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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면평가 결과에 숨죽여 방황하고 있습니까? – 2부

지난 글에서 다면평가의 좋은 취지에도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대는 슬픈 현실을 되돌아보고, 다면평가가 현장의 리더인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지 나누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 글은 현장의 리더들을 위해서 쓴 글입니다. HRer들이 먼저 봐도 좋습니다. 이번 회에서는 다면평가의 숨은 메시지 읽는 방법에 대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다면평가 결과 보고서 의미있게 해석하는 법

타인과 본인의 점수 gap만 보면 될 것 같은 다면평가 보고서지만, 전문가들은 그 이면에서 훨씬 더 깊은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유추하여 봅니다. 정답은 없지만 참고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면평가의 항목들은 시행 조직마다 조금씩 다르며, 더 다양한 원리들이 있지만 지면 관계상 여기서는 주로 편협된 해석이 되지 않도록 유의할 사안 중심으로만 언급합니다.

결과 해석의 목적은 짜디 짠 평가를 해놓은 ‘범인’을 찾거나 gap점수 계산에 자괴감에 빠지는 게 아닙니다. 보고서 이면에 담긴 ‘신호의 자산화’가 목적입니다. 그를 통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지 말고, 진짜 달을 보자는 것이지요. 방법의 관점과 스킬은 한마디로 ‘이것이 내가 가려는 길에 어떤 신호일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관조를 하며 맥락 속에서 해석을 하면 됩니다.

* 다면평가 보고서 구성
보통 리더십 다면평가는 회사의 리더십역량, 리더십스타일, 리더만족도, 기타 회사의 핵심 강조 항목 등으로 구성됨

1. 역량의 의미(세부 하위 역량까지 포함)를 명확히 이해하기

대부분 현장 리더분들은 대분류 역량명 정도만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도 당연한 것이 실제 업무를 할 때 역량별로 나누어서 일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일 겁니다. 역량 모델은 높은 성과를 내는 리더들의 특성을 영역별로 분류하여 체계화시킨 것으로, 대부분의 다면평가는 역량기반으로 평가를 합니다.

모델링을 하는 이유는 많은 구성원들이 필요한 역량을 빨리 인지하고 분야별로 개발하기 위함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영역별로 잘 구분된 표준 행동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피겨스케이팅에서 평가 또는 훈련 시 ‘기술’과 ‘예술’ 영역으로 나뉘고 기술영역은 또 ‘점프, 스핀, 스텝’ 등으로 구분하여 모델링하는 것과 유사하지요.

따라서, 다면평가 결과를 자산화시키려면 세부항목들을 ‘인사부서에서 만든 인위적인 문장’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세부 역량까지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예를 들어 ‘성과관리’ 역량 중에서도 세부 항목인 ‘도전적 목표 설정’에 리더십 이슈가 있는지, ‘점검 및 극복’, 또는 ‘계획 및 조직화’라는 항목에 이슈가 있는지 명확히 이해해야만 나의 자산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2. 모든 정보를 맥락 속에서 보기

만약 내 역량 점수(타인이 준 점수)가 평균보다 낮다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다면평가는 정확한 척도없이 ‘느낌’으로 평가한 결과입니다. 주로 몇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데요. ① 실제로 리더의 해당 역량이 낮을 수도 있고, ② 평가한 타인들이 눈높이가 높거나 냉철한 성향일 수도 있으며, ③ 주변 부서들은 정치적 고려를 하는 분위기(예: “좋은 게 좋다”라는 관점)인 반면, 해당 부서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 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통계를 내보면 보통 지역 현장(생산, 일선 영업 등)부서 보다는 본사의 지원/기획 부서가 평균이 낮게 나오는 편입니다.

‘최근 3년간 역량 별 추이’ 점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만약 점수가 점차 낮아지는 경우에도 의미는 다양할 수 있습니다. 조직의 최근 변화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이는 매우 중요한 신호들입니다. 이를 테면, 본인의 조직이동, 조직구조 변경이나 M&A로 인한 혼란, 또는 혁신 드라이브, 사업실적의 급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같은 조직에서 본인이 승진하면서 SOC(Span of control)가 갑자기 확장된 상황인지 등도 봐야 합니다.

물론 잊지 말 것은 모든 결과는 리더가 책임져야 함이 숙명이긴 합니다. 다만, 리더 개인 역량의 미흡 탓으로만 돌려버리는 ‘마녀사냥’형 오류는 잘못된 처방을 만들게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합리화를 위한 거리로 활용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조직을 종합적으로 조망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3. 본인점수와 타인점수의 gap 해석

지금부터는 다면평가의 핵심 정보라고 볼 수 있는 ‘본인점수와 타인점수의 gap’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타인점수보다 본인점수가 큰 경우(타인점수 < 본인점수)

아… 회사에서 가장 눈총 받는 상황입니다. 이것도 몇 가지 케이스로 나눌 수 있지요. ① 본인의 나르시시즘 ② 머리로는 그 역량을 아는데 행동이 부족 (즉, 본인은 역량이 발휘된다고 착각) ③ 역량은 있으나 구성원에게 발휘하는 방식이 비효과적(예: 리더는 전략수립의 전문가지만 수립 과정 상 공유나 설득 노력이 없어 전략실행에 힘을 못 받음)인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③ 인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구성원과 접속이 안되는 것이지요.

  • 타인점수가 본인점수보다 큰 경우(타인점수 > 본인점수)

안심되고 행복한 상황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영향력이라는 것이 리더십의 근본인데, 그 영향력은 리더인 본인이 던지는 파워의 크기만큼 주변인도 그 만큼을 느낄 때 가장 효과적이라 볼 수 있지요. 예를 들어, 본인은 30만큼의 파워로 ‘도전적 목표설정’이라는 역량을 발휘한 것 같은데, 팀원들은 벌써 80의 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면 효과적인 상황일까요? 리더와 직원들 간에 서로 행동의 예측가능성이 높을 때 그 영향력이 안정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겸손함’과 ‘영향력’은 반드시 구분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그것이 전략적 겸손이라면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또 다른 가능성은 해당 ‘역량’에 대한 눈높이나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성원 육성’이라는 역량에 대해 직원들은 제도적인 교육지원 강화를 핵심으로 보고 있는 반면, 리더 본인은 개인별 코칭을 핵심으로 보고 다른 기대를 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같은 단어를 다른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중장기적으로는 작은 이슈가 아닐 수 있습니다. 미묘한 gap들이 불만이 되어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본인과 타인과의 gap 크기 및 방향뿐만 아니라, 타인점수 분포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4. 리더역량과 리더만족도의 의미 파악

리더의 역량수준과 리더에 대한 만족도(함께 일하고 싶은 지, 롤 모델인지, 추천하고 싶은 지 등)를 구분해서 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가지 간의 상관도가 높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합니다. 즉, 리더의 역량은 높게 평가되었는데, 리더 만족도는 낮게 평가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지요. 그 의미는 뭘까요?

직원입장에서는 ‘그 분, 능력은 좋은데, 함께 일하고 싶지는 않아’의 의미입니다. 구성원들의 리더에 대한 존경, 신뢰 등 정서적 교감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게 리더만족도입니다. 이는 주로 솔선, 책임, 배려, 진정성과 같은 요소들에 좌우되더군요. ‘타인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리더로서 이 항목이 낮다면 지속적인 영향력을 끼치기 어렵겠지요. 이는 ‘역량’모델의 한계점을 드러내는 의미도 있기에 HRer 들은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5. 기타 몇 가지 유의점

지나치기 쉬운 표준편차나 팀원들이 남긴 코멘트에서도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 표준편차(타인점수분포 크기)에서 신호 찾기

평균의 오류는 많은 것들을 못 보게 만듭니다. 만약 ‘동기부여’ 점수가 4.3점(5점만점)으로 회사평균인 4점보다 높다면, 흐뭇해도 될까요? 표준편차를 제공하는 보고서라면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표준편차가 다른 역량에 비해 크다면(예: 1점 이상) 부서 내에서 심각한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어떤 팀원들은 동기부여를 많이 받고 있으나, 어떤 팀원들은 심각하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는 신호입니다.

  • 코멘트에서 신호 찾기

팀원들이 리더의 강약점에 대해 코멘트를 기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척이나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쓴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만큼 소중하게 한 글자 한 글자 읽어야 합니다.

코멘트를 읽다 보면, 하나의 역량이 ‘강점’ 항목에도, ‘약점’ 항목에도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동일한 역량에 대해 누구는 “잘한다”고 평가하고, 누구는 “잘 못한다”고 평가한 것이지요. 이 경우도, 몇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① 구성원들의 성향 차이로 인해 동일한 행동이 다르게 받아들여 지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실행하는 리더에 대해 ‘솔선하는 품질지향 관리자’로 혹은 ‘질리는 마이크로 매니저’로, 각 구성원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② 역량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인식하거나 ③ 실제로 리더가 대상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예: 소통의 대상자 편중, 편애 등)

[다면평가 결과 속의 신호를 자산화시킬 때는 리더인 나로 인해 우리 부서에 형성되는 조직풍토의 맥락과 연계하여 의미부여를 해 보면 효과적이다] 

다면진단 해석에는 본인평가 점수추이, 절대점수와 gap크기 비교, 조하리의 창 활용, 성격과의 연계 등 다양한 요소와 방식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해석의 관점을 어떻게 가질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측면에서만 다루어 봤습니다.

평가를 통해 직면하는 이 ‘신호’들은 우리 부서가 어떤 조직풍토가 되어 가는지를 알려주는 척도들입니다. 그리고, 그 조직풍토는 상당부분이 해당 조직장에 의해 만들어지기 마련입니다. 몸의 이상 증상들이 그렇듯이 직접적인 신호도 있지만 아직은 약하거나 간접적인 신호들도 많이 있습니다. 종양이 되기 전에 대응을 해야겠지요. 잊지 마세요. 다면평가 보고서는 나를 죽이러 온 게 아니라, 나를 살리는 소중한 신호들이 가득 찬 ‘자산통장’임을요. 이제 좀 더 편하게 결과지를 펼쳐보세요.

1부: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댈 때 – 다면평가는 나에게 무엇인가?
3부: 몸통이 꼬리를 제대로 흔들려면 – 성찰을 넘어 리더십 전략으로


유성현 intoBe 대표

HRM&D의 통합, 진단, 코칭, 강의, 퍼실리테이션 등을 통해 ‘본질을 향한 원리’, ‘의미기반의 실용’, ‘자유를 위한 성장’을 한 걸음씩 현장의 리더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intobenow@naver.com, 블로그 방문하기 )

양민경
양민경
재미있게 일할 수는 없을까? HR 블레틴의 기사들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입니다. 재미있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신나는 일터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실증 연구와 기업 사례를 통해 영감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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