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의 잠재력 발견과 개발

리더십 프로그램

수용을 실천하는 방법; HEAR

자신이 힘들 때 찾아가는 사람을 떠올려 보라. 그는 어떤 사람인가? 아마도 그는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일 것이다. 평가 당한다는 불안 없이 자신을 편하게 드러낼 수 있는, 이런 저런 걱정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의 특징을 꼽아 보라고 하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거나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 자신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즉, 사람들이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수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용의 이점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었다. 상사가 자신의 말을 듣는다고 느끼는 직원들은 감정적 소진을 덜 경험하고 재직 의도가 더 높았다. 반대로, 상대방이 듣지 않는다고 느끼거나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느낄 때에는 갈등이 심화되고,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마음을 문을 열게 하고, 신뢰, 친밀감 등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수용이 그 영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나는 개방적인 사람이야, 오픈 마인드야”라는 주장이 아니라 상대방이 그렇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자신을 수용적인 사람이라고 느끼게 할 수 있을까?

수용을 전달하는 방법; HEAR

갈등, 협상 등 의견 차이의 심리학(psychology of disagreement)을 연구하는 줄리아 민슨은 수용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논쟁적인 주제(예: 낙태, 차별 금지)에 대해 논의하는 대화 내용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상대방으로 하여금 수용된다고 느끼게 하는 특징들을 도출할 수 있었는데, 바로 HEAR이다.

  • 완곡하게 주장하기(Hedge your claims): 자신의 의견에 확신이 있더라도 “때때로, 아마도, 어떤 사람들”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완곡하게 제시함
  • 일치점 강조하기(Emphasize agreement): “우리 둘 다___하는 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당신이 말한 것에 일부 동의해요”와 같이 공통점을 찾아 제시함
  • 다른 관점 인정하기(Acknowledge): “(상대방의 말이 자신의 언어로 제시) 라는 말씀이시죠?”와 같이 상대방의 말을 다시 말함으로써 자신이 들었음을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보여줌
  • 긍정적으로 제시하기(Reframing to the positive): 자신의 생각을 부정문(예: 이익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어요)이 아니라 긍정문(예: 그 프로젝트 수행에 따르는 잠재적 이익을 평가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으로 표현함

완곡하게 주장하기는 “이 방식은 효과가 없어요”와 같이 단정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 방식은 일부 상황에서 효과가 없어요”처럼 다른 사례(혹은 관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민슨 교수는 이 방식이 덜 독단적인 태도로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여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반박의 유혹을 덜 받게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서로 생각이 같다는 것을 알 때 경계심을 낮추고 마음을 열게 된다. 일치점 강조하기는 서로 간의 공통점을 발견하여 제시함으로써 연결을 시도하고, 의견 차이가 있는 상황이라도 동의할 수 있는 일부 측면(생각, 가치)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업무 우선순위에 대해 서로 의견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A가 최우선이에요”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해요. 제 생각은 __” 이라고 동의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다른 관점 인정하기는 “무슨 말인지 알아요”, “당신의 의견 이해했어요” 짧은 한 마디로 자신의 상태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A업무가 완료되어야 B, C업무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A를 최우선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죠?”와 같이 상대방이 한 말을 자신의 언어로 다시 말함으로써 자신이 들었음을 적극적으로 보여 주는 것을 말한다. 상대방이 “무슨 말인지 아는데요, 제 생각은 __”이라고 말할 때, ‘ 무슨 말인지 아는데요’라는 말에서 ‘상대방이 내 말을 이해했구나’라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말은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을 조형한다.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 “물이 반이나 남았네”와 같이 동일한 상황이더라도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감정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사고, 행동도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왜 안되고 있어? 문제가 뭐야?”라고 물으면 안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문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직원들은 기운이 빠지거나 사기 저하를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해낼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 직원들은 가능성과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희망과 열의를 다지기 쉽다. 즉,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에서 질문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말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느냐, 긍정적으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상대의 반응과 논의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언어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관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을 ‘대화 수용(conversational receptiveness)’라 지칭한다. 대화 수용은 HEAR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으로 바로 실천할 수 있다. 단 몇 분만 할애하면 누구라도 수용의 실천 기술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대화 수용은 상대방을 전염시켜 더 나은 소통과 의사결정을 촉진하고 갈등은 완화시킨다. 민슨 교수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여러 회차의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 실험에서 대화 참가자 중 한 명이 수용을 실천하면 상대방 또한 수용을 모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처럼 파트너가 수용을 보이면 그 상대 또한 수용으로 화답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용적인 파트너는 협업하고 싶은 사람으로 인식되고, 그의 판단력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득, 협상, 평가 면담 등 다양한 논의 장면에서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수용하라’는 조언을 듣곤 한다. 그러나 수용이라는 개념은 다소 추상적이어서 그 정의로부터 실천 행동을 도출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민슨 교수가 제안하는 HEAR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유용성이 크다. HEAR를 실천하여 대화의 긴장은 낮추고, 이해는 높이는 기회를 마련해 보자.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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