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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몰입은 왜 높아지지 않을까?

지난 20년 동안 직원몰입은 학계와 실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Scopus에 따르면, 1960년부터 1999년까지 제목, 초록, 키워드에 ‘업무 몰입(work engagement)’이 포함된 논문은 813편이지만, 2000년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논문은 66,291편으로 2000년부터 직원몰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직원몰입에 대한 이 같은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조직은 직원들의 몰입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직원몰입을 측정하고 있는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직원들 중 업무와 조직에 “몰입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0년 12.3%, 2022년 23%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직원몰입이 10년 전보다 약 10% 상승했다고 하지만, 해마다 쏟아지는 방대한 연구량을 고려하면 이 같은 변화는 실망스럽게 느껴진다.

이처럼 수많은 연구와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원몰입은 왜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일까? 직원몰입 연구가인 알란 삭스(Alan M. Saks) 교수는 조직이 직원몰입 연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장벽으로 직원몰입을 정의하는 방법, 몰입도에 대한 적절한 기준, 몰입도 측정 방법, 몰입도의 주요 동인, 몰입 전략 5가지를 제시한다.

장벽 1: 몰입의 정의

삭스 교수는 직원몰입의 의미에 대해 학계와 실무 간에 관점 차이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동일 그룹 내에서도 여러 가지 정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즉,학계에서는 연구자마다 다양한 정의를 제시하고, 실무 영역에서도 업체, 조직마다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일례로, 몰입에 대해 최초로 정의를 내린 연구자 칸(Kahn)은 몰입을 “조직 구성원이 업무 역할에 자신을 활용하는 것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신체, 인지, 정서적으로 자신을 활용하고 표현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직원몰입 연구에 자주 인용되는 샤펠리(Schaufeli)는 몰입을 “활력, 헌신, 몰두를 특징으로 하는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업무 관련 마음 상태”라고 정의한다.

한편, 실무 영역에서 직원몰입을 정의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갤럽은 “일과 직장에 대한 몰두(involvement)와 열정(enthusiasm)”이라고 정의한다. 직원몰입 관리 플랫폼인 컬쳐 앰프“ 직원들이 조직에 대해 갖는 열정(enthusiasm)과 유대감(connection)의 수준”으로 정의하고 있다.

합의된 직원몰입 정의 부족과 더불어 이것이 다른 개념과 중첩되고 있다는 점 또한 직원몰입 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다. 그는 직원몰입이 1) 직무만족과 혼용되거나 2) 예측 변인(예: 코칭)을 몰입으로 간주하기도 하고 3) 몰입의 결과(예: 재직 의향)를 포함하는 사례가 종종 목격된다고 지적한다.

직원몰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측정 문항, 개입 설계 등 이후 프로세스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직원몰입을 “업무 목표에 대해 끈기”로, 즉 ‘상태’가 아닌 ‘기질’로 정의한다면 관리의 여지는 줄어든다. 기질은 잘 변하지 않는 특성으로 ‘조성, 육성’이 아닌 ‘선택, 선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직원몰입을 “직무에 대한 열정”으로 정의하느냐 “조직에 대한 열정” 혹은 “일과 조직에 대한 열정”이라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지게 된다. 직무 열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조직에 대한 열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에서 직원몰입을 관리할 때에는 조직이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몰입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의미를 명확히 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장벽 2. 참조 기준

삭스 교수는 “몰입도를 측정하기 전에 조직이 측정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몰입도의 참조 기준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참조 기준이란 직원들이 몰입을 느끼게 되는 대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 직무 몰입(job engagement): 개인이 수행하는 실제 업무 자체
  • 과업 몰입(task engagement): 직무의 일부인 특정 과업, 활동, 프로젝트 과제 등
  • 팀 몰입(team engagement): 집단 내 자신의 멤버십과 관련된 역할, 책임, 과업
  • 사업부 몰입(business-unit engagement): 부서, 기능 조직 내 자신의 멤버십과 관련된 역할, 책임, 과업
  • 조직 몰입(organization engagement): 조직에서 자신의 멤버십과 관련된 역할, 책임, 과업
  • 학습 몰입(learning engagement): 참여, 수행을 요구받은 비영구적 행사, 활동, 과업(예: 교육, 사내 행사)

그는 직원몰입의 동인이 그 대상과 역할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참조 기준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직무몰입을 높이려면 과제 중요성, 자율성 등 직무 특성을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조직몰입을 높이기 위해서는 절차 공정성(보상이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지각), 경영진 신뢰 개선이 요구된다.

마찬가지로, 참조 기준에 따라 직원몰입의 결과도 달라진다. 예를 들면, 직무 몰입은 직무만족도를, 팀 몰입은 팀 성과를, 학습 몰입은 역량 개발을 가장 잘 예측할 것이다. 따라서 조직은 측정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몰입 대상을 분명히 할 때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 또한 커진다. 예를 들면, 모든 직무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고, 안정적인 특성을 갖는다면 직무 몰입을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반면, 팀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프로젝트, 과제 별로 개인(팀원)이 맡게 되는 업무가 변동된다면 역할 유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팀 몰입을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장벽 3. 몰입도 측정

직원몰입 측정 문항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진단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후까지를 고려한다면 몰입도, 몰입에 영향을 미치는 동인, 몰입의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문항으로 구성될 것이다. 그리고 진단 도구의 타당성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직원몰입의 정의, 참조 기준에 부합되게 설계되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예를 들면, 직원몰입을 “자신의 직무에 대해 느끼는 열정”으로 정의했다면, 개인이 수행하는 직무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직무 열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예: 직무 다양성, 자율성, 피드백 등), 직무 열정으로 인한 결과(예: 직무 성과, 재직 의도)를 측정하게 될 것이다.

삭스 교수에 따르면, 기존에 개발된 직원몰입 측정 도구 중에는 문항이 불균형적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서로 관련성이 높은 요인을 중복적으로 측정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그는 갤럽의 Q12(직원몰입 진단 문항)이 몰입 상태를 측정하기 보다는 일하는 환경을 측정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많은 기업에서 측정하는 회사 추천 의향(예: ‘나는 우리 회사를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추천하고 싶다’), 재직 의도(예: ‘나는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을 측정”하고 있어 “직원몰입과 결과 변수 간의 관계가 과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조직은 직원 몰입을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그는 직원몰입의 출발점이 ‘몰입에 대한 정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는 “측정하고자 하는 몰입 유형과 함께 정의가 개발되어야 몰입 척도를 타당하게 설계하고 조정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장벽 4. 몰입 동인

직원몰입은 직무 자원과 직무 요구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직무 자원은 직원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목표 명확성, 자율성, 피드백, 사회적 지원 등이 포함된다. 직무 요구는 역할 모호성, 과도한 업무량 및 난이도, 관계 갈등 등으로 직원몰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오래 지속되는 경우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직원몰입은 직무 자원과 직무 요구 두 가지 모두에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직원몰입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이것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제거 혹은 그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요인은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삭스 교수에 따르면, 여러 실무자 문헌(practitioner literature)이 직무만족도, 동기부여의 선행 요인을 직원몰입의 동인으로 제시하거나 직무 자원 측면에서만 직원몰입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한다.

직원몰입에 대한 여러 선행 요인 중, 무엇이 중요한지는 조직의 특성에 따라 다를 것이다. 예를 들면, 급성장하여 직무 수행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자주 바꾸는 조직에서는 역할 명확성이 직무 자원이자 직무 요구로 직원몰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직무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한 의료 조직(예: 간호사)은 업무량, 대인 갈등(민원, 직장 내 괴롭힘 등)과 같은 직무 요구를 최소화하는 것이 직원몰입 관리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따라서 조직 혹은 직원몰입 담당자는 조직 특성에 기반하여 직무 자원, 직무 요구 측면 모두를 고려하고, 구성원들의 몰입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행 요인을 선별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

장벽 5. 몰입 전략

결국 조직이 원하는 것은 직원몰입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 오고, 이것의 효과가 지속되는 것이다. 삭스 교수는 “직원몰입에 대한 몇 가지 동인을 변경하는 것으로 몰입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며, 직원몰입 동인을 HR 시스템에 통합해야 지속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직원몰입 전략을 수립할 때에는 조직, 개인 차원에서 여러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개인 차원에서는 자기주도적 업무 설계, 정기적인 피드백 제공 등 구성원이 자율성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성과관리 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조직 차원에서는 심리적 안전감, 경영진 신뢰를 향상시키기 위해 임직원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행사나 채널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리하면, 몇 가지 동인에 기반하여 일회성 행사나 활동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몰입의 요소를 HR 정책과 시스템에 통합하여 개인, 조직, 리더십 차원에서 이것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행사에서 만난 HR 담당자는 “직원몰입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직원몰입이 어려워요.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직원몰입이 무엇인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모호하게만 느껴져요”라고 말했다. 조직문화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막상 이것을 관리하려고 보면 무엇을,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직원몰입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은 삭스 교수의 말처럼 조직이 기대하고, 조직 내 모든 이들이 동일한 이해를 가질 수 있는 분명한 정의가 부재했던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의 제안대로, 조직이 기대하는 그리고 필요한 직원몰입 상태란 무엇인지 그것을 분명하게 정의하고, 그에 맞게 참조 기준을 선택하는 것을 시작으로 직원몰입 관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직원몰입에 대한 수많은 변수들 중에서 조직과 관련있는 변수, 접근 방식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하고, 개선 전략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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