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감정 알아차리기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행동은 상대와 신뢰를 형성하고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이끈다. 사람들은 “미팅이 잘 끝난 것 같은데( 혹은 잘 안된 것 같은데) 어땠어?”라고 사건, 사실을 묻는 사람보다 “미팅 끝나고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혹은 안 좋아 보이는데), 지금 마음이 어때?” 라고 감정을 묻는 사람에게 더 높은 신뢰를 보인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러한 감정 알아차리기의 효과가 반드시 이것을 정확하게 읽을 때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상대방으로부터 가장 높은 신뢰 점수를 얻은 사람은 상대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언급해 주는 사람이었고, 그 뒤를 부정확한 감정 인식이 따랐으며, 감정을 인식하지 않는 사람은 가장 낮은 신뢰 점수를 얻었다. 상대방의 감정을 부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보다 신뢰 형성에는 더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 알아차리기
타인의 감정 알아차리기가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면, 자신의 감정 인식은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 감정 상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였다.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에게 생리적 반응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한 후 의도적으로 분노, 수치심을 유발하였다. 그 후, 한 조건에는 감정에 대해 응답하게 하였고, 다른 조건에서는 감정과 상관 없는 설문지(예: 웹캠은 얼마나 자주 사용하나요?)에 응답하게 하였다.
자기 보고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게 한 조건은 그렇지 않은 조건보다 정서적 강도가 낮았다. 심박수와 심박출량 모두 감정을 인식하지 않은 조건보다 낮게 측정된 것이다.
효과적인 감정 조절은?
이러한 감정 인식은 다른 감정 조절 전략인 주의분산, 재평가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케이지에 갇힌 타란툴라가 있는 상황에서 거미공포증 환자에게 감정 명명하기, 주의분산, 재평가 등의 감정 조절 전략을 사용하게 하였다. 피부 전도도 반응을 통해 생리적 각성을 측정하였는데, 감정 명명하기가 각성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감정에 휩쓸려 의사결정이나 특정 행동을 한 후, ‘그 때 참았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하곤 한다. 그러나 감정 억제는 정서적 각성은 더 높이고, 감정의 강도는 줄여 주지 못한다. 반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은 그 강도를 줄여 주고, 결과적으로 상황을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해 준다. 감정을 부정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조절 전략이라는 것이다.
자기 이해로 나아가기
감정 조절에서 자기 이해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자신이 느끼는 특정 감정이 어떤 상황에서 촉발되는지, 감정의 이면에는 어떤 욕구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너는 그것도 못 하니?”란 말에 유난히 화가 난다면 이 사람에게는 ‘유능’이 중요한 가치일 수 있다. 반면, 연결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라는 친구, 동료의 말에 서운함을 느낄 수 있다.
정리하면, 감정은 욕구 충족, 좌절에 따른 신호로 볼 수 있는데, 자신의 감정을 통해 자신이 중요하게 가치,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자기를 이해하는 단서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욕구 이해는 감정 알아차리기와 마찬가지로 아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반응을 줄여주고, 감정을 자극하는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미리 준비함으로써 더 나은 대응 전략을 실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