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HR블레틴 스킬 부스트 프로그램

성공적인 전략은 이것에 달려 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이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한 CEO는 상황이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어려울뿐더러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차별적인 전략 수립의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며, 다만 전략을 개발하는 방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고객, 시장 등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의미있게 해석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위로 집중된 전략 수립의 책임을 밑으로, 외부로 확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개방형 전략(open strategy)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전략 연구가인 개리 하멜(Gary Hamel) 또한 개방형 전략의 전도자이다. 그는 미셀 자니니와 함께 쓴 ‘휴머노크라시’에서 “개방형 전략 프로세스는 하향식보다 더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진할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개방형 전략은 원활한 정보 흐름을 통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고, 조직에 이질적인,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킴으로써 참신한 아이디어 발굴 기회를 높일 수 있다. 또한 투명한 전략 공유, 혁신 아이디어 개발에 직원을 참여시킴으로써 전략 이해도와 몰입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더 빠른 실행을 가능케한다.

직원 참여를 통한 미래 대응

베스트 바이(Best Buy)는 연매출 433억 달러(2021년 기준)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유통회사이다. 2005년 고객 서비스 및 브랜드 부문장인 제프 서버츠(Jeff Serverts)는 조직 내 정보 흐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매출, 사업성 등 미래 예측을 위해서는 환경을 읽을 수 있는 현황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업무 담당자가 목격한 상황이나 의견은 의사결정권자에게 좀처럼 전달되지 않았다. 제프는 베스트 바이의 예측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예측시장을 도입하기로 한다.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s)은 불확실한 미래 사건의 결과에 따라 보상을 지불하는 거래로 주식시장과 내기가 혼합된 형태이다. 예를 들어, X 기업에서 제품 A의 판매량을 예측하고자 할 때, ‘제품 A 100~200만개 판매’라는 계약을 사내 예측시장에 상장시킨다. 제품 A가 실제로 100~200만대 팔리면 계약을 산 사람들은 수익을 얻게 되고, 조건(100~200만대)을 벗어나면 수익은 0이다.

예측시장이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메커니즘은 크게 다음과 같다. 위의 예시에서, 판매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계약을 사는데 주저할 것이다. 반면, 제품 A에 대한 고객 반응을 겪은 영업 사원과 같이 제품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은 기꺼이 계약을 사려고 할 것이다. 이처럼 예측시장은 집단 지성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수단이 된다. 평상시라면 말하지 않거나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을 사안도 예측시장에 상장되면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결과적으로 조직에 더 정확한 정보를 유통시키게 된다.

직원들의 구매 행태도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중요한 정보가 된다. 만약 제품 A의 판매량이 100~200만대에 도달할 것 같으면 더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계약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반대로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 계약을 팔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매커니즘에 기반한 예측시장은 전문가 전망, 설문조사 등 다른 조사 기법보다 정확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베스트 바이로 돌아가보자. 베스트 바이는 선물카드 판매량,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 이브까지의 매출액, 상하이 지점 오픈 여부 등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민감한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예측시장을 활용함으로써 값진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는 예측시장을 통해 주력 상품을 D/DVD방식에서 블루 레이(Blue ray)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베스트 바이는 ‘HD/DVD방식과 블루 레이(Blue ray)방식 중 무엇이 시장을 주도’할 것인지 예측하기 위해 예측시장에 상장했다. 그 결과 블루 레이의 사장 점유율이 77%로 예측되어 베스트 바이는 기존의 HD/DVD방식을 접고 블루 레이 방식에 집중하였다. 반면, 당시 베스트 바이의 최대 경쟁사인 서킷 시티(Circuit City)는 여전히 대형 TV와 HD/DVD방식에 치중하였다. 이 결정은 두 회사의 희비를 갈랐다. 베스트 바이는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지만, 서킷 시티는 2009년 파산하고 말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서킷 시티가 대형 TV와 HD/DVD방식에 집중한 것이 패착이라고 지적하였다.

유니레버(Uniliever) 또한 더 좋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직원들을 참여시킨다. 연간 행사인 변화 리더 컨퍼런스는 사업 전략과 비전을 중심으로 연간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로 임원(senior leaders)들을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2013년 유니레버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전략을 더 효과적으로 알리고, 논의를 통해 전략을 지원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직원들을 변화 리더 컨퍼런스에 참여시키기로 한다. 이틀간 진행되는 온라인 컨퍼런스에는 400명의 임원과 16,000명의 일선 관리자들이 초대되었다. 컨퍼런스 운영팀은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협업툴에 발표자 사진, 발표 요약문, 코멘트 등 행사 관련 콘텐츠를 게시하고, 직원들이 올린 질문에 모두 답변할 수 있도록 운영하였다.

행사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행사 전, 컨퍼런스에 초대된 16,000명 중 협업툴의 활성 사용자는 3,680명에 불과하였지만 행사 기간 동안 그 수는 7,520명로 증가하였다. 피드백 또한소속감을 느끼고, 사업 계획을 들으니 더 동기부여가 된다”, “(이번 행사는) 정보 민주화를 향한 유니레버의 큰 발걸음”이라고 평가하였다.

고객 참여를 통한 새로운 기회 발굴

120년의 오랜 역사를 보유한 3M은 지속적으로 혁신 기업 리스트 상단을 유지하고 있다. 3M의 혁신 역량은 매출의 3분의 1은 5년 이내에 개발된 신제품이 차지한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개리 하멜은 3M 혁신의 비결로 고객 참여를 꼽는다.

3M의 연구소와 기술 센터에는 연간 10만 명 이상의 고객들이 방문하는데, 3M은 방문 고객을 논의에 끌어들임으로써 전략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고객 방문 시 전형적인 일정은 고객사(방문한 기업)의 프레젠테이션으로 시작한다. 이 자리에는 3M의 산업, 기술 전문가들이 참석하는데, 이들은 고객의 숨은 니즈를 발굴하기 위해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3M의 기술 플랫폼을 조명하는 쇼룸 ‘혁신의 세계’로 이동한다. 이 자리에서는 문제와 3M의 역량을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브레인 스토밍이 이루어진다. 다시 말하면, 협력업체, 고객 등 3M과 관련된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논의를 통해 새로운 문제해결 방법이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이다.

시스코(Cisco)는 참여 범위를 더 확대한다. 시스코는 새로운 기회을 발굴하기 위해 전세계의 창업가들을 대상으로 창업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2007년에 개최된 I-Prize는 “시스코의 협업 기술을 사용하여 기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시스코의 프로세스를 통해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104개국, 2,500명 이상의 혁신가로부터 1,200개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2016년에는 사물 인터넷(IoT) 창업 대회인 이노베이션 그랜드 챌린지( Innovation Grand Challenge)를 개최하였다. 6개월 동안 열린 이 대회에는 170개국에서 5,713명이 참가하였는데 높은 점수를 받은 팀들은 시스코에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시스코의 벤처 펀딩 팀에게 피칭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2017년부터는 전세계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문제해결 챌린지(Global Problem Solver Challenge)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시스코의 한 임원이 한 “대회 참가자들은 우리(Cisco)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더 넓은 관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 사람들이 시스코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배운다”라고 한 말에서 그들이 대회를 개최하는 목적이 명확히 드러난다.

전략 수립은 오랫 동안 경영진의 책임이자 권한으로 정의되었다. 여전히 “(밑단 직원들은) 그것까지 알 필요 없다”라고 말하며, 주요한 사업 전략 및 결정을 직원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는 기업들을 종종 본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경계 너머의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애쓰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킴으로써 새로운 시장, 운영 개선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행해 나간다. 물론 다양한 사람들을 전략 개발에 참여시킨다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위험감수 없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없을 것이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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