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정체성 세우기 -미션-

옛말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고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사공이 많으면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이치일텐데, 사공이 많은 배는 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산으로 향하게 되었을까? 어쩌면 그들은 목적지에 대해 서로 다르게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니면,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으나 그 경로, 즉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배에 오른 것은 아닐까? 그래서 사공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생각하는 목적지를 위해 열심히 노를 젓고 있지만 그 힘들이 하나로 모이지 않고 오히려 추진을 방해하는 힘으로 작용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산으로 간 사공 이야기는 어느 조직에서나 목격될 수 있다. 개개인의 노력이 산이 아닌 목적지에 도달하는데 쓰일 수 있도록 팀의 미션과 가치를 정의해보자.

진행 순서

1. 미션 개발의 취지와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 글을 보는 당신이 HR 담당자이든 한 팀의 리더이든 팀 미션을 세우게 하기로 혹은 세우기로 결심하게 된 배경이 있을 것이다. 본격적인 미션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당신이 팀 미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배경과 기대 효과 등을 팀원에게 공유하라. 잘 다듬어진 논리를 전달할 필요는 없다. 진솔한 마음을 전달하면 된다.

2. 팀의 역사를 돌이켜본다.
모든 팀은 분명한 목적과 기대를 가지고 형성된다. 그리고 기대의 충족 여부나 새로운 요구에 따라 팀명, 팀의 구성, 업무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지금의 팀이 되기까지 겪어온 팀의 발전사를 팀원과 함께 반추하면서 주요 변화가 발생한 배경과 그 결과를 이야기한다. 대화를 나누듯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

3. 팀의 미션을 탐색한다.
아래의 질문을 활용하여 각 팀원들이 미션을 탐색할 수 있게 한다. 작성 시간은 15~20분으로 안내하되, 진행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한다.

• 우리 [팀/부서명]가 [회사명]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 우리가 만족시켜야 할 대상(고객)은 누구인가?
•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야 하는가, 그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 우리 팀의 핵심 역량과 강점은 무엇인가?
• 다른 사람들이 우리 팀을 어떻게 바라보고, 말하고, 기억하기를 바라는가?

작성이 완료되면 각 질문 별로 모든 구성원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답변을 공유한다. 구성원에 따라 머릿속에 희미한 이미지는 있지만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할 수도 있고 혹은 너무 간결하게 표현하여 의견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듣는 사람들, 특히 팀장은 “~~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해 줄 수 있나요?”, “~~은 어떤 의미에요?”, “예를 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와 같이 적절한 질문을 활용하여 말한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4. 공통 주제를 확인한다.
팀원의 답변 속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단어, 가치와 더불어 조금씩 표현은 다르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테마를 발굴한다. 팀장은 “우리가 나눈 이야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단어, 표현은 무엇이 있었나요?”, “우리의 답변에서 주요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을 통해 팀원들의 답변을 유도한다. 그리고 팀원들의 답변은 접착식 스티커에 적어 모두가 볼 수 있는 벽에 부착해 나간다. “다른 건 또 뭐가 있었죠?”와 같이 대답을 촉진하는 질문을 던져 키워드를 수집하고, 팀원이 유사한 단어를 이야기하더라도 누락없이 모두 접착식 스티커에 적어 부착한다. 왜냐하면 팀장(진행자) 입장에서는 이미 비슷한 내용이 나와서 적지 않는 것일 수 있지만, 팀원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견은 무시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소극적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 더이상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 키워드, 테마를 유사한 성격끼리 분류하여 팀원들이 주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5. 팀의 미션을 작성한다.
위의 도출된 주요 테마를 활용하여 팀의 미션을 작성한다. 작성이 완료되면 아래 질문을 활용하여 적합성을 점검한다.

• 팀원이 힘을 합쳐 달성할 수 있는 미션인가, 달성 여부가 외부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가?
• 단순히 ‘돈’이 아니라 고객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 이해관계자들이 팀에 기대하는 것 혹은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가?
• 팀 미션은 조직 미션과 연계되는가?

만약 HR팀의 미션이 “XX(기업명) 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치를 끌어내 전세계 모든 사람이 XX 기술의 혜택을 누리게 한다”라고 해보자. 얼핏 HR팀이 지향해야 할 최종적인 목적을 나타내는 것 같지만 전세계 모든 사람이 XX 기업의 기술 혜택을 누리게 하는 데에는 R&D, 영업 등 여타 부서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즉 HR팀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밖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구성원의 역량을 최대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적합하다. 아울러, 팀 미션은 조직과 유리되어 우리만이 독특한 목적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팀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명확히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직 미션과 상충되는 것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행 팁

팀의 미션 정의는 팀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과 동시에 팀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기도 하다. 서로의 생각을 꺼내 놓고 함께 논의하면서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팀원에게 질문을 나눠주고 “이거 내일까지 제출하세요” 식의 접근을 취하지 않길 바란다. 미션의 효력은 미션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공감에서 일어나는 것이지 선언문 자체에 있지 않다.

일터에서 우리는 구체적인 업무 활동을 중심으로 소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목적을 고민하고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목적이라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지거나, 생각이 났다 하더라도 “이게 맞나?”라는 의문이 들어 멈칫하게 된다. 따라서 팀원들의 목소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간을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미션의 개념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팀이라면 목적의 중요성을 다룬 사이먼 사이넥의 동영상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영상을 보는 경우, ‘2. 팀의 역사를 돌이켜본다’ 전에 시청하도록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진행을 맡은 팀장은 각 팀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질문이나 공감적 반응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게 한다. 동시에, 팀 미션이 조직 미션과의 연계를 잃지 않도록 조직, 고객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팀에 기대하는 것을 팀원에게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팀장이 서두에 발언하면 자칫 팀원 의견이 팀장과 비슷하게 흐를 수 있으므로 팀장은 마지막에 의견을 공유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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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미션을 세웠다면 이번에는 가치와 행동양식을 정리할 차례죠? 가치 세우기(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