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원들이 일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업무, 조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의 의미, 가치감과 관련된 주제들은 조직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곤 한다.
조직 인력의 과반수가 밀레니얼인 상황에서 더 이상 일에 대한 의미, 가치를 등한시 할 수 없게 되었다. 밀레니얼은 일을 선택할 때 그 목적, 가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일의 의미를 고취시킬 수 있을까? 일의 의미는 크게 업무의 특성과 개인의 지각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최근 경영연구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스킬 다양성, 자율성, 직무 피드백은 능력 발휘에 대한 지각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의미감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어서 설명하면, 조직원들은 단조로운 일이 아니라 다양한 스킬을 요구하는 일을 할 때, 자신의 업무에 대한 결정권을 가질 때, 본인의 업무 수행에 대한 정보, 피드백을 얻을 때 “나는 일을 하면서 내 능력,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어”라고 지각하게 되고, 이러한 지각은 일에 의미를 느끼게 한다. 조직원들이 일의 의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능력을 발휘하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하나의 일에 대해 느끼는 주관적인 지각이다. 우리는 동일한 일에 대해서 매우 다르게 지각하는 경우를 목격한다. 예를 들면, 환경미화직에 대해 “먹고 살려고 쓰레기를 치운다”라고 지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각하는 사람도 있다. 둘 중에 누가 일에 대한 의미감이 높을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주관적인 지각에 의한 의미감은 자신의 이득이 아닌 고객, 동료, 사회 등 남을 이롭게 한다는 지각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조직원을 효과적으로 동기부여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올려라”와 같이 내부적인 이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업무가 고객, 사회에 미치는 기여,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일의 의미를 파괴하는 것은 무엇일까? 일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또는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지”라는 지각과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 이와 같은 회의감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걸까? 경영학자인 캐서린 베일리와 애드리안 매든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다음 상황에서 일의 의미를 상실한다고 한다.
1. 개인과 조직 간의 가치 불일치
연구자들은 영업, 변호사, 학자 등 다양한 직종에 속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실시하였는데, 조직의 가치와 개인의 가치가 일치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에 대한 공허감, 무가치감을 느낀다는 보고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대부분은 조직의 재무 성과에 대한 강조와 개인의 업무에 대한 기준, 직업의식이 상충될 때 발생하였다. 예를 들면,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정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비용절감을 강조하는 조직때문에 그 기준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의 가치감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2. 조직원의 헌신을 무시
일의 성과를 알아주지 않거나 야근, 특근 등 업무에 들이는 노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 조직원들은 “의미없다”고 느끼기 쉽다. 연구자들이 인터뷰한 조직원들은 “상사가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다”, “근무시간을 초과하여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일처리가 늦냐고 비난한다”와 같이 조직원을 무시하거나 일에 대한 헌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일의 의미를 잃는다고 밝혔다.
3. 무의미한 업무 부과
앞서 인용한 연구결과와 같이 조직원들은 다양한 스킬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일의 가치를 느끼게 된다. 반대로 업무와 큰 관련성이 없거나 단순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은 일의 의미를 떨어트리게 된다. 부푼 꿈을 안고 입사했지만, 복사나 서류정리만 할 때 “내가 지금 여기 왜 있지? 무엇을 하고 있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4. 불공정한 대우
부당한 대우는 일에 대한 의미 상실로 이어진다. 동일한 일을 하는 경력 입사자의 연봉이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 때, 내 업무가 아닌데 정당한 보수없이 일을 맡길 때 일의 의미를 잃게 된다.
5. 의견 묵살
‘직장에서 분통터지게 한 사건’을 듣다 보면 대부분 자신의 좋은 의견이 뚜렷한 이유없이 묵살될 때와 연관되어 있다.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제안을 해도 상사가 귀기울여 듣지 않거나, 무시한다는 것이다. 더 나쁜 것은 좋은 제안을 뒤로 하고 상사의 지시로 잘못된 혹은 비효율적인 업무를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 조직원들은 일의 가치를 잃게 된다.
6. 소외감
직장 내 관계 또한 일의 의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직장 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소외감, 고립감, 외로움을 느낄 때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라고 반문하게 된다.
7. 신체적, 감정적인 위험 감수
신체적, 감정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 또한 일의 의미를 잃게 하는 요인이다. 보호장비 없이 위험한 일을 해야 하거나, 갑질하는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조직원들은 일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