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HR블레틴 스킬 부스트 프로그램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에서 놓치면 안되는 것

지난 4월 발표된 경기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87.5%는 재택근무에 만족한다고 응답하였으며, 85.7%는 코로나 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지속되는 것을 선호하였다. 또한 직장인 대부분(85.3%)은 근로 조건이 동일하다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고 응답해 재택근무는 인재 이탈 방지를 위해서라도 조직에서 비중있게 고려해야 하는 선택 사항이 되었다. 이를 반영하듯 재택근무를 지속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63.5%로 과반수 이상이었으며, 재택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36.5%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지속하려는 이유로는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 증가(47.5%)’, ‘업무 공간 축소 및 부대비용 절약(17.5%)’을 꼽았으며, 재택근무를 중단하려는 이유로는 ‘의사소통 곤란(47.8%)’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재택근무 혹은 출근과 재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채택할 때 특히 신경써야 할 것은 직원들의 소속감, 유대감 관리이다. 재택근무를 하면 직원들 간의 교류, 관계 형성 기회는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 이는 끈끈한 동료의식과 소속감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betterup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서 엄격하게 업무적인 관계만 유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11%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50%는 이따금 속 얘기도 할 수 있는 ‘우호적(friendly)인 관계’를 원했고, 39%는 이보다 더 깊은 ‘친구’ 사이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터에서의 소속감은 직원들의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소속감이 낮은 직원들은 스트레스, 직무소진, 외로움, 불안과 우울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퇴사 의도는 약 3배 이상 더 높았다. 반면 높은 소속감을 느끼는 직원들은 더 높은 유연성, 웰빙, 개인적, 업무적 성장을 보고하였다.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가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무실과 데이터센터 구축에 95억 달러(약 11조 6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배경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직원들을 외롭게 하지 않고, 소속감을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출처: The connection crisis, BetterUp Insights Report – 2022]

소속감을 강화하는 방법

우선 무엇이 직원들로 하여금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betterup의 분석에 따르면, 유대감을 예측하는 인자로 ‘나의 약한 모습까지 드러낼 수 있는, 진정한 나를 보일 수 있는 것’,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상호작용’, ‘편한(casual) 대화, 재밌는 농담’, ‘취미 공유’, ‘누군가를 개인적인 수준에서 알아가는 것’이 도출되었다. 반면 ‘비슷한 배경’, ‘리더십•업무에 대해 토로하는 것’, ‘일을 주제로 상호작용하는 것’은 유대감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있더라도 아주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가 아닌 개인적인 수준에서 소통할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장 혹은 집에서 근무할 때 업무와 관련된 주제를 벗어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티타임이나 게임, 동호회, 취미 기반 강좌 개설 등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활동은 직원들 간에 유대를 형성하고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다른 하나는 코칭, 멘토링 제도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77%는 유연 근무를 선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온라인으로 일함으로써 대면 장면에서 일어나는 유대, 경력 개발 기회를 잃는 것 같아 그 점을 아쉬워했다고 한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에는 업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동료, 선배와 나누고 조언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재택근무는 팀 밖의 여러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내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다. 이 때, 코칭과 멘토링은 좋은 대안이 된다. 코칭과 멘토링은 직원들 간의 유대감,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조직 적응을 돕고 경력 개발 계획, 업무 수행에 대한 지도를 통해 직원들의 성장을 지원한다.

LG화학에서는 임원과 구성원(사원, 선임급)을 1:多로 매칭하여 서로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코멘토링(co-mentoring)을 운영하고 있다. 코멘토링은 6개월 동안 지속되며 최소 3회 이상 진행된다. 팀원이 멘토가 되는 날에는 임원의 고민을 공유하거나 다양한 주제에 대한 팀원들의 생각을 들음으로써 구성원 이해를 높인다. 임원이 멘토가 되는 날에는 매너리즘 극복기, 상사가 내 말을 듣게 하는 스킬, 재테크 조언 등 직장 선배이자 인생 선배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코멘토링에 참여한 임원들은 “후배 사원들의 라이프 스타일, 회사 생활, 관심사에 대해 공감하고, MZ세대의 이직 원인 파악 및 조직 문화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구성원들은 “평소 사적인 얘기를 나누기 힘들었던 임원분들과 소통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회사 업무뿐만 아니라 자기개발, 고민거리에 대해 조언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리부서 주도로 멘토링이 진행되는 경우 멘토링에 흥미가 없는 리더들의 참여를 이끌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멘토링 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LG화학에서는 신청을 통해 자발적으로 코멘토링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상세 가이드를 제공하여 원활한 진행을 지원한다. 

코칭, 멘토링을 설계할 때 반드시 리더-직원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웹엠디 건강 서비스(WebMD Health Services)에서는 진단을 통해 목적 의식이 유사한 직원들을 매칭하여 서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동료 코칭(peer coaching)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수개월 동안 진행되는데, 짝으로 매칭된 두 사람은 2주마다 한 시간 가량 “지난 2주를 되돌아 보았을 때 긍정적인 경험은 무엇인가? 그것이 당신에게 의미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압박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통해 자신의 업무 생활을 성찰하고 서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동료 코칭에 참여한 직원의 89%는 동료 코칭을 통해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고, 한 직원은 동료와의 교류를 통해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목표를 갖게 되었다고 피드백했다. 

신입 사원의 경우,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환경이더라도 소속감보다는 자신을 이방인으로 느끼고 외로움을 느낄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근무를 채택한 조직들은 제한된 환경에서 관계를 맺어야 하는 신입 사원들의 적응을 위해 온보딩 프로그램에 조직의 미션, 철학뿐만 아니라 동료들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조직의 미션•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연계시키는 것이다. 조직의 미션에 일치감을 느끼는 직원들은 이직 의사가 약 3배 더 낮고 더 높은 조직 몰입을 보인다. 또한 명확한 업무 방향성, 강점 발휘 기회가 직원 몰입을 결정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시피 분명한 업무 목표와 기대 성과는 그것의 달성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성취감과 소속감 향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팀장들이 팀원에게 기대 역할, 성과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성과 달성을 지원하는 것은 근무 환경이 사무실이냐, 집이냐와 상관없이 여전히 중요한 책임이다. 다만 재택근무 환경에서는 팀원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놓치기 쉽기 때문에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업무적인 측면과 더불어 직원 몰입, 소속감과 같은 감정 측면 또한 균형있게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1 COMMENT

  1. 입사 3주차 중소기업 인사총무 사원입니다.

    모든 중소기업이 그렇겠지만, 직원끼리 유대감을 쌓기 위해 업무시간을 할애하는 것 자체를 어색하게 여기는 분위기에요.

    입사 첫날 OT라곤 ‘하면 안되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 전부였고, 사내투어는 커녕 아직도 전 본사 사무실 외 다른 곳은 지문 등록도 안되어있죠.

    가장 힘든 것은, OJT도 없이 그냥 일을 맡겨놓고, 저 나름의 방식대로 그 업무를 수행하면 결국엔 핀잔이 돌아온다는 거에요. 자기효능감이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입사 3주만에 저는 부서원들과 따로 퇴근하기 위해 5분 늦게 자리에서 일어나요.

    조직을 운영하는, 혹은 사내문화를 담당하는 분이라면 크루를 형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그게 너무 절실해요. 저좀 데리고 다니면서 뭐라도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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