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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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가 남기고 가는 것들

올해 초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줄줄이 대량 해고를 발표하였다. 테크 기업의 정리 해고 현황을 전달하는 레이오프스(layoffs.fyi)에 따르면, 2023년에 해고된 인원은 22만명에 이른다. 국내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권고사직’ 검색량은 1년새 9배 늘었다고 하며, 특정 기업의 권고사직을 알리는 기사 또한 심심찮게 보인다.

긴축 경영의 필요성이 있거나 사업 변화로 현 규모의 인력이 필요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감원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다운사이징에 대한 연구들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감원을 선택하는 것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가시적인 재무 개선을 가져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조직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준다.

미국경영협회가 다운사이징을 추진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다운사이징을 한 기업의 절반 정도만 인력 축소 이후 운영 이익이 증대되고, 1/3 가량만 노동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다운사이징을 실시한 기업들의 주가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다운사이징을 시행한 후 잠깐 주가 상승이 있지만 2년 후에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5~45% 하락해 있었다고 한다. 기업의 성과 개선을 위해 실시한 인력 감축이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않는 데에는 우수 인재 손실, 위험 회피로 인한 신제품 개발 실패, 조직문화 악화 등 여러 요인들이 거론된다.

해고가 조직에 남기고 가는 것들

해고는 조직과 리더십에 대한 불신, 사기 저하, 불안감 등 살아남은 생존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해고 전후의 직원몰입 수준을 분석한 컬처앰프(Culture Amp)의 조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1. 회사에 대한 자신감 하락
컬처앰프는 해고를 단행한 146개의 기업의 직원몰입 점수 변화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해고 이후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요인은 ‘회사 신뢰’로 나타났다. 회사 신뢰는 해고 이전에 비해 16.9% 떨어졌다. 회사의 운영 능력에 대한 인식을 묻는 ‘회사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치한다’, 품질 중시 풍토를 묻는 ‘개선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 또한 각각 10.7%, 9.3% 씩 더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출처: Employee engagement: What to expect after layoffs, Culture Amp]

전문가들은 감원이 미래 성장을 위한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원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하고, 이것을 구성원에게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인재 이탈 및 불신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감원이 기업의 미래 성장을 위한 결정으로 비춰지지 않는다면 컬처앰프의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느끼고 결국 조직 운영에 필요한 인재들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2. 리더십에 대한 신뢰 감소
컬처앰프는 “직원들은 리더들을 정리해고의 ‘주범’, ‘이유’로 여긴다”고 지적한다. 리더들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해 조직이 정리해고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각은 고스란히 리더십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출처: Employee engagement: What to expect after layoffs, Culture Amp]

‘리더들은 동기를 고취시키는 미션을 이야기한다’, ‘나는 리더들을 신뢰한다’, ‘리더들은 직원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라는 질문에서 해고 전보다 각각 11.5%, 10.5%, 10.9% 더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유니콘 기업’으로 칭송받던 미국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에서는 작년 말 정리해고를 발표하였다. 이때 공동창업자인 존 콜리슨과 패트릭 콜리슨은 “Stripe 직원의 약 14%가 회사를 떠날 예정입니다. 창업자들이 내린 결정입니다. 우리는 과도하게 많은 직원을 고용했습니다. 사람들에게  Stripe에서 누릴 수 있기를 바랐던 경험을 제공하지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라는 사과와 함께 이러한 결정을 한 배경, 퇴사자들에게 제공할 지원 등을 이메일로 안내하였다. 기업이 인력감축을 결정하면, 직원들은 잘못된 의사결정은 경영진들이 내렸는데 그 책임과 피해는 직원들이 입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스트라이프의 사례처럼 리더로서의 책임을 받아들이고, 급여 삭감, 복지 혜택 축소 등 리더들이 감수하는 희생들을 직원들과 공유하여 상황 개선을 위해 전 직원이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

3. 커리어 비전 상실
해고 이후 직원들은 ‘커리어 기회’, ‘직원 개발에 대한 조직의 헌신’, ‘스킬 개발 기회’에 대한 인식이 그 전보다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 Employee engagement: What to expect after layoffs, Culture Amp]

커리어 개발 기회는 직원들의 입퇴사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직원몰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해고 이후 조직이 다시 성장 궤도에 이르는 데에는 직원 개발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경영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감원 후 교육 훈련비를 증가시킨 기업은 1년 이내에 이윤과 생산성이 각각 58%, 40% 증가한 반면 교육훈련비를 축소한 기업은 이윤과 생산성이 각각 40%, 26%만 늘어났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인력 축소 이후 생존자들에게 더 많은 업무가 부과된다. 직무 범위가 넓어지거나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기도 한다. 직원들의 빠른 업무 적응을 위해서는 교육 지원이 필수적일 것이다. 또한 교육 지원은 직원들로 하여금 ‘조직이 남은 직원들을 중요하게 여기는구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심리적 안정 및 몰입을 촉진할 수 있다.

조직 성과 개선을 위해 인력감축을 결정했다면 해고가 마지막 단계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즉, 해고 이후 남은 직원들이 업무와 조직에 다시 몰입할 수 있도록 문화를 두배로 강화해야 한다.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는 명확하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직원 의견 경청, 감사 표현 등을 통해 조직의 성장 전략을 전달하고,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인다면 직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낮추고, 그들이 조직에 다시 희망을 품게 할 것이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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