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목표와 계획을 세운다. ‘건강 증진’을 위해 ‘일주일에 네 번 이상 만보를 걸어야지’와 같이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은 고심없이 비교적 쉽게 이루어진다. 반면 성과 달성을 위한 목표는 어렵게 느껴지고, 일부는 “우리 조직에서는 아직 성과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제 직무는 성과가 없는데요”라고 말하며 그 필요성을 부정한다. 이러한 반응은 성과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성과 목표 설정법을 배우기 전에 목표 설정에 대한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성과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가자.
성과란 무엇인가?
성과 목표를 세울 수 없다거나, 아직 성과관리가 필요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성과=매출’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신생 기업이라서 “아직 성과관리가 필요없다”고 말하고, 내 직무는 지원 업무(예: CS 담당)이기 때문에 “성과가 없다”, 따라서 성과 목표를 세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성과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내가, 우리는 왜 여기에 모여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모두가 쉽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구글)’, ‘ 모든 사람의 존엄, 평등, 자유가 보장되는 인권사회 실현(국가인권위원회)’과 같이 모든 조직은 이루고 싶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목적을 개인 혼자서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모여 조직을 구성하게 된다.
조직에 모인 여러 사람들은 동일한 목적을 추구하지만 동일한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래머, HR, 마케팅 등 조직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직무를 생성하게 되는데, 각 직무가 생성된 목적, 즉 직무에 기대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각 직무의 주요한 책임이 된다. 축구 선수가 승리를 위해 다같이 공 하나를 쫓는 것이 아니라 제 위치에서 역할을 다할 때 우수한 선수로 평가받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것과 같다. 정리하면, 조직의 목적 달성에 기여하는 행동, 결과가 성과이고, 내 직무의 성과는 내 직무에 기대되는 역할, 결과가 무엇이냐와 관련 있다. 따라서 CS 담당의 성과는 없는 것이 아니라 ‘고객 대응 만족 향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과 목표 도출
성과 목표를 세우기 전에 아래의 자료를 준비한다. 이 자료들은 내 성과가 무엇인지, 어떤 목표를 세우는게 좋을지 안내해 준다. 이후 설명은 연말에 향후 목표를 설정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진행되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시점을 조정해서 이해하면 된다.
- 팀(조직)의 미션과 비전
- 소속 조직(상사)의 차년도 사업 계획, 목표
- 자신의 올해 성과 목표, 업무 활동표
- 고객, 동료, 상사 평가 결과
팀의 미션과 비전을 정리해 놓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준비하고, 없다면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준비한다. 그리고 자신의 상사 혹은 소속 조직의 사업 계획서를 준비하고, 아직 준비된게 없다면 상사에게 차년도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지,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확인을 한다. 미션, 비전, 사업 계획은 본질적으로 내 직무(우리 팀)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지, 단기적으로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더불어 자신의 올해 성과 목표와 업무 계획서 등을 준비하고, 만약 없다면 올 한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한 과제와 수행한 업무 활동들을 기록해본다. 자신의 성과 목표와 업무 활동들을 리뷰하면서 잘된 것(스스로 뿌듯한 것, 조직에서 인정받은 것), 아쉬웠던 것(어려움, 도전)을 나열하고, 그 이유를 분석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 직무의 성과는 고객과 조직(상사, 동료)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영향을 받는다. 고객 리뷰, 성과 평가 시스템, 회의, 면담, 일상적인 대화 등 공식, 비공식으로 자신의 업무와 관련하여 고객과 조직에게 들은 코멘트, 피드백들을 수집하여 열거한다. 특히 상사로부터 받은 요구 사항이나 유관 부서에게 자주 듣는 요청 사항이 있다면 이를 우선순위로 설정한다. 내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이 누군인지, 기대 시항들이 잘 정리되지 않는다면 이해관계자 분석 가이드를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앞서 리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위의 SWBD 양식을 작성한다. 작성된 내용을 보면서 나의 역량과 자원 안에서 도전적이지만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과제를 도출한다. 그후 아래 항목을 고려하여 5개 정도의 성과 목표를 설정한다. 변화가 잦고 수명 업무가 많다면 목표를 더 적게 설정해도 된다.
- 자신의 직무(팀)가 존재하는 이유, 목적에 부합하는 것은 무엇인가?
- 목적 달성을 위해 변화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개선, 혁신, 폐기)
- 목적 달성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이해관계자(고객, 협력업체, 정부기관 등)는 누구이며, 무엇이 필요한가?(예: 고객 만족, 경쟁력있는 공급처 발굴, 산학 협력을 통한 신기술 확보 등)
- 더 나은 성과를 위해 개발해야 할 역량은 무엇인가?
더 나은 성과는 효율과 효과를 높임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효율은 투입 대비 산출물과 관련되는 것으로 효과가 없는 업무 활동은 중지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함으로써 향상시킬 수 있다. 효과는 조직/직무의 목적 달성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관계자의 니즈 충족, 혁신적인 업무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내 직무(팀)의 목적과 이해관계자의 니즈 관점에서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할 것, 개선해야 할 것,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은 무엇일지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효과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롭게 습득해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점검하고, 해당 역량은 자기 개발 목표(계획)와 연결시킨다. 강조하자면, 업무와 무관한 역량을 개발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목적 달성, 더 나은 성과를 위해 필요한 역량을 고려해야 한다.
올바른 성과 목표 표현
- 성과 목표 표현 방식: [기대 결과]를 [달성 수준] [방향성 동사]한다.
이제는 성과 목표를 서술하는 방식만 남았다. 바람직한 성과 목표는 얻고자 하는 ‘결과’를 목표로 삼고 이를 ‘도전적’,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도전적’인 수준은 어렵게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을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 잘 이해하고 있다. 반면 ‘목표’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은 어려워 하는 사람이 많아 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우리의 업무는 결과(목적)를 얻기 위한 활동(방법과 수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SNS 포스팅’은 팔로워 수를 늘리기(기대 결과) 위한 수단, 즉 업무 활동입니다. 따라서 목표를 설정할 때에는 ‘SNS 포스팅(방법과 수단)’이 아니라 ‘팔로워 수(결과)’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도출한 목표가 업무 활동인지 성과인지 잘 판단이 서지 않을 때에는 ‘왜 이것을 해야 하는가?’, ‘이것을 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가’ 스스로에게 “왜?”를 물어 보아라. “왜”에 답을 하다 보면 일의 목적에 닿게 된다.
‘구체적’인 목표는 ‘팔로워 수 10만명 확보’와 같이 목표 대상(팔로워 수)과 달성 수준(10만명)이 명확하고, 대체로 방향성을 띄는 동사로 표현된다. 방향성을 띈다는 것은 ‘높인다’, ‘낮춘다’, ‘유지한다’, ‘달성한다’와 같이 어떤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것, 도달하는 것을 나타낸다. 방향성을 띄는 동사는 ‘운영’, ‘관리’와 같은 모호한 동사와는 다르게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해준다. ‘도전적이고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목표 설정 퀵 가이드’를 참고한다.
실행 계획 수립
성과 목표에 대한 표현까지 가다듬고 나면 실행 계획을 세운다. 실행 계획은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주요 업무 활동을 도출하고 적정한 일정을 계획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팔로워 수 10만명 확보를 위해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은 ‘인플루언서 선정 – 협업 내용 합의 – 제작’ 순서로 진행되며 앞의 업무가 뒤의 업무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기한을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에 비용이 들고, 조직 내부적으로 엄격한 예산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인플루언서 협업안 승인’을 가장 앞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정리하면,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주요 업무 활동들의 나열하고, 프로세스 상 연결되어 있는 업무라면 기한을 명시하여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게 한다.
성과 목표와 실행 계획은 절대불변의 것이 아니다. 외부 환경의 변화, 내부 전략의 변화에 따라 자신에게 기대되는 성과 또한 달라질 수 있으며, 특정 성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더 효과적인 업무 활동을 뒤늦게 발견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번 수립한 목표는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내 직무, 팀의 목적에 부합하는가’를 기준으로 효과성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유연하게 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