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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례] 수평적인 조직구조, 자율과 신뢰의 문화 수퍼셀

수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브롤 스타즈 등 인기 모바일 게임을 개발한 핀란드의 게임업체이다. 수퍼셀의 2018년 매출은 16억 달러(한화 약 1조 9천억원)로 2015년 23억 달러를 기록한 이래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1인당 매출액은 565만 달러로 동종 업계 대비 높은 생산성을 자랑한다.

수퍼셀은 이렇게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원인으로 ‘최고의 사람들이 최고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독립적인 작은 조직과 조직문화’를 꼽는다. 사실 이것들은 수퍼셀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Supercell was founded on a few core beliefs

  • The best teams make the best games
  • Small and independent cells
  • Games that people will play for years

[핵심 가치(출처: 수퍼셀 홈페이지)]

수퍼셀의 홈페이지에는 수퍼셀의 핵심 가치가 소개되어 있다. 인상적인 것은 수퍼셀의 핵심가치가 CEO의 인터뷰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언론사에 응한 인터뷰에서도 심심찮게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진부터 구성원까지 수퍼셀의 핵심 가치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을 넘어 이것이 깊게 뿌리내려져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수퍼셀의 핵심가치는 그들이 일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최고의 팀이 최고의 게임을 만든다

[일카 파나넨(출처: 수퍼셀 홈페이지)]

수퍼셀의 CEO인 일카 파나넨(Ilkka Paananen)은 게임팀을 스포츠팀에 비유해서 설명한다. 스포츠에서 승리를 따내는 것은 그 팀의 감독이나 코치가 아니라 경기를 뛰는 선수인 것처럼 개발회사의 성공은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스포츠 구단에서 승리를 위해 포지션별로 최고의 스타 선수를 영입하는 것처럼 게임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개발자로 팀을 꾸려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스타 선수를 모아 놓는 것만으로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는 것처럼, 스타 개발자들이 모여 최고의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가능할 수 있게 하는 환경 구축, 즉 조직문화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작고 독립적인 셀

수퍼셀은 공식적인 직급이 없는 수평조직으로, 자율과 의사결정 권한을 보장받는 셀(팀)들로 구성되어 있다. 직원수는 283명으로 매출에 비해 적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이들은 단기적인 이익 향상을 위해 고만고만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채용하는 것을 지양한다. 대신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의 핵심가치와 부합하는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이익이 될거라고 믿는다. 작은 조직은 업무 속도와 직원들의 열정을 최대화하는 반면 일을 느리게 하고, 직원몰입을 갉아먹는 관료주의나 사내 정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셀의 의미는 수퍼셀의 게임 개발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독립적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통제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율과 권한을 가진다는 것에 더 가깝다. 수퍼셀에서 게임 개발은 아이디어를 가진 개발자가 이것을 함께 구현할 팀원을 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 아이디어를 좋다고 생각하면 팀원이 생기고, 셀이 구축되는 것이다.

셀이 구축되면 최소 기능만 갖춘 프로토타입 개발을 시작으로, 주변 동료에게 피드백 받는 ‘게임이 가능한 프로토타입(playable prototype) 단계’, 전사 직원에게 게임을 공개하여 평가받는 ‘전사적으로 게임이 가능한(company playable) 단계’를 거쳐 베터버전 론칭, 글로벌 출시 순으로 이어진다. 각 단계별로 지켜야할 개발 시간은 있지 않다. 셀은 필요한 만큼 시간을 쓸 수 있다. 예산도 마찬가지이다. 위로부터 예산이 할당되는 것이 아니라 셀이 필요한 만큼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

개발을 시작한 대부분의 게임들은 ‘전사적으로 게임이 가능한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페기된다. ‘전사적으로 게임이 가능한 단계’에서는 전사 직원들에게 게임을 공개하여 즐길 수 있게 하는데, 사용자 수, 게임 시간, 재방문율 등을 측정하여 게임의 존폐를 결정하게 된다.

게임의 존페에 대해 경영진, 동료들이 의견을 주지만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셀의 몫이다. 실제로 수퍼셀의 히트작 중 하나인 클래시 로얄과 붐비치는 개발팀을 제외하고 모두 게임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팀의 결정으로 개발을 지속하여 큰 성공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반대로 베타버전을 출시했던 스매쉬 랜드는 수퍼셀의 내부 기준에 근접하게 도달했지만 셀의 결정으로 페기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

수퍼셀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수년 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이 되기 위해서는 완성도가 높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수퍼셀은 게임에 대한 높은 품질 기준을 유지한다. 품질이 높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는 것이다. 2016년 클래시 로얄이 전세계에 출시된 이래로 새로운 게임인 브롤 스타즈가 나오기 까지는 3년이 걸렸다. 하지만 이것은 게임 개발을 천천히 하고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출시되지 못하고 중간에 폐기된 게임이 많았다는 의미이다.

게임폐기는 실패를 용인하는 수퍼셀의 조직문화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수퍼셀은 매주 금요일마다 각 셀의 프로젝트 진행 현황을 공유하는 미팅을 갖는데, 이 때 게임 폐기와 같이 각 셀의 실패담이 공유된다. 실패를 겪은 팀은 실패로 인해 손해본 금액과 같이 민감한 내용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로부터 얻은 배움을 공유한다. 이렇게 실패로부터 배운 학습을 공유하고 나면 샴페인을 들어 그 배움을 축하한다.

[수퍼셀은 실패로부터 배운 학습을 샴페인을 들어 축하한다 (출처: 수퍼셀 홈페이지)]

파나넨은 실수, 실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혁신, 다른 것을 시도하는 것은 실수,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만약 작년 한 해동안 실패한 사례가 하나도 없다면 그것이야 말로 악몽같은 일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혁신을 위해 충분히 위험감수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실패는 쓰지만 혁신적, 창의적인 게임은 실패를 통해 배운 학습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퍼셀의 조직문화는 적합한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동하여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만든다. 자율과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마치 스타트업처럼, 창업가처럼 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율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은 적합한 인재 채용은 쉽지 않다. 그리고 자율을 허용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현실을 비추어보면, 설령 자율을 쫓아 이직, 입사했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에 바로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제로 수퍼셀에 대한 글래스도어의 리뷰를 살펴보면 ‘업무 가이드를 기대하는 직원들에게는 일하기 힘든 곳일 수 있다’라는 의견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율은 그 크기만큼의 책임을 동반하게 된다. 수퍼셀에서는 업무를 지시하거나, 제안을 승인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일을 시작해야 하고, 선택한 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자신이 것이 된다. ‘권한이 부족해서’, ‘경영진이 승인해주지 않아서’와 같이 조직에서 흔히 발생하는 원망을 돌릴 대상이 없는 것이다.

수평조직, 자율조직에 대한 오해와 우려

보통 수평조직이나 자율조직을 이야기하면 ‘마음대로 하는’,  ‘느슨한’ 조직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온전한 자율이 주어지면 오히려 책임에 대한 강한 압박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기획한 마케팅이 별다른 성과를 못 낸 상황, 내가 참여한 게임 개발이 연속적으로 폐기 수순을 밟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모든 직원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것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경험이 부족한 직원들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것은 회사에 위험을 높이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수퍼셀은 이러한 위험을 정보 공유로 대처한다. 직원들에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직원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수퍼셀은 유저수, 매출을 포함한 기업 성과 지표를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메일로 전송한다.

자율조직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단 인간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실행하기 어렵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있더라도 회사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성과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자율조직에 대한 신념을 굳게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파나넨은 “일이 잘 돌아갈 때는 우리의 조직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신난다. 하지만 일이 잘 되지 않거나, 어떤 셀이 하는 일에 동의하기 어려울 때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라고 말했다. 일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조직문화에 대한 자신이 선택이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우리가 많이 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는 이 조직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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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경
양민경
재미있게 일할 수는 없을까? HR 블레틴의 기사들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입니다. 재미있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신나는 일터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실증 연구와 기업 사례를 통해 영감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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