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혁신 미팅’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다. “업무 프로세스, 사업 아이디어, 건의 사항 등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토론하자”던 A씨의 팀장이 정작 미팅이 시작되자 냉혹한 평가자가 되어 통렬한 비평을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화기애애하게 시작했던 미팅은 이내 엄격한 비평회가 되어 참여한 팀원들은 무겁게 침묵했다고 한다.
팀장이 아이디어를 비판했던 것은 팀원을 창피주기 위함이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아이디어의 가능성과 한계를 평가하면서 이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은 왜 온전히 전달되지 못했을까?
우리 속담에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혁신팀 수석을 맡고 있는 제프 터프는 리더의 질문 방식은 혁신을 죽일수도 반대로 살릴 수도 있다고 한다. 그는 “질문을 바꾸면, 결과가 달라진다”고 단언한다.
혁신을 죽이는 질문 1. “ ROI는 어떻게 되는 거야?”
터프에 의하면, 직원들은 이 질문을 받는 순간 방어적으로 되면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사실, 데이터를 끌어모으는 데에 급급해진다고 한다. 그러면 ROI를 물었던 임원들은 실제 그 자리에서 이루어져야 할 추론, 판단은 제쳐 두고, 장표와 데이터에 매몰되어 눈 앞의 근거가 타당한지 따지는 데에만 몰두하게 된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투자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을 낮추고 싶다면, “투자 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과의 합리적 범위는 어떻지?”라고 질문하라고 조언한다. 이 질문은 발표자로 하여금 투자를 제안하게 된 세부내용을 공유하게 하고, 대화를 ‘재무 기준치 도달 여부’가 아니라, 달성 가능한 결과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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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죽이는 질문 2. “ 이거 전에 한 적있어?”
이 질문은 “시장을 점유하기까지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와 같이 시장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질문자가 의도한 것과는 달리 제안자에게 ‘개인적인 리스크’를 부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질문은 직원들에게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사례에 대해 조사”하게 만들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일”을 시킬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에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이미 존재하는 틀에 맞추도록 강요함으로써 혁신의 본질을 바꾸게 된다”고 지적하였다.
터프는 아이디어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면, “ 처음이 된다는 것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라고 질문하라고 제안한다.
혁신을 죽이는 질문 3. “ 이것이 잘 될거라고 어떻게 입증할 수 있어?”
이 질문이 파괴적인 이유는 ‘이것’은 실제 해봐야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형태의 입증 증거도 분석으로 가득찬 환상”일뿐, 그러한 증거들이 정확한 예측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터프는 제안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싶다면 “무엇을 더 알아야 하지?”라고 질문하라고 조언한다. 리더가 해야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 아니라, 그 제안이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