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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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따라 효과적인 리더십은 다를까?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하는 조직 운영 기법을 고민하던 한 기업은 팀 주도의 의사결정과 실행을 지원하는 운영 방식인 홀라크라시를 채택하였다. 그것이 구성원들로 하여금 주도적인 수행을 촉진하여 집단 지성을 최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고민과 스터디를 통해 홀라크라시를 도입했던 그 회사는 3년 후 이를 폐기하게 된다.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더 주도적인 실행을 기대했지만 직원들은 오히려 “대표님이 정해주시면 안돼요?”라고 요청했고, “기존에 잘 일하고 있었는데 왜 홀라크라시라는 것을 도입해서 이런 혼란을 가져오느냐”라고 책망했다. 홀라크라시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 준 대표는 “우리랑 잘 맞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다년간, 혹은 여러 기업에서 검증된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 했지만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흔하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해보니 효과가 없더라” 또는 “우리와는 맞지 않았다” 등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결론에 대해 한 편에서는 “제대로 안 했겠지”라며 벤치마킹한 조직에서 기법이나 개념을 성실하게 적용하지 않았을 거라고 의심한다. 다른 한 편에서는 성공적인 실행은 기법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풍토와의 적합성에 있다고 지적한다. 조직의 문화에 부합되는 기법을 채택하거나 문화에 잘 뿌리내릴 수 있게 기법을 맞춤화하여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기법에 대해 “우리와 맞지 않다/않았다”, 즉 ‘문화 부합도’를 내세우는 것은 새로운 기법을 회피하거나 도입 실패를 합리화하려는 핑계일 뿐일까, 근거 있는 주장일까?

한 연구자들은 리더십이 문화별로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보기로 하였다. 전 문화권을 관통하는 가치, 행동 특성이 있다면 무엇이고, 문화권별로 차이가 있는 속성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밝히고 싶었던 것이다. 연구자들이 탐구한 결과는 어땠을까?

전 문화권에서 통하는 리더십 

문화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기대되고 효과적이라 간주되는 리더십 특성은 신뢰성, 공정성, 정직성, 영감을 주는, 비전적인, 선견지명이 있는, 역동적인, 격려하는, 긍정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자신감을 구축하는, 팀 개발자, 소통자, 조정자, 탁월성 지향, 결단력 있는, 지적인, 상생형 문제 해결자 등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보편적으로 비효과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리더십 특성으로는 무자비한, 짜증을 잘 내는, 독재적인, 외톨이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리더십 특성들을 조합하여 카리스마/가치 기반 리더십, 팀 지향 리더십, 인도적 리더십, 참여적 리더십, 자주적 리더십, 자기 방어적 리더십 등 6가지 프로파일로 분류하고, 이것이 문화에 따라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였다. 리더십 유형별 특성은 아래와 같다.

  • 카리스마/가치 기반 리더십(Charismatic/value based leadership): 영감을 불어넣고, 동기를 부여하며, 탁월한 성과를 기대함. 모든 것은 확고한 핵심 신념에 기반을 둠
  • 팀 중심 리더십(Team oriented leadership): 팀 결속력을 높이고 모든 팀원이 공동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하는데 중점을 둠
  • 참여적 리더십(Participative leadership): 의사 결정 및 실행에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킴
  • 인간 중심 리더십(Human oriented leadership): 지원, 배려, 연민, 관대함을 구현함
  • 자주적 리더십(Autonomous leadership): 개인주의적이고, 독립적이며, 독특함
  • 자기 방어적 리더십(Self-protective leadership): 자기 중심적이고, 지위를 의식하며, 체면을 중시함

전 세계 24개국의 1,000여명의 CEO와 그에게 보고하는 5,000여명의 경영진(TMT)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 문화권에서 CEO의 카리스마/가치 기반 리더십이 경영진의 헌신 및 조직 성과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리더십으로 각각 팀 중심 리더십과 인간 중심적 리더십이 그 뒤를 따랐다. 한편, 자주적 리더십, 자기 방어적 리더십은 경영진의 성과에 비효과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리스마/가치 기반 리더십이 보편적으로 지지 받는 이유로 연구자들은 “이러한 리더가 전달하는 비전은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리더부터 실천하는 도덕적 원칙들이 폭넓고 포용적인 가치를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카리스마/가치 기반 리더십이 구성원들에게 보편적으로 기대되고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이지만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은 문화권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위험 회피 성향이 높은 국가에서는 카리스마 리더십이 구성원의 추가 업무(extra task)를 더 강력하게 예측했다.

카리스마/가치 기반 리더십과 많은 특성을 공유하는 변혁적 리더십과 혁신을 분석한 결과, 변혁적 리더십은 전 문화권에서 개인, 팀 수준의 혁신과 관련이 있었으며, 불확실성 회피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그 관계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새로운 기획과 제안에 분명한 성과 예측을 요구하는 기업에서 혁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리더들에게 변혁적 리더십 특성을 개발시키는 것이 효과적인 변화 전략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성장시키는 것에 초점을 두는 서번트 리더십 또한 전 문화권에서 팀 성과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향의 강도는 문화권에 따라 차이가 있었는데, 권력거리가 크고 집단주의가 강한 문화에서는 서번트 리더십이 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권력거리’란 한 사회에서 권력을 상대적으로 적게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정도를 의미한다. 권력거리가 클수록 사회적 지위에 따라 발생하는 불공평한 주종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는 서번트 리더십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윤리성이다. 동,서양 경영진을 대상으로 윤리적 리더십에 대한 구성 개념을 조사한 결과, 전 문화권에서 정직, 공정성, 인간 중심적, 솔선수범을 윤리적 리더의 특성으로 꼽았다. 동양에서는 추가적인 특성이 강조되었는데, 바로 겸손이다. 윤리적 리더십 또한 전 문화권에서 통용되는 개념이지만 세부 특성은 문화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가학적 리더(Abusive leader)

개인주의 문화권에서는 나이에 따른 위계가 대인관계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장유유서’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유교권에서는 위계에 따른 질서를 강조한다. 권위적인 리더의 행동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까, 동일한 반응을 이끌어낼까?

연구에 따르면, 가학적 리더(Abusive leader)는 모든 문화권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권력거리가 큰 국가에서 리더의 적대적인 행동이 좀더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었으며, 리더의 가학적 행동 또한 미국보다 아시아 국가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권력거리가 작은 국가에서 조직 및 리더의 이탈 행동은 구성원의 이직률과 더 강한 상관을 보였다.

가부장적 리더십(Paternalistic leadership)은 리더가 가족 내 연장자처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부장적 리더는 구성원의 업무 외 생활에 관여하고, 조직 내 권위와 지위 계층을 유지하며, 구성원에게 강한 충성심과 존경을 기대한다. 아시아를 포함한 집단주의적, 위계적 문화에서 주로 관찰되는 가부장적 리더십은 권력거리가 크고 집단주의가 강할 때 지지되는 반면, 권력거리가 작고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비판받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가부장적 리더십이 수용되는 사회라도 이 리더십의 일부 특성인 강력한 통제, 권위주의는 창의성, 시민행동, 직무 수행, 리더에 대한 태도, 직무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연구들은 국가 단위로 문화를 측정하고 분류하였지만, 사실 한 국가 안에서도 하위 집단에 따라 상이한 문화를 보여주며, 기업 또한 업종이나 대표 특성에 따라 차별적인 문화를 보유한다. 이번 연구에서 도출할 수 있는 배움은 전 세계를 아울러 작동되는 공통의 가치도 있지만 문화에 따라 기대되고 수용되는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직에 특정 행동을 습관화하려고 할 때, 혹은 변화를 시도할 때 타당한 기법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뿌리내릴 조직의 풍토를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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