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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허드렛일 하려고 입사했나?! 현타온 후배에게 전하는 선배의 실전 팁

며칠 전, 어떤 후배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대명사 중심으로 각색해 보면) 어떤 일을 하라고 해서, 이러저러하게 했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라고 해서 저러이러하게 시킨 대로 하느라 고생을 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대충 이런 이야기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일이 정말 자주 일어난다. 그런 일들은 대개, 맥락이 생략된 채 일로만 내려오거나, (아이디어 자체가 이상하지만) 다양한 업무 외적 이해관계가 일에 스며들어서 발생한다. 개인적으로 회사는 여러 개인적 이해가 다른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이기에, (올바르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대개 상식적이지 않은, 허드렛일처럼 여겨지는, 주로 육체노동이 수반되는 노동집약적 업무들은 (빈도상으로) 주로 팀의 신입 또는 막내와 같은 주니어급 친구들의 업무로 많이 전가된다.

그런 일들 속에 파묻혀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가는 동시에 생기도 잃어가며, 팀이나 조직을 혐오하게 되는 수순으로 가는 유능한 후배들을 위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다음날 아침,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정리해서, 한 장의 포트폴리오 양식을 만들어 건넸다.

포트폴리오 양식을 통해서 도와주고 싶은 것은 3가지였다.

첫째, 의미와 맥락이 제거된 일에, 스스로 의미와 맥락을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의미와 맥락이 없는 일을 그저 ‘지시’받았다고 하더라도, 의미와 맥락을 제거시킬 필요는 없다. 누군가가 주지 않았다면, 스스로 만들면 된다. 적어도 그 허드렛일은 내가 속한 팀이나 내가 하는 업무와 1이라도 연관성이 있을 테니까. 그렇게 스스로 의미와 맥락을 만들면, 그 일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가 180도 달라지게 된다. 그때부터 그 일은, 내가 주인이 되는 것이므로.

둘째, 허드렛일도 내 작품이다. 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는 말을 믿는다면, 세상 누가 봐도 허드렛일처럼 느껴지는 그 일 속에서, 자신만의 보석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란 사실 쉽지 않은데, 어떤 일이든 내 포트폴리오가 된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단순히 그 일에 대해서 가볍게 접근하지 않게 된다. 세상 단순한 이 일을 내 경력의 포트폴리오로 넣는다면, 어떻게 이 일을 ‘다르게’ 해야 할까? 비범한 사람들의 특징은, 비범한 일을 비범하게 하는 데 있지 않고,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

셋째, 구조화된 프레임을 통해서 기회 영역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예전 공간 프로젝트를 하면서 접했던 책에서 ‘제약은 창의성을 촉진하다(정확하진 않지만, 창의성에 제약이 필요하다는 뜻)’는 문장을 본 기억이 있다. 엄청난 인사이트였다. 그 이후로, 아무리 비상식적인 과제가 내려오더라도, 그 비상식성을 ‘제약’이라는 요소로 간주하고 접근하면서, ‘비상식적’이라는 그 요소로 인한 스트레스가 줄고, 스트레스에 소비되던 에너지를 문제 해결에 사용하게 되면서, 실제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산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리고, 또 의외로, 실행하다 보면, 그 비상식적인 제약이 있었기에, 멋진 작품을 만들거나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사실, 저 양식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 같은 일 속에서도 보석을 만들고, 발견하고, 오로지 소중한 자신의 시간을 자신에게 도움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마인드와 태도다. 다만, 그 양식을 통해서 그런 관점 전환에 도움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사소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멋져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있어야 하는 허드렛일로 고민하고 분투하는 후배님들이 계신다면,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공유해 본다.

출처: 서주희님의 페이스북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양식 다운로드(서주희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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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경
양민경
재미있게 일할 수는 없을까? HR 블레틴의 기사들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산출물입니다. 재미있게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신나는 일터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실증 연구와 기업 사례를 통해 영감과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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