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팔로워’ 에서 ‘리더-리더’ 조직으로
전통적인 리더십 모델에서는 리더 한 사람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좌우된다. 리더의 개인적 역량과 카리스마가 조직운영에 결정적이고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리더의 자질이 뛰어날 경우 성공을 거두기도 하지만 그가 자리를 떠나면 조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존립 자체가 흔들리기도 한다. 리더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판단력이 흐려지는 경우 실패한 조직이 되고 마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임파워먼트, 즉 권한위임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제시된 경영법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실제로 운영되는 권한위임 프로그램의 방식이 그 목적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권한위임 프로그램 역시 ‘리더-팔로워’라는 구조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으며, 이런 구조 안에서 리더는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에 자신만의 시각과 지식에 의존해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다. 아무도 리더의 잘못을 교정할 ‘용기’를 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리더-팔로워’ 모델을 거부해야 하며, 이 세상이 새로운 리더십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리더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독자 여러분이 상관이든 직원이든, 교사든 학부모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분명히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 데이비드 마르케 –
명령을 내리고 더 많은 통제권을 갖고자 하는 권력의 유혹을 이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권한위임이 본래의 취지가 무색한 공허한 구호가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조직 구성원이 리더와 팔로워라는 이분법으로 구분되지 않는 전혀 새로운 리더십 모델이 필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권한위임 리더십의 원칙과 구체적인 실행지침
[이미지:세종서적 제공]
이 책은 맡기는 리더십의 3C 원칙과 20가지 방법을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함께 담고 있다. 통제권을 내어주는 일은(Control) 오직 조직의 목적을 깊이 이해하는 유능한 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역량(Competence)이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전문적 능력으로 통제권을 지탱하는 첫 번째 기둥이 된다. 마르케 함장은 의사결정과 통제에 관한 권한을 계속해서 조직의 아래 단계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권한 이양 자체만으로는 리더십 혁명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통제권을 지탱하는 또 다른 기둥은 명료성(Clarity)이다. 의사결정 권한이 지휘계통의 아래쪽으로 점점 더 많이 이양될수록 조직에 속한 모든 사람이 조직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모든 계층에 있는 구성원들이 그 조직의 목적을 분명하게, 전체적으로 이해했을 때 조직 내의 모든 사람들은 조직이 달성하려는 목적에 맞게 확립된 기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마르케 함장은 신화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강인한 해결사형 리더를 지금 당장 잊으라고 당부한다. 독자들이 말하는 특히 감동적인 대목은 가장 권위적인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와 조직원들이 하나씩 의심을 거두면서 실행해 나간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이 책이 군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한계를 넘어, 영미권의 대표적인 리더십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게 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