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닌자부터 고객 서비스 록스타, IT 제다이, 콘텐츠 연금술사까지 이게 모두 직무명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지금 당장 미국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서 ninja, rockstar, jedi, alchemist를 쳐보면 놀라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jedi는 긴 직무명의 약자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제다이가 맞다. 어쩌면 요다라는 직무도 곧 생길지 모를 일이다.

[출처: Monster]

CB인싸이트는 스타트업의 독특한 직무명을 소개하였다. 비교적 많이 알려진 에반젤리스트부터 보안 공주(Security Princess), 콘텐츠 영웅(Content Hero), 짤 사서(Meme Librarian)까지 각 직무명이 모두 개성 넘치고 코믹하기까지 하다. (갈색 폰트의 밑줄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합니다.)

[출처: CBINSIGHTS, The 25 Most Absurd Job Titles In Tech]

업계에서는 독특한 직무명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다. 일례로 인디드의 조사에 따르면, 닌자가 포함된 직무명은 2015년 처음 등장하여 2018년에는 140% 증가했다고 한다.

[출처: Indeed, Weird Job Titles 2018: The Year in Review]

기업들이 직무명을 독특하게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 기업이 내세운 목적은 다를 수 있지만 다음의 장점과 단점을 추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채용 브랜드 향상

지원자들이 혁신 연금술사, 짤 사서, 콘텐츠 록스타를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를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 아마 구직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호기심에 공고를 클릭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직무명은 호기심도 호기심이지만 조직 문화가 개방적이고 재미있을 것이라는 인상을 전달하기 때문에 구인에 유리할 것이다.

업력이 짧은 스타트업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의 경우 지원자 모집부터 애먹는 경우가 많다. 독특한 직무명은 지원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기업에 대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자긍심 고취

직무명은 직원들에게 업무의 가치, 자긍심을 높여주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직무명은 단순히 업무 내용의 요약이 아니라 조직이 해당 직무를 바라보는 관점, 기대 가치가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험 영업 직무를 재무 컨설턴트, 자산관리사 등으로 부르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단순히 보험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관리를 상담해주는 역할이라는, 즉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관점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케팅, 고객지원을 각각 꿈 연금술사, 행복 엔지니어로 부르는 것은 조직과 고객에게 주는 가치 기준을 높임으로써 직무를 보다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효과를 낳는다.

직무 내용에 대한 혼선

역설적이지만 독특한 이름으로 인한 장점은 동시에 단점이 될 수 있다. 직무명에 업무내용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 직무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테면, QA 닌자는 그나마 업무 내용을 추측할 수 있지만 꿈 연금술사는 직무명만으로 업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채용공고에 독특한 직무명을 쓸 경우에는 업무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행복 엔지니어(고객 지원)’와 같이 독특한 직무명과 통상적으로 알려진 이름을 병기하기도 한다.

통상적이지 않은 직무명은 지원자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과 소통할 때에도 불편을 줄 수 있다. 한 개발자 에반젤리스트는 고객과 명함을 주고 받을 때 늘 듣는 질문이 “에반젤리스트가 뭔가요?”라고 밝혔다. 주로 외부 고객을 상대하는 직무라면 독특한 직무명보다 직관적인 직무명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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