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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와 리더는 상호 배타적인 것일까?

교사들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이 연달아 보도되면서 교권 침해 현실과 함께 훈육 부재, 올바른 양육 방식에 논쟁도 가열되고 있습니다.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조선미 교수는 2000년대 전후에는 부적절한 훈육인 가정 내 체벌로 인한 문제가 많았다면, 어느 순간 ‘마음읽기’의 바람이 불면서 최근에는 훈육 부재로 인한 문제가 많아졌음을 지적합니다. 사실 ‘마음읽기’는 ‘아이의 마음은 읽어주되 행동은 통제하라’라는 의미인데, 기이하게 ‘행동 통제’의 개념은 배제되고 ‘마음읽기’만 강조되면서, 체벌도 줄어들었지만 적정 시기에 이루어져야 할 훈육 또한 줄어들었다는 것이죠. 아이의 마음을 존중하는 것을 넘어, 미성숙한 아이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을 좋은 양육 방식이라 착각하기도 합니다. 

조선미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서 ‘관리자 vs 리더’를 둘러싼 여러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구글에 leader vs manager를 검색하면 다양한 이미지와 개념들이 제시됩니다.

리더는 긍정적인 톤으로 묘사되는 반면 관리자(manager)는 부정적인 톤으로 그려지거나, 이 개념을 소개하는 사람에 따라 강압적인 상사(boss) 혹은 지시적 리더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관리자는 지양해야 할 모델로, 리더는 지향해야 할 모델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우선 사용자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는 관리자와 리더의 개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출처: Kotter, J. P. A Force for Change: How Leadership Differs from Management. New York: Free Press, 1990.]

하버드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인 존 코터는 그의 책 ‘Force For Change: How Leadership Differs from Management’에서 관리와 리더십의 차이를 설명하였습니다. 관리는 계획 및 예산 수립, 조직 설계, 실행 모니터링 등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기대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활동이라면, 리더십은 미래를 내다보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동기부여와 영감을 통해 구성원을 움직여 긍정적인 변화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리더십’과 ‘관리’가 서로 다르긴 하지만 ‘리더십’이 ‘관리’보다 더 낫거나 관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코터 교수는 오히려 이 두 가지가 상호 보완적인 행동 시스템으로, 복잡하고 변화가 빠른 경영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리와 리더십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코터 교수의 주장은 리더십 전문가인 로버트 퀸의 경쟁 가치 모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퀸은 조직 효과성을 다루는 여러 연구들을 통합하여 두 개의 축(유연성-통제, 내부-외부)과 네 개의 영역(인간관계, 개방 체제, 합리적 목표, 내부 프로세스)로 구성된 경쟁가치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경쟁가치’ 모델로 이름이 붙게 된 배경은 아래 그림에서 보다시피 축의 양 끝단에 경쟁되는, 모순되는 가치가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출처: Quinn, R. (1988), Beyond Rational Management: Mastering the Paradoxes and CompetingDemands of High Performance, Jossey-Bass, San Francisco, CA.]

퀸의 경쟁가치 모델에서 강조되는 것 또한 어떤 유형(특성)이 더 좋다, 나쁘다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성과와 성공적인 변화 적응을 위해서는 상호 배타적으로 보이는 특성들을 모두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성과가 뛰어난 조직일수록 대립적인 특성들을 경쟁적으로 추구한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었습니다.

많은 초임 팀장들이 ‘좋은 리더’가 되고자 합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좋은 리더란 인간적이고, 민주적이며, 비전과 영감으로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십’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명확한 업무 지시나 의사결정은 부정적 이미지인 ‘관리자’의 모습으로 인식하여 꺼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관리와 리더십은 무엇이 더 좋거나 양자택일해야 하는 특성이 아니라 리더라면 모두 갖추어야 하는 특성에 가깝습니다.

처음 팀장을 맡는 것이라면 업무 관리에 초점을 둔 ‘관리자’의 역할에 능숙해지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을 권합니다. 한 번에 대립되는 두 가지 역할에 능숙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순차적으로 역할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관리자에서 리더로 확장시키는 순서로 역량을 개발해 나가라는 것입니다. 아직 관리자의 역할도 능숙하지 않은데, 좋은 리더가 되고자 비전과 영감에만 치중한다면 팀원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업무 방향 제시가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민주적인 팀을 운영하고자 모든 팀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팀장이 그들로부터 “의사결정이 늦다, 분명한 의사결정력이 부족하다”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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