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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전환을 위한 가이드

한 애자일 코치에게 “애자일을 적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 좀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그는 역으로 “있으면 저한테 좀 알려주실래요?”라고 말했다. 내용인 즉슨, 애자일을 한다는, 하겠다고 선언한 기업은 있지만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기업은 없다는 것이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많은 애자일 코치들이 레거시 싸움, 즉 기존의 관습과 싸우는 데에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으며, 시작 단계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조직변화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돌아가듯 애자일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애자일을 순항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 ‘ 애자일, 민첩하고 유연한 조직의 비밀’의 저자 스티븐 데닝이 STRATEGY & LEADERSHIP에 기고한 글에서 단서를 얻어보자.

[스티븐 데닝이 TED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 출처: TED)]

현실적으로 따져보고 결정해라

데닝은 애자일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그것이 미칠 여러 영향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라고 강조한다. 애자일의 긍정적인 결과만 듣고 무작정 이것을 밀어부치지 말고 애자일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조직에 미칠 영향은 무엇일지 신중하게 따져보라는 것이다. 특히 데닝은 컨설팅과 같이 외부 자원을 활용하기 보다는 임원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알아보라고 권한다. 그는 애자일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다음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

애자일 전환 탐색을 위한 행동
  • 애자일에 대한 최신 문헌을 통해 원리, 철학, 운영방식 등 근본적인 개념 이해하기
  • 애자일 전환이 수반할 조직 전반의 변화(예: 지원부서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고려하기
  • 조직 내에 애자일을 적용하고 있는 팀이 만나, 어떻게 실행하고 있는지, 한계와 어려움, 실행을 가로막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 듣기
  • 애자일을 도입할 때 조직이 얻을 수 있는 이익, 위험요소 따져보기
  •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의 규모, 강도를 가늠해보고, 그런 갈등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 판단하기
  • 애자일 전환의 성공 가능성을 평가하고, (가능하다면) 언제, 어떻게 시작할지 생각해하기

애자일을 둘러싼 여러 영향 요인을 따져본 후에도 ‘적용’에 더 무게가 실린다면 애자일을 적용한 비슷한 기업을 찾아가 직접 상황을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 좋다. 데닝은 고위 경영진에게 “비슷한 기업들을 직접 방문하여, 그들이 어떻게 애자일을 실행하고 있는지, 차용할만한 핵심적인 실천법은 무엇이고, 피해야할 위험요소는 무엇인지 배우라”고 강조했다. 

직접 여러 현장을 방문하여 애자일 적용 사례를 보면 이것이 기존 경영 방식과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체감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애자일을 통해 기대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교과서대로” 애자일 기법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조직 상황에 맞게 진화시켜 나가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애자일 전환팀을 구축해라

애자일 전환을 결정했다면 이것을 이끌 팀이 필요하다. 애자일 전환 팀은 임원과 구성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조직 내 여러 부서와 소통하고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면에서 애자일 전환 팀을 임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팀을 임원으로만 구성하면 애자일 전환이 지시적, 통제적인 방식으로 흐르기 쉽고, 반대로 구성원들로만 구축하면 변화에 힘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작게 시작하고, 성공사례가 퍼져나가게 해라

애자일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은 파일럿 기간을 두어 애자일의 효과, 전환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나간다. 예를 들면, 처음에는 한 팀에만 애자일을 적용하여 잘 실행되는 사항과 문제점을 파악한 후, 이에 대한 개선안을 다른 팀에 확대 적용해 나가는 것을 반복하면서 애자일 전환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그들만의 방식을 진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데닝도 이러한 접근의 유용성을 강조한다. 일단 소수의 팀에 애자일을 적용하여 성공 사례를 만든 후, 그 성공사례가 퍼져나가면서 조직 전체에 변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게 하라는 것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2008년에는 한 팀만 애자일을 적용하였지만, 2009년에는 여러 팀, 2010년에는 25개팀, 2011년에는 수백개의 팀 등 지금도 애자일을 점증적으로 적용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변화 초기에 만나는 장애물에서 멈추지 마라

애자일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은 그 여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애자일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면 희생과 노력은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곤 한다.

데닝 또한 애자일 전환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기업조차도 장애물에 맞닥뜨리며, 주로 초기 단계에서 이런 문제에 봉착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팀들이 애자일 방식을 이해하고 익숙해지는 데에 거의 1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 마주치는 장애물은 우리 조직에서만 특별히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변화를 시작한 모든 조직이 겪는 문제라고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실패의 신호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애자일 전환 여정에 놓인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직에 맞게 진화시켜 나가라

애자일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애자일”하게 접근해야 한다. 특정 기업의 우수 사례나 내가 알고 있는 지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직에 맞게 진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데닝은 “애자일은 기계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8단계 프로그램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조직 상황에 맞게 적용시켜 나가야한다”라고 말하며, “조직과 구성원이 애자일을 자신의 맥락에 맞게 적용하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가짜 애자일에 빠지지 말라

국내의 애자일 기업을 수소문하다 보면 “아 거긴 도입 목적이 다른 데에 있는 걸로 알고있어요”라는 답변을 듣는 경우가 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애자일을 도입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닝은 애자일을 단순히 비용 절감 프로그램이나 기존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으로 적용하는 사례를 지적하며, 애자일은 인력감축을 위한 도구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 이름만 애자일인, 애자일의 원래 목적과 가치에 다른 “가짜 애자일의 덫”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양민경
양민경
재미있게 일할 수는 없을까? HR 블레틴의 기사들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입니다. 재미있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신나는 일터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실증 연구와 기업 사례를 통해 영감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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