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컨설팅 기관인 CEB의 조사에 따르면, 조직원의 78%는 인재개발 프로그램에 만족한 반면, 배운 내용을 실제 업무에 적용한 경우는 37%에 불과했다고 한다. 조직원들은 인재개발 부서의 노고를 고려하여 단지 점수를 후하게 준 것일 뿐일까? 아니면 교육 자체는 좋았으나 지나치게 이상적이어서 현실적이지 않은 것일까?
하버드 대학의 경영 교수인 마이클 비어는 교육이 현실에 적용되지 않는 이유로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아무리 교육 내용이 좋고, 조직원들 또한 새로운 역량을 100% 습득했다 하더라고 조직 운영 방식이 이를 실천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교육 효과를 가져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모든 조직원을 하나의 기업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사업 마인드, 혁신, 전략 수립 등을 교육시킨다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사업 계획서가 심사되는 절차가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평가 기준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는다면 기업가정신은 금방 사그라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임원의 미래 사업 발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을 실시하고, 장기적인 비전 수립 역량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하더라도 단기적 실적을 바탕으로 재임용이 결정된다면 이 능력이 발휘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교육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가져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어 교수는 교육이 실시되는 그 목적 자체에 초점을 둔다. 많은 교육이 조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실행된다는 것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교육, 인재개발을 위해서는 다음 단계를 따르라고 제안한다.
첫 번째, 임원진은 가치와 전략 방향을 명확하게 정의하라.
비어 교수의 기업 컨설팅 경험에 의하면, 조직원들에게 기대하는 역량이 발휘되지 않는 이유는 개발 교육의 부족이 아니라 임원진의 전략, 가치 공유의 부재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임원들이 기업 가치나 전략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어떤 행동이 요구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두 번째, 전략 실행과 학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규명한 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의 역할, 책임, 관계를 재설계하라.
정확한 문제 진단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수집이 필수적이다. 비어 교수는 “관리자와 조직원으로 부터 솔직하고, 익명의 관찰, 통찰을 수집한 후” 장애물을 진단하라고 제안한다.
세 번째, 매일 코칭과 컨설팅을 제공하여 새로운 조직 체계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아무리 잘 정의된 변화라도 조직원들이 모호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있기 마련이며, 혹은 예상치 못한 문제로 적용하는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변화의 안착을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문의, 도움 요청, 장애물 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 새로운 변화를 지탱하는데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라.
조직에 변화를 가져오기 수단으로 손쉽게 교육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설계, 안착시킨 후, 그 때 필요하다고 평가되는 교육을 제공하라는 의미이다.
다섯 번째, 변화의 성공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여, 그에 대한 개인 및 조직 성과를 평가하라.
지표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표가 없다면 변화의 진척, 성공여부 등을 평가할 수 없고, 성공으로 이끄는데 필요한 개선활동의 기회를 발견할 수 없게 된다.
여섯 번째, 선발, 평가, 개발, 승진 체계를 조직 변화에 맞게 조정하라.
변화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조직의 인재 관리 제도 또한 변화 행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조직에 변화를 도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선택되는 것이 교육, 훈련이다. 하지만 변화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교육의 투자수익률(ROI)을 높이기 위해서는 변화 행동을 용이하게 하는 조직 환경 조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비어 교수는 “조직 설계와 운영 프로세스를 먼저 설계하고, 그 다음에 코칭, 교육 등의 인재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새로운 조직 체계를 지원하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