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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O 작성을 요청하기 전에 안내해야 할 사항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가 더 높은 성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50년이 넘도록 꾸준히 검증된 불변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막상 목표를 설정하려고 보면 생각처럼 쉽지 않다. 구체적이고 어려운 목표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1. 목표: 조직이 기대하는 성과, 결과를 설정하라

목표를 구체적이고 어렵게 설정하기 전에 따져보아야 할 것은 목표 그 자체이다. 설정하려는 목표가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바람직한 것인지 따져보아야 한다. 바람직한 목표란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성과, 결과”에 대한 목표이자, 나의 “직무에 기대되는 역할, 성과”를 반영한 목표이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를 미션으로 삼는 기업에 근무하는 품질 담당자라면 “8월까지 스티로폼 포장재를 도입하여 제품 파손율을 전년대비 20%감소시킨다”라는 목표보다 “8월까지 재생종이 포장재를 도입하여 제품 파손율을 전년대비 20%감소시킨다”라는 목표가 더 바람직하다. 유사하게, 조직에서 시장 포화로 인해 내실다지기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면 “프로모션을 통한 신규 고객 확보”보다는 “고객 유지율”을 목표로 삼는게 더 바람직히다.

“직무에 기대되는 성과”란 직무의 권한과 책임에 맞는 성과를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당신이 CS 담당자이고, 최근들어 부쩍 제품 불량에 대한 고객의 거센 항의를 받고있다고 해보자. 이 상황에 처한 CS담당자는 불량률 감소를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인식하고 이를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 불량율 감소”는 CS담당자의 권한과 책임을 넘어서는 영역이다. 제품을 기획, 생산하는 것은 연구소나 생산팀으로, 제품의 불량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책임과 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들이다. 따라서 CS담당자의 목표는 “제품 불량율 감소”가 아니라 “고객 대응 만족도 증가”가 바람직하다.

특정 직무에 주어진 권한과 자원을 능가하는 목표는 애초에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로, 이를 추구하면 에너지만 낭비하게 된다. 간호사가 “병원의 사망율 감소”를 목표로 하거나,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조직의 보수적인 문화를 바꾸어 보겠다고 “조직문화 개선”을 목표로 삼는 것은 야심적이지만 본인 직무의 권한과 책임을 벗어나기 때문에 달성할 수 없고, 달성해야 할 성과로 기대되지 않은 바람직하지 않은 목표이다.


2. 구체적: 명확하고 측정가능하게 작성하라

“고객을 관리한다”와 같이 일반적인 목표는 내용이 모호하기 때문에 “매출을 00원 이상 달성”하겠다는 것인지, “고객을 자주 방문”하겠다는 것인지 의도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달성 여부 또한 측정이 어렵다.

반면, 우리가 구체적이라고 평가하는 목표들은 목표 대상달성 수준이 명확하다. 이를 테면, “하반기 매출을 00원 이상 달성한다”와 같이 ‘무엇(매출)‘을 ‘언제(하반기)‘까지 ‘어느 수준(00원)‘으로 ‘어떻게(달성)‘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목표의 달성 여부를 측정할 수 있고, 이것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사람마다 차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질적 목표의 경우, 성과를 명확하게 정의하면 ‘고객만족’을 고객 만족도 점수로 측정하는 것처럼 지표를 양화시켜 측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자인 품질 향상’을 목표로 잡고 싶다면, 디자인 품질 향상이란 어떤 의미인지 성과 차원(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한 것인가?)에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당신이 상품 디자이너이고, 납기 내에 디자인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고객의 디자인 수정 요청을 1회 이하로 유지한다”가 바람직한 목표일 수 있다.

목표를 양화시켜서 표현하기 어렵다면 성과 대상과 달성 수준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팀원 육성’을 목표로 한다면, 무엇을 육성하고 싶은지, 육성된 모습은 어떤지 그 결과가 드러나게 서술하는 것이다. 만약 데이터 활용 능력을 개발시키고 싶다면, “0월까지 팀원들의 데이터 분석 수강을 완료시키고, 0월부터 고객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월간 영업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육성시킨다”라고 설정할 수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목표는 내용이 명확하기 때문에 타겟에 집중할 수 있고,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척 관리가 용이하다. 무엇이 성과인지는 조직의 맥락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위의 예시는 참고적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

3. 어려운: 조직 상황에 맞게 난이도 수준을 결정하라

목표의 난이도는 어느 수준이 적합할까? 한 편에서는 달성가능한 도전적인 목표를 쫓으라고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구글, 페이스북처럼 달성이 불가능해 보이는 야심찬 목표, 즉 스트레치 목표(stretch goal)를 설정하라고 한다.

수십 년간 목표설정 이론을 연구한 에드윈 로크와 게리 라담에 의하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킬을 갖추고 있다면 목표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수행은 더 높아진다고 한다. 다만 불이익이 없는 연구 상황과는 달리, 실제 상황에서 스트레치 목표는 사기 저하와 인사 상의 불이익과 같이 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도전적이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를 쫓는게 좋다고 제안하였다. (관련 기사: 목표설정의 변하지 않은 원칙과 오해들)

스트레치 목표를 조직에 적용할 때에는 조직원의 특성과 내부 상황 등 여러 요건을 보다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높은 목표와 보상을 연결시키는 경우 목표 달성을 위해 부정, 문제 은폐 등 불법적, 비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 때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되었던 엔론(Enron)이 분식회계가 밝혀진 후 파산에 이르게 된 배경으로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할당하는 성과관리 시스템을 문제로 지목하였다.

그렇다면 누가, 언제 스트레치 목표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심 시트킨과 동료 연구자들은 스트레치 목표가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최근 성과’와 ‘여유 자원’의 유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만약 기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자원이 충분하다면 스트레치 목표는 높은 성과로 이어진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성공, 성과를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감, 효능감이 높기 때문에 상황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스트레치 목표가 주어지더라도 이를 위협이 아닌 도전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또한 여유 자원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시간, 인력, 자금 등 필요 자원을 가용하게 함으로써 학습과 성과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최근 몇 년간 성과가 부진하고, 여유 자원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트레치 목표 설정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퇴사하는 직원이 많아 빠듯한 인력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트레치 목표를 할당한다면 직원들은 “어차피 안되는 목표야”라고 치부하며 패배주의적 태도로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사업 기회를 발견하더라도 예산이나 인력 충원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연구자들은 성과 부진을 겪고, 여유 자원이 없는 기업일수록 이 상황을 타계하고자 공격적이고 야심찬 목표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은 스트레치 목표 달성에 필요한 역량이나 성장 동력, 회복 탄력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운영 효율 개선이나 이미 가지고 있는 자산 강화에 집중하여 작은 성공을 쌓아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OKR를 도입한 조직의 구성원들로부터 스트레치 목표 설정에 대한 불만을 종종 듣게 된다. OKR은 무조건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내부 상황과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여 조직에 적합한 난이도 수준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글의 경우 시트킨이 제안한 스트레치 목표가 성과로 이어지는 조건에 정확히 부합된다. 지속적으로 성과를 얻고 있고, 충분한 여유 자원이 있다. 그리고 IT 기업으로 그들이 개발한 상품과 서비스는 단 시간 내에 전세계에 배포될 수 있어 야심찬 목표를 수용할 여력이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상품 판매에 물리적 제약이 크고,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이라면 어렵지만 달성가능한 목표를 쫓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MBO, KPI, OKR에 따라 좋은 목표의 조건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MBO이건 OKR이건 좋은 목표를 결정하는 기준은 동일하다. 조직이 우리 팀, 내 직무에 기대하는 높은 성과를 측정가능하게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목표설정의 기본이자 핵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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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경
양민경
재미있게 일할 수는 없을까? HR 블레틴의 기사들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입니다. 재미있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신나는 일터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실증 연구와 기업 사례를 통해 영감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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