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 중 하나는 ‘골치 아픈 직원’이다. 리더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원인은 개인의 저조한 업무 수행일 수도 있고, 개인의 업무 능력은 양호하나 불평꾼, 무뢰한처럼 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일 수도 있다.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 중에는 개인적인 업무 성과가 높아 리더에게 문제 직원으로 인식되지 않거나 문제를 인식하더라도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여 문제를 더 키우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팀 구성원들이 어느 한 직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도 이것을 ‘시기, 질투’로 치부하거나 ‘짧은 기한 내에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동료들에게 다소 강압적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겠지’라고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묵인은 구성원들에게 문제 상황(강압적 행동)을 지속시키고, 리더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전반적인 팀 사기 저하와 함께 직원 이탈을 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구성원의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에서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리더들이 문제 직원을 피하는 이유로 ‘대립 상황을 싫어해서’, ‘껄끄러운 대화를 풀어낼 스킬이 없어서’, ‘강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싶지 않아서’ 등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고 한다. 팀원과 불편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 싫어서 문제 직원과의 대면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팀원들로부터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하는 리더들에게 문제 직원 대응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비용을 치르기 때문에 적시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채용 실패를 제외하고, 문제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조직은 없다. 우수했던, 훌륭해 보였던 구성원이 어떠한 이유로 팀에 문제를 야기하거나 저조한 수행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서 리더의 역할은 해당 직원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호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미루지 않고 문제 상황에 대응하고, 해당 팀원에게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명확하게 피드백을 전달해야 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전달할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완곡하게 표현해서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저조한 수행을 보이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살펴본다.
1단계. 문제 인식
특정 팀원에 대해 거슬리는 행동이 있다면 그것이 팀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되지 않아서인지 먼저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재택 근무를 자주 신청하는 직원에 대해 문제를 느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팀의 업무 특성 상 변수가 많아 구성원끼리 조율하는 일이 많은 상황이라면 재택근무를 자주 이용하는 직원이 팀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고 업무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재택근무가 팀 성과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오히려 업무 몰입을 높이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 후자의 상황인데도 재택근무하는 구성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여 문제 직원으로 바라보고 있다면 이것은 팀 성과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때문이 아니라 ‘직장인이라면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해야지’와 같은 개인적인 가치관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피드백이 개인적인 가치관을 강요하는 내용이라면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구성원의 행동이 팀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팀원이 그렇게 행동하는 원인을 기대, 자원, 역량, 동기 차원에서 가설적으로 진단해본다.
기대
• 해당 팀원에게 기대되는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게 전달되었는가?
• 업무 배분이 명확하게 이루어졌는가? (보고 빈도와 방식, 기대 결과물, 품질 기준, 기한 등)
자원
• 해당 팀원이 맡고 있는 업무의 총량은 어떻게 되는가?
•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 정보, 도구 등이 충분히 지원되는가?
역량
• 직무에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인가?
• 해당 팀원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 스킬,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가?
동기
• 해당 팀원이 역할 혹은 맡은 업무에 대해 흥미, 헌신, 노력을 보이는가?
• 개인적인 삶에서 변화 혹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경제적, 신체적, 심리적 문제 등)
팀의 목표나 직무 책임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면 열심히 하는 것과 별개로 자꾸 엇박자가 날 것이다. 업무를 배정할 때에는 기대 결과물이 어떤 모습인지, 보고 형태 및 빈도 등 진척 사항은 어떻게 공유할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변수가 많고 팀원에게 도전적인 업무를 배정했다면 매일 업무 진행 상황을 면대면으로 공유해달라고 요청하고, 안정적인 업무라면 매주 1회 협업툴에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해달라고 요청해도 될 것이다. 팀원의 낮은 수행은 종종 잘못된 의사소통이나 오해에서 비롯된다. 리더에게 당연한 것이 팀원에게는 생소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여, 리더가 기대하는 행동, 결과물에 대해 팀원도 동일하게 알 수 있도록 명확한 설명과 확인이 필요하다.
업무 진척이 느린 팀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무심코 지시했던 사소한 업무, 다른 부서에서 요청한 일 등 많은 업무를 끌어 안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일정 조정이나 업무의 우선순위 재설정 없이 주변에서 요청하는 일들을 다 받고, 그로 인해 정작 중요한 일의 납기를 놓치거나 품질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리더 입장에서는 “진작 나한테 물어보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팀원 입장에서는 ‘물어볼 수 있다’는 옵션 자체를 생각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팀원에게 업무를 배정할 때에는 현재 맡고 있는 업무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것들을 완수할 자원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업무 및 일정 조정, 우선순위 재설정 등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업무 기대치도 명확히 전달하고 자원도 충분한데 저조한 수행을 보인다면 역량 부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고급 통계 스킬이 있다고 하여 관련 업무를 맡겼는데, 알고 보니 관련 수업을 수강한 경험만 있어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업무 전문성은 높으나 대인 관계 스킬이 부족하여 부서 간 소통과 협력이 중요한 업무에서 기대한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업무를 맡기기 전에는 해당 과제 수행에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인지, 업무를 맡길 팀원의 역량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고려하여 위임 범위와 지원 정도를 설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동기 수준이다. 기대, 자원, 능력이 충족되더라도 동기가 낮으면 수행이 낮을 수밖에 없다. 동기가 낮은 이유는 번아웃, 동료와의 갈등 등 조직 내부에서 기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요한 사람과의 이별, 경제적 문제 등 개인적인 삶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공감적인 자세로 팀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2단계: 문제 원인 파악 및 개입
잠정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한 이후에는 직접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즉, 팀원과 면담을 실시하여 가설적 원인을 검증하고, 리더가 팀원에게 기대되는 것이 무엇인지, 반대로 팀원이 필요로 하는 지원은 무엇인지 공동의 이해를 높인다. 피드백하는 방식은 ‘코칭 기반 성과관리 시대, 효과적인 피드백 3단계’를 참고하라.
이 면담 이후 팀원의 행동이 개선된다면 좋은 소식이지만, 같은 피드백을 반복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 때부터는 보다 촘촘하게 면담을 진행하고 인사팀과도 내용을 공유하여, 기대하는 행동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 팀 이동, 퇴사 등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직무 부합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면 직무 이동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직무 부합도, 조직 부합도가 낮고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팀원과 조직을 위해 이직이 최선일 수 있다.
3단계: 변화 계획 합의 및 실행
여러 번 피드백을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 상황을 직면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지난 몇 주 동안 업무 기한 준수에 대한 피드백을 드렸는데 변화된 것이 없다고 느껴져요. OO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변화 개입은 구성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 과제를 도출하는 것이다.
만약 팀원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부정한다면 구체적인 예 1~2가지를 들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행동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무엇이 업무 마감을 지키지 못하게 한 것인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제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지 함께 방법을 찾고 싶어요”와 같이 면담의 목적이 문제 해결과 변화에 있음을 강조한다.
팀원의 저항이 심하다면 대화를 종료하고 피드백을 처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 낫다. “제가 관찰한 내용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오늘은 여기서 대화를 멈추고 제 피드백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면 어떨까요? 며칠 후에 다시 대화를 나누시죠”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때에는 일주일 안에 다시 일정을 잡고 면담을 실시하도록 한다.
면담을 통해 구성원의 문제에 대한 공통의 이해를 이루었다면 본격적으로 성과 개선 계획을 수립한다. 성과 개선 계획은 4~6주 정도의 기한을 정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과 개선 계획을 수립할 때에는 아래 항목을 포함시키고, 실행 결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목표 대상(행동, 스킬 등), 수행 수준, 기한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 기대 역할: 직무, 역할에 기대되는 주요 책임을 3~5가지 제시
- 개선 영역: 기대치 대비 현재 업무 수행 수준 설명(기대-현실 격차)
- 개선 목표: 목표 대상, 수행 수준, 기한 등을 명시(예: R사용법을 익혀 XX까지 데이터 가공 시간을 기존 00에서 00으로 낮춘다)
면담을 마친 후에는 면담에서 논의한 내용을 메일로 정리하여 팀원에게 공유한다. 기억은 쉽게 휘발되지만 문서화된 정보는 필요할 때마다 확인할 수 있다. 성과 개선 면담은 매주 실시하여 진척도를 점검하면서 직무 적합도를 지속적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