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피드백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이유

관리자를 대상으로 리더십 진단을 해보면 대체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관리 역량은 높게 나오는 반면 인재육성 역량은 낮게 나온다. 업무 지침을 제시하고, 기한 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이끄는 데에는 탁월하지만 부하 직원의 역량 개발이나 코칭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부하 직원들은 자신의 수행이 어떤지,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등 상사로부터 자주, 정확한 피드백을 받고 싶지만 반기 별로 실시되는 공식적인 면담에서조차 듣기 어렵다고 말한다.

상사들은 피드백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긍정적인 피드백은 쉽기 때문에 보다 즉각적으로 일어나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은 상대에게 상처가 될까봐 혹은 상대로부터 미움을 받을까봐 전달하기 전부터 고심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전달하지 않게 되거나, 하더라도 완곡하게 전하게 된다고 한다. 즉, 의도적으로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우회적으로 표현할 의향이 없는 사람들은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까? 조직 행동과 인간의 의사결정(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에 실린 Schaerer 의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인 피드백은 화자(상사)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우회적으로 표현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은 부정적인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전달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청자인 부하의 해석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출처:Schaerera et al.,The illusion of transparency in performance appraisals: When and why accuracy motivation explains unintentional feedback inflation,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연구자들은 실제 한 기업에서 근무하는 상사와 부하를 대상으로 연례 성과평가가 끝나고 몇 주 후에 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자들은 상사에게 “성과평가 면담에서 당신이 전달한 피드백을 통해, 부하 직원이 본인의 성과평가 결과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지 예상”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실제 부하 직원의 수행 수준을 평가”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리고 부하 직원에게는 “상사와의 면담을 통해 이해한 자신의 성과평가 결과”를 표시하라고 지시하였다.

조사 결과, 긍정적인 피드백에 대해서는 상사와 부하 간에 큰 인식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정적인 피드백은 상사의 예상과 부하가 이해한 것 간에 큰 차이가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상사는 부하 직원의 저조한 수행에 대해서 부정적인 내용 그대로 정확하게 전달했다고 인식한 반면, 부하 직원은 그다지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상사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부하 직원이 과도하게 좋게 해석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제 3자가 투입되어 상사의 피드백을 평가하게 하였는데, 결과는 동일했다. 즉 상사가 자신이 전달한 피드백의 정확도를 과도하게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피드백 정확성에 대한 착각

왜 상사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정확하게 전달했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상사의 인식와 실제 부하 직원이 이해한 것 간의 간극은 어디에서 발생했을까? 연구자들은 이를 투명성 착각(illusion of transparency)으로 설명한다.

투명성 착각이란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 생각 등이 훤히 들여다보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신의 내적 상태를 상대방이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말한다. 두루뭉술한 이야기 끝에 “무슨 말인지 알겠지?!”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는 사람을 한 번씩은 겪어봤을 것이다.

연구자들은 부정적인 사건, 감정이 긍정적인 것에 비해 더 생생하게 경험되는 부정성 효과를 인용하며, 그것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할 때 투명성 착각이 더 쉽게 일어나는 이유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강렬하게 경험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 고려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

어떻게 하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피드백이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거나, 직·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정확한 피드백을 요구하는 것이다.

[출처:Schaerera et al.,The illusion of transparency in performance appraisals: When and why accuracy motivation explains unintentional feedback inflation,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연구자들은 세 개의 실험을 통해서 부정적인 피드백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을 검증하였다. 연구자들은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피드백을 전달하기 전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실험해 보았다.

첫 번째, 상사에게 자신의 피드백이 부하 직원에게 명확하지 않게 전달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두 번째, 상사가 자신(부하)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싶으니, 최대한 정확하게 피드백해달라는 부하 직원의 메세지를 전달하였다. 세 번째, 부하 직원이 본인의 성과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하였다. 실험 결과, 세 개의 조건 모두 투명성 착각은 줄이고, 피드백의 정확성은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편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명확한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은 화자(상사)로 하여금 정확성에 대한 동기를 높인다. 자신의 피드백이 부하 직원에게 부정확하게 전달되는 사실을 알게 된 상사는 자신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보고, 전달할 내용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들릴지 리허설을 하게 된다. 말하자면, 자기 내부의 생생한 생각, 감정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자신의 말, 행동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을 강조한다. 첫째, 상사들을 단순히 교육시키는 것 만으로도 투명성 착각을 낮추어 피드백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단, 인간은 금세 본래 행동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인지 편향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둘째, 정확한 피드백에 대한 부하 직원의 요청은 상사의 명확한 피드백을 이끌어냈다. 이러한 결과는 성과평가 면담을 갖기 전, 부하 직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공식적인 절차 및 풍토 구축의 필요성을 나타낸다.

셋째, 금전적 인센티브는 상사와 부하 직원의 이해도 차이를 현저히 낮추는 동시에 보다 정확한 평가를 이끌어냈다. 금전적 보상이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지만, 조직 입장에서는 비용이 발생하고, 추후 이 제도를 없앴을 때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용하기 전 장·단점을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조직 맥락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이란 대부분 성과에 기여하지 못하는 행동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부정적인 피드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팀 성과 달성에 지속적으로 누수가 생기고, 개인 차원에서도 개발될 수 있는 역량이 저조한 채로 유지된다.

피드백이 제대로 전달된다는 것은 평가자의 편견으로 인해 피평가자의 수행을 왜곡되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동시에 객관적으로 평가한 내용을 투명성 지각과 같은 인지 편향없이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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