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HR블레틴 스킬 부스트 프로그램

피드백에 대한 오해

지난 번에 ‘구성원 행복에 대한 뒷 이야기’를 쓰면서 “너무 붕 뜬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을 했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구성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감이 된다”라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더불어 “구체적인 방법론, 예시”에 대해 요청해 주셨는데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에 대한 것은 저도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소재를 달리하면서 일종의 ‘개념편’, ‘실천편’ 식으로 교대로 다룰지, 한 주제 안에 두 개를 적절히 배분하는 방식이 나을지 여러가지를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반응과 의견을 남겨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며, 응원해주신 덕분으로 앞으로 좀더 편한 마음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실용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려고 하는데요. 바로 피드백입니다. 사실 피드백은 HR블레틴에서 여러 번 다룬 주제이기도 한데요. 오늘은 피드백에 대한 오해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성과평가 = 피드백?

피드백 교육을 많이 찾는 시기가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성과 평가 전입니다. 이 때 리더들의 고민은 “어떻게 잘 말하지?”입니다. 이 말을 좀더 파헤쳐 보면 “어떻게 말해야 팀원이 반발하지 않고 내 말에 수긍할 수 있지?”라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성과 평가와 피드백은 같지 않습니다. 물론 면담 과정에 피드백이 포함되긴 하지만 목적이 다릅니다.

성과 평가는 지난 기간 동안 보여준 수행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과 관련이 되는 반면 피드백은 오늘보다 내일 더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관련됩니다. 따라서 피드백을 할 때에는 “훌륭해”, “부족해”로 평가하기 보다는 “~~한 점이 훌륭해”, “~~한다면 더 좋아지겠는걸” 등 훌륭하다고 판단한 내용, 개선할 수 있는 방법 등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성과 면담에서 팀원의 수긍을 얻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 진척관리, 평가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들이 팀원이 납득할만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번’의 면담에, ‘잘 말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팀 성과와 관련이 낮거나 애초에 달성이 불가능한 무리한 목표가 아니어야 하고, 성과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피드백과 코칭을 통해 조언, 경로 수정을 등 달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승진자 우대에 따른 평가가 아닌, 개인의 업적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해야 팀원의 수긍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성과 면담에서 팀원들이 주로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그걸 왜 지금 말씀하세요?”인 경우가 많습니다. 팀장의 입장에서는 평가의 근거를 전달하려고 과거의 저조한 수행을 이야기하지만 팀원들은 그 당시 저조한 수행을 왜 보고만 있고 나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라고 불만을 터트리는 것이죠. 분기 말, 만족스러운 성과 면담을 위해서는 뛰어난 피드백 스킬이 아니라 잦은 피드백에서 비롯됩니다. 지금 이 시점부터 팀원과 자주 대화하고 피드백을 해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말하면 들을 것이다?

피드백을 자주 주는 것 같은데 당최 개선되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피드백이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받기 – 의미 반추하기 – 변화 계획하기 – 실행하기’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받기’ 단계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라고 대답은 하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것이죠. 이 경우 긴 대화를 시도하려고 해도 잘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팀장님이 팀원을 코칭하려고 “뭐 힘든 것은 없고?”라고 묻자 “없습니다”라는 팀원의 대답에 말문이 막혀 바로 돌려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신 적이 있는데요. 본인이 상상한 시나리오는 팀원에게 “뭐 힘든 것은 없고?”라고 물으면 팀원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거는 이렇구요, 저거는 저렇구요“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는 것이었죠. 그러면 팀원의 고충도 듣고 “이거는 이렇게 하고, 저거는 저렇게 하고” 조언도 해주며 대화를 나누려고 했는데 “없다”고 하니 본인도 당황해서 황급히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네, 아니오”로 대답할 수 없는 ‘열린 질문’의 중요성을 배운 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이야기를 시도해 보았지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개선하겠습니다” 등의 대답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받기’ 단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신뢰입니다. 신뢰가 부족하면 아무리 구체적이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전달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은 ‘피드백 수용의 핵심 조건’을 참고하세요.

신뢰는 어느 정도 있는데 피드백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라면 피드백 내용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의 표에서 피드백이란 업무 수행을 강화,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즉, 변화 가능한 것에 초점을 두고 있느냐?, 행동 강화, 변화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느냐?가 주요 포인트입니다.

“꼼꼼함이 부족하다”, “너무 내향적이다” 와 같이 성격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은 변화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기(self)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방어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우와, 멋지다! 잘 했어!” 와 같은 칭찬(긍정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칭찬으로써 의미는 있지만 멋지고, 잘 했다고 판단한 내용, 즉 행동 정보를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피드백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행동 정보라도 시기적절성이 떨어진다면 받아들여지지 않고 역효과가 나기 쉽습니다. 위의 성과 면담에서 언급한 “그걸 왜 지금 말하나요?”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특히 부정적인 피드백은 전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피드백 수용에 있어 시기적절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부정적인 피드백 전달과 관련되서 더 알고 싶은 분들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할 때 지켜야 할 원칙 일곱 가지’, ‘성과평가 면담을 앞둔 당신이 알아야 하는 것’을 참고하세요.

긍정적인 피드백 할 게 없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에 대한 것입니다. 긍정적인 피드백이야 말로 “완전 쉽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일부는 “아니, 뭐 잘 한게 있어야 긍정적인 피드백을 하죠!”라고 말하거나 “잘 했어, 고마워” 등의 긍정적인 표현을 긍정적인 피드백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잘 이루어진다”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칭찬을 폄하하는 것이 아닙니다. 칭찬, 인정, 격려, 응원 등 긍정적인 반응은 구성원의 동기부여에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목적이 어떤 행동을 강화, 변화시키기 위함이라면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피드백과 평가의 차이는 위에서 설명하였으니 “긍정 피드백 할 게 없다”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험난한 직장 생활을 거쳐온 분들일수록 긍정 피드백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거나, 공감하더라도 잘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를 봅니다. “이미 잘 하는 것을 뭣하러 칭찬하나? 부족한 것을 개선해서 더 잘하게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거나 “긍정 피드백 = 업적 인정”으로 가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아래의 신병교육대 훈련병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사용된 긍정 피드백 스크립트를 한번 살펴보시죠. 교정 피드백은 행동 개선, 교정에 초점을 둔 것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출처:민선기(2013). 긍정적 피드백이 군 생활 적응과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고려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긍정 피드백 내용을 보니 어떠신가요? 훈련병들이 세운 엄청난 업적을 대상으로 하고 있나요?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 “하나라도 더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 등 그들의 뛰어난 업적이 아닌 과정에서 보인 노력을 인정하고 칭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 피드백은 훈련병들이 군생활 적응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긍정 피드백 조건의 훈련병들은 교정 피드백, 피드백 없는 조건의 훈련병들보다 직무, 역할, 동기 관계 등 더 높은 군생활 적응도를 보인 것이죠. 긍정 피드백 할 게 없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아래 항목에 대해서 생각해 보세요.

  • 팀원이 업무 수행 중에 보여준 강점, 미덕은 무엇인가?
  • 업무/프로젝트 완수, 팀의 성과에 있어 팀원이 기여한 부분은 무엇인가?
  • 발전을 위해 팀원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업무 성과 달성 측면
    – 직무 전문성 향상 측면
    – 업무 효율성 개선 측면
    – 커리어 개발 측면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내 마음, 생각을 전달한다라고 생각해 보세요. “다른 사람 배려해서 프린터에 종이 채워 넣는거야? 고마워”처럼요. 그 당시에 말이 떠오르지 않아 전달하지 못했다면 생각났을 때 문자나 다시 만났을 때 전달해도 늦지 않습니다. “어제 말하지 못했지만, 뒷사람 배려해서 프린터에 종이 넣는 모습보면서 되게 고맙더라”라구요.

“에이, 이 정도는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긍정 피드백 = 업적’이 아닙니다. 성과는 얻지 못했더라도 그것을 얻기 위해 들인 노력을 인정해 주는 것, 팀원이 보인 바람직한 태도, 행동을 알아봐주고 표현하는 것 또는 긍정 피드백에 포함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부정적인 피드백을 잘못 전달하면 비난이 되기 쉽지만 긍정적인 피드백은 못해도 칭찬, 인정, 격려가 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세요.

신뢰 쌓는 법, 피드백 기법은 다루지 못했는데요. 다음 기회에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스레터로 전달하는 글들을 아카이브 해놓았으니 과거 글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1 COMMENT

  1. 안녕하세요.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 한 잔 준비하고 랩탑 로그인하여 업무 시작 전에 칼럼 한 꼭지씩 읽는 것을 습관화 하고 있습니다.
    글이 너무 길지 않고, 현학적인 내용 보다 실례를 들어가며 쉽게(?) 실해해 볼 수 있게 다양한 팁들을 잘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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