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견기업의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답답함을 털어 놓았다. “지금 우리 회사는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있습니다. 더 적극적으로, 공격적으로 해도 모자른데 직원들이 요지부동입니다. 너무 수동적이에요.” 라고 말했다. 이 기업은 B2B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어왔으나 시장이 확대되면서 대기업의 진출, 경쟁업체 증가로 인해 경쟁력이 약화되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 B2C 진출, 신사업 개발을 전략으로 삼았지만 도통 직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호소였다.
그러나 직원들의 말은 달랐다. “끝까지 지켜봐야 돼요. 언제 엎어질지 모르거든요.”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말을 요약하면, 성장을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냈지만 매번 추진할 것처럼 진행하다 막판에 흐지부지되거나 결정을 철회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장, 혁신을 강조하지만 정작 새로운 도전이나 큰 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들은 결국 실행되지 못하고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강해졌고, 이러한 인식은 하나의 문화가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직원들은 동료들로부터 “어차피 안될거야”라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듣게 된다고 하였다.
말과 실제가 다른 경우는 곳곳에서 일어난다. 혁신을 강조하지만 승인을 위해서는 성공 사례를 제시해야 하거나 하거나, 직급에 상관없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라고 하지만 비판적인 아이디어는 조직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으로 눈총을 받기도 한다.
리더의 숨은 가치가 전략을 결정한다
전략 전문가인 필립 마이스너(Philip Meissner) 교수와 토스텐 울프(Torsten Wulf) 교수는 성장, 아이디어, 사람에 대한 리더의 숨은 가치가 기업 전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즉, 본인이 의식하고 있는, 공언하는 가치가 아니라 리더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숨은 가치가 전략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출처:The hidden values driving strategy, MIT Sloan Management Review]
여기에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가치 자체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에서 나타난다. 첫째, 나의 숨겨진 가치와 회사 전략이 부합하지 않을 때이다. 위의 사례처럼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리더가 리스크가 뒤따를수 밖에 없는 신사업을 전략으로 추진하면 숨겨진 가치가 계속 제동을 걸기 때문에 진행이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번째는 자기 인식이 낮은 경우이다. 일부러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무의식에 숨어 실제로 내 행동을 결정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모를 뿐이다. 변화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해야하는 것’은 의식의 영역이지만 실제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무의식적 가치이다. 예를 들어, 의식적으로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을 추구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좋은 사람’에 가치를 두는 리더는 우회적인 화법에 의존하기 쉽고 결과적으로 명쾌하지 않은 리더로 인식될 수 있다.
자신의 숨겨진 가치를 인식하고 있는 리더들은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거나 다른 사람을 활용함으로써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이를 테면,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할 때 보수적인 자신이 아닌 개방성이 높은 사람을 책임자로 선정하는 것이다. 반면, 자신이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실제로 실행한다고 믿는 리더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상황을 개선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자신의 숨은 가치를 탐색하고 싶은 사람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무료로 진단해 볼 수 있다. 더 정확한 나를 알고 싶은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성장, 아이디어, 사람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물어보라. 즉, 자신이 안정 지향적인지, 위험을 감수하는지, 검증된 방법을 선호하는지,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지, 조화를 추구하는지, 논쟁을 피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드러내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라는 것이다. 정확한 자신을 알기로 결심했다면 훌륭한 리더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뛰어난 리더와 리더십 개발의 시작은 자기인식(self-awareness)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