Culture Needs to Get Right, MIT Sloan Management Review]

존중

존중은 조직문화 점수를 가장 잘 예측하는 요인으로 다른 일반적인 주제보다 약 18배 더 강력한 예측력을 갖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회사에서 내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느냐 아니냐에 따라 조직문화에 대한 평가가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MIT SMR는 “일회성 부품”, “로봇”, “애 취급”, “쓰레기”, “소” 등 “무례를 설명할 때 나타나는 직원들의 강한 어조에서 이것이 얼마나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경영 컨설팅, 소프트웨어 기업처럼 전문직, 기술 업종의 경우 기업 평가 시 존중을 덜 언급하는 경향이 있으며, 언급할 때에는 긍정적인 감정이 더 더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반면, 레스토랑, 마트 등 고객 접점에서 일하는 직장인의 경우 존중을 더 많이 언급하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었다. MIT SMR는 기업 업종에 따라 언급되는 빈도나 감정이 달라지긴 하지만 고객 접점 업종에서도 높은 존중 문화를 보이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업종이 결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리더십

경영은 가장 많이 언급되는 주제 중 하나로 기업평가를 하는 직장인 2명 중 1명은 경영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특히, 최고 경영진(top leadership team)에 대한 평가는 조직문화 점수의 강력한 예측변수로 직속 상사보다 더 중요한 주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조직문화를 평가할 때 자신의 직속 상사보다 최고 경영진에게 더 공을 돌리거나 반대로 더 비난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직원들이 높게, 반대로 낮게 평가하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MIT SMR는 직장인들의 리뷰에서 권한위임 리더, 친구같은 리더 등 50여개가 넘은 리더 유형을 분류하였지만 조직문화 점수를 예측하는 유형은 몇 개 되지 않았다고 한다. 리더십 카테고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원적 리더”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지원적 리더를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요청에 반응하고, 구성원들의 개인적인 요구를 들어주고, 격려해주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는 것”으로 묘사하였다.

지원적 리더 다음으로 조직문화 점수에 높은 예측력을 갖는 요소는 “리더의 핵심가치 실천”이다. 흥미로운 점은 리더들이 핵심가치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한 모습이다. 기업 평가에서 “관리자들은 핵심가치를 입으로만 강조한다”, “문화에 대한 말과 현실 간에 큰 차이가 있다” 등 가치 실천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은 조직문화 점수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면, “말한 것을 실천한다”와 같이 가치 실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조직문화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리더들이 핵심가치를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점수를 깎는 것은 아니지만 핵심가치를 지킬 때에는 이 점을 높이 산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악질 관리자(Toxic managers)’이다.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지지적 리더의 대척점에는 이들이 “최악의”, “암적인”, “악질적”로 표현하는 악질 관리자가 있다. 관리자를 악질적이라고 평가한 리뷰에서는 관리자가 “학대하는”, “무례한”, “포용적이지 못한”, “비윤리적”이라고 말하는 경향 또한 높았다고 한다.

악질 관리자를 뒤따르는 예측변수는 ‘비윤리적 행동’이다. MIT SMR는 “중개업체 관리자의 10%는 재정 비리에 연루되어 있고, 비윤리적 관리자의 부하 직원 또한 부정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조직문화와 기업 평판을 훼손시키고 법률적 리스크를 부가하는 악질 리더는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서두에서 언급한대로 존중, 리더십 외에도 보상과 복지혜택, 고용 안정성과 조직 개편 또한 조직문화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눈에 띄는 결과를 소개하자면 복지혜택이다. 기업평가에 언급된 복지혜택을 분석했을 때 커피, 오락실, 줌바 수업 등 약 450종의 다양한 복지혜택들이 언급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복지헤택 중 조직문화 점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었는데 팀빌딩, 해피 아워, 소풍 등 조직에서 주관한 소셜 이벤트였다고 한다. 구성원들이 동료들과 편안하게 소통하고 유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치있게 여긴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직장인 사이트인 글래드 도어의 리뷰를 분석한 결과가 국내 직장인에도 적용될까? 의구심이 들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조사에서도 “팀원,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는 상사”가 직장인들의 주된 스트레스 원인으로 꼽히는 반면, “유연하게 대처하며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사”, “편견 없이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상사”가 이상적인 상사로 선호되는 것을 보면 미국 직장인이나 국내 직장인들의 마음은 큰 틀에서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7 COMMENTS

  1. 안녕하세요! 이번 아티클도 너무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 혹시 존중, 리더십 외에 다른 키워드에 대한 설명은 없나요? 원문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공유 부탁 드립니다.

  2. 안녕하세요, Lucy님 🙂 원문은 본문 상단에 갈색으로 표시된 “조직문화의 요소 10가지”를 클릭하면 원문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며, 구체적인 원문 정보는 이미지 아래 [출처]에 표기되어 있습니다.

  3. 항상 좋은 칼럼과 인사이트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DT가 가속화 되고 AI의 인간에 대한 도전이 증가할수록 오히려 더 인간의 존엄성과 존중, 인정 등 기본 심리욕구에 대한 가치가 우리 사회에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4. 네, 저도 승연님 의견에 동의해요!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적인 스킬, 덕목이 더 중요시 되는 것 같아요. 몇 년전만 해도 SSKK를 더 자주 들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MZ세대는) 참지않아”를 더 많이 듣는 것 같아요. ㅎㅎ 갈수록 인권 감수성이 더 높아지는 것도 있지만, 답을 모르는 시대에 개인의 역량, 잠재력을 하나로 모으는, 답을 찾기 위해 집단지성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고 활용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양성, 수용, 소통, 존중, 신뢰 등 소프트 스킬이 주목받는 것 같아요. 댓글로 의견을 나눌 수 있게 코멘트달아 주셔서 감사해요! 🙂

  5. 글을 정독 하다보니,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 지네요
    MZ세대라고 그 사람들은 유별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글을 알려드리고 싶네요.
    MZ 세대라고 막연하게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기 앞서 그 세대를 이해하고 그 세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과 같이 공존하기 위해 우리 관리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는 아티클 인 것 같네요

    저 또한 리더로써 존중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주 들러 유익한 지식 얻어가겠습니다!

  6. 예전에 전략 컨설턴트에서 HR컨설턴트로 전환하신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전략을 잘 만들어놔도 사람들이 실행하지 않아서 “사람부터” 변화시키다 보니까 어느새 HR컨설팅을 하고 있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과 계획이 있더라고 그것을 수행하는 것은 사람이니까요.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면 성장하기 어렵죠. 이 글이 재미있었다면, 구성원의 욕구를 이해할 수 있는 구성원 행복에 대한 뒷 이이기도 재미있다고 느끼실 거에요.

  7.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중이 가장 중요한 근본인 것 같습니다.
    상대를 존중할 때, 존중 받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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