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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를 정식으로 도입해 볼까?… 원격근무를 정례화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것들

며칠 전,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는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내년 6월 말까지 허용한다고 전했다. 지난 5월 페이스북은 5~10년 내에 직원의 50%는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꽤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 정례화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Gartner)가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이들의 74%는 “기존에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인력의 5%는 영구적으로 재택근무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사무실 인력의 20%를 원격근무로 전환하겠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25%에 달했다.

원격근무의 이점

재택근무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낮은 업무몰입과 생산성을 문제로 꼽아왔다. 하지만 2018년 ADP 연구소가 실시한 글로벌 직원몰입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는 그들의 인식과 달랐다. ADP의 조사에 따르면, 업무 시간의 80% 이상을 원격으로 근무하는 사람(virtual workers)의 23%가 높은 몰입을 보였다. 반면, 업무 시간 중 원격으로 근무하는 비율이 19%이하인 경우, 즉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우 12%만이 높은 몰입을 보였다.

[출처: Ethan S. Bernstein et al(2020), The Implications of Working Without an Office, Harvard Business Review]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이선 번스타인(Ethan Bernstein)과 동료들은 재택근무가 생산성과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5월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재택근무 실시 후, 스트레스, 부정적인 감정, 업무 관련 갈등은 지속적으로 낮아졌는데, 최소 10%이상 떨어졌다고 한다. 반면, 자기 효능감과 집중력은 10% 가량 더 높아졌다.

원격근무의 단점

올해 초 재택근무가 확산되던 시기, 한 직장인에게 재택근무의 어려움을 묻자 “일하다 밤 11시인거 보고 깜짝 놀랐다. 집과 사무실의 경계가 없다 보니 오히려 일을 더 많이 하게 된다”라고 답했다. 번스타인의 조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드러났다. 연구자들이 이메일, 메세지(chat), 캘린더 등을 분석한 결과, 재택근무 이후 업무시간이 그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이전, 직원의 80%가 업무시간을 10시간 이하로 유지했던 것에 반에 재택근무가 시작된 첫 주에는 직원의 50%만이 그 수준을 유지하였다. 재택근무가 지속되면서 업무시간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기 했지만 여전히 10~20%는 평균보다 더 길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 간에 상호작용이 줄어든 것도 큰 단점이다. 기업들은 협력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화장실을 건물 중앙에 배치하여 직원들 간의 접촉 기회를 넓히거나, 본사 로비를 호스텔 로비처럼 꾸며서 직원, 방문객들이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처럼 느슨한 연결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가 일어날 수 있는 한경을 조형하는 것이다.

*세렌디피티: 뜻밖의 재미를 뜻하는 말로 완전한 우연으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함

그러나 재택근무는 업무적으로 밀접하게 협업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은 약 40% 증가시키는 반면 다른 동료와의 소통은 1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직원들 간에 가벼운 대화, 잡담, 수다도 덜 발생하였다.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혹은 휴게실을 오가면서 주변의 동료들과 짧게라도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하지만 온라인 사무실에서는 그런 공간이나 기회가 부족하다. 직원들끼리 나누는 잡담, 수다는 라포(rapport)와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데, 조직에서 신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원격근무 시 고려해야 할 것들

공정성

국·내외 기업 할 것 없이, 한 때 유연근무, 원격근무 도입을 발표했던 기업들 대부분은 업무의 비효율성을 이유로 원상태로 복귀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재택근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된 것일까? 그 차이는 과거에는 조직의 일부만 재택근무를 했다면, 이번에는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했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연구에 의하면, 누구는 재택근무를 하고, 누구는 안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에서는 조직 내부에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직원만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 재택근무자들은 소외감을 느끼거나, 사무실 근무자들에 비해 조직으로부터 덜 존중받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꼈다.

지리적으로 분산된 팀의 성과를 조사한 연구도 이와 비슷하다. 팀 구성원들이 각각 다른 장소에서 재택근무를 하거나, 두 명은 사무실, 두 명은 재택과 같이 균등하게 배치되는 경우 팀 구성원들의 ‘협력’과 ‘일체감’ 점수는 불균등하게 배치(예: 다섯 명은 재택, 한 명은 사무실 근무)되는 팀보다 더 높았다.

따라서 재택근무 정례화를 고민하는 조직은 재택근무자들이 소외감이나 불공정성(“사무실 근무자에 비해 내 성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을 느끼지 않도록, 더 나아가 조직원들이 분열되지 않도록 재택근무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번스타인 교수는 만약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재택근무자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조직장과 소통할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재택근무자들은 조직에서 “낮은 계급”이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소통

원격근무 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는 소통이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MIT Sloan Management Review)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원격 근무자들은 조직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평가하였다. 연구자들은 재택근무와 관련된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코로나 이후 원격근무를 실시하게 된 HR 리더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코로나 이후 원격 근무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이 취한 행동 중 가장 의미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의 47%가 “원격근무로 전환하는 데에 있어 효과적인 소통이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연어 처리를 이용하여 응답자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빈번한’, ‘투명한’, ‘양방향적’, ‘찾기 쉬운’, ‘일관된’ 특성이 효과적인 소통을 결정하는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직원들은 자주 소통하고, 사업 여파, 조직의 의사결정 사항, 리더의 마음가짐 등을 투명하게 공유해 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주간 펄스 서베이(weekly pulse surveys)와 같이 직원들도 조직에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양방향의 소통을 가치있게 여겼다. 재택근무, 코로나 19와 관련된 정보를 찾기 쉽게 중앙 집중식 정보 거점을 중요하게 꼽은 응답자들도 여럿 있었다. 부서마다 각기 다른 메세지는 효과적인 소통을 방해하는 요소로 언급되어, 수직적, 수평적으로 일관된 메시지의 전달, 공유가 효과적인 소통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속감

올해 초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확산되던 시점에 블라인드에는 “회사가고 싶다”라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왔다.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점심을 먹는 소소한 일상들이 그립다는 것이었다. 소셜미디어 관리 도구 업체 버퍼(buffer)가 원격 근무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원격 근무자들은 ‘소통과 협업’과 더불어 ‘외로움’을 원격근무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소속감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일뿐 아니라 혁신과 팀 성과의 원료가 되는 수용감, 신뢰, 심리적 안전감의 기초가 된다. 개인적인 관계 욕구로 치부하고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원격근무는 자칫 업무 중심적 소통으로 흐를 수 있다. 온라인이라는 한계때문에 서로 업무적인 내용만 빨리 전달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효과적인 소통, 협업은 유대감이 바탕이 될 때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로를 잘 알 때 판단이 아닌 이해심을 발휘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원격근무 시에는 업무적인 내용과 개인적인 대화 간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리더라면 정기적인 1대1 면담을 통해 업무적인 진척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대화를 통해 직원들의 심리적 안녕을 확인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지지감을 높일 수 있다.

세렌디피티

번스타인 교수와 동료들이 실시한 조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동시에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일정 시간은 사무실에서 보내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원격 근무의 이점과 물리적 공간의 혜택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재택근무의 추가 기능으로서 사무 공간(office space as an add-on to virtual work)”을 개념화하고 있다고 한다. 재택근무를 통해 임대료(비용)를 줄이고, 사무 공간의 목적을 느슨한 연결과 세렌디피티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 조성으로 재정의하겠다는 것이다.

2020년 상반기는 말 그대로 예측 불가능성, 불확실성의 의미와 그 영향력을 제대로 체감한 시기였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코로나로 야기된 새로운 업무 환경은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업무 방식을 실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 모두가 혼란스럽고 움츠러드는 상황에서 더 적극적으로 이 상황에 대응하는 사람들은 기존 상황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효과적인 조직 운영 방식을 더 빠르게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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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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