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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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에게 배우는 애자일 전환 가이드

애자일을 도입한 후  ‘직원몰입이 높아졌다’,  ‘업무 생산성이 증진되었다’,  ‘재무성과가 향상되었다’ 등 애자일의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될 때마다 기업들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우리 조직도 애자일을 도입해야 할까?’

일부 회의론자들은 애자일이 스타트업이나 구글, 스포티파이와 같은 IT, 테크 기업에서나 가능할 뿐 전통적인 대기업에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네덜란드 ING의 애자일 도입 사례를 연구한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줄리언 버킨쇼 교수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버킨쇼의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대기업 중의 하나인 ING는 2015년 6월 애자일을 도입한 이래로 직원몰입이 향상되고, 순추천고객지수(NPS, Net Promoter Score)는 -21%(2015년)에서 -7%(2017년)로 개선되었으며, 이익 대비 비용 비율(cost to income ratio)은 65%에서 51%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회의론자들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크고 작은 기업들이 애자일 도입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돌아간 사례 또한 많기 때문이다.

우리 조직도 애자일을 도입할 수 있을까?

ING의 전(前) 최고정보책임자(CIO)인 바트 슐라트만은 어떤 조직이라도 애자일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애자일 조직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다음 두 가지를 따져 보라고 제안한다.

첫째, ‘왜 애자일인가?’ 그는 애자일이 조직의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으며, 모든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도입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면 애자일 조직 전환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둘째, ‘얼마나 버릴 수 있는가?’ 기존 조직이 ‘위계’,  ‘통제’로 요약된다면 애자일 조직은 ‘수평’,  ‘권한위임’으로 정의될 수 있다. 애자일의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권한위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애자일은 작동하지 않을뿐더러 단순히 도입 실패를 넘어 조직에 큰 혼란만 남기게 된다.

애자일 도입에 진통을 겪는 조직들은 슐라트만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없이 결정한 경우가 많다. 애자일 전환 과정에서 조직이 주로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을 살펴보고, 애자일 도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보자.

1. 경영진의 권한위임

버킨쇼는 “최고 경영진이 지위와 힘을 넘겨주지 않으면 애자일은 실행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애자일 조직의 빠른 실행 속도, 혁신은 팀이 스스로 과제를 주도하고, 실험-학습을 할 수 있는 권한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리더들이 달라진 역할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기존의 업무 방식을 고집한다면 애자일 도입은 성공하기 어렵다.

벤치마킹을 통해 애자일 도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던 ING는 파격적인 접근을 취했다. ING는 조직을 애자일 체계에 맞게 재편한 후, 전 직원에게 새로운 직무에 다시 지원하라고 요구하였다. ING는 전문성 보다는 애자일을 실천할 수 있는 마음가짐에 중점을 두고 인력을 선발하였고, 이 과정에서 고위 관리자의 3분의 1은 조직을 떠나고, 직원의 40%는 새로운 직무를 익혀야 했다.

2. 조직구조 개편

위계 구조를 유지하면서 애자일팀을 운영하는 조직들이 주로 겪는 문제는 애자일팀과 비애자일팀 간의 갈등과 그로 인한 업무 혼선이다. 기존 절차를 유지하는 비애자일팀과 애자일팀 간에 엇박자가 나면서 협력보다는 마찰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ING의 최고정보책임자인 피터 제이콥스는 “부서, 프로젝트 매너저, 프로젝트 디렉터 등 기존 조직의 특성을 유지하면 계속 위계 조직에 머물게 되고, 애자일을 가로막게 된다”고 말하며, “애자일 실행에 적합한 조직구조를 갖추고, 새로운 역할과 운영 방식에 대한 명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ING는 대상 고객을 중심으로 팀(스쿼드)를 구축하고, 조직 구조를 트라이브와 챕터로 개편하였다. HR, 회계, 법무와 같은 지원부서는 스쿼드에 편입되지 않았지만 애질리티(agility)를 강화하기 위해 이전보다 권한과 책임을 더 부여하고, 각 스쿼드와 공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3. 일하는 방식의 변화

애자일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조직은 형식만 애자일일뿐 일하는 방식은 기존의 것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테면, 업무회의는 데일리 스크럼으로, 프로젝트 매너저는 스크럼 마스터로 각 업무와 역할의 명칭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목적이 불분명한 긴 회의를 진행하고, 위계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등 실제 업무 방식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애자일 전환은 리더에게 권한을 양도하고 통제나 관리 대신 코칭과 지원을 실행하기를 요구하고, 팀원에게는 주어진 권한을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책임을 다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새롭게 요구되는 역할은 리더나 팀원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기대했던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애자일 전환은 조직구조뿐만 아니라 실제로 일하는 방식, 사고를 바꾸어야 하는 일대 조직문화 변화를 수반한다. 슐라트만은 “문화야말로 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며, “주인의식, 권한위임, 고객중심과 같이 애자일 문화에 적합한 새로운 행동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와 리더십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4. 인사제도와 연계

애자일을 실행할 수 있는 조직구조를 구축하고, 업무 방식을 바꾸었다 하더라도 이것들이 보상, 경력 개발 등의 인사제도와 연계되지 않으면 열기는 금방 수그러든다.

애자일 조직의 목표설정, 성과평가, 보상은 그 주기와 방식에서 전통적인 조직에서 행해지던 것과는 달라야 한다. 그리고 사원-대리-과장 등 위계적인 사다리를 올라가며 경력이 개발되던 방식도 애자일 조직에 적합한 것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애자일을 도입한 기업들은 연례 평가를 수시 평가로 전환하고, 보상제도를 팀 중심으로 개편한다. 경력 개발에 있어서도 수직 상승이 아닌 수평적 확장을 지원하는데, 조직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지식과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애자일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조직들은 놀라운 효과를 보고하지만 그 여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애자일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면 희생과 노력은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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