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들과 리더십에 대해 면담을 나누다 보면, 그들은 리더십을 몰라서 실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럴 시간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자신들도 업무를 지시하고, 감독하는 관리자의 역할을 벗어나 부하들에게 개인적인 관심사를 바탕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역량개발을 지원하는 리더십 역할에 집중하고 싶지만 과중한 업무로 인해 그럴 여력이 못된다는 것이다. 관리자들의 이러한 주장은 궁색한 변명일까, 근거있는 항변일까?
몰려드는 이메일은 리더십 행동을 낮춘다
최근 응용심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메일은 관리자의 리더십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리해야 하는 이메일이 많고 그 이메일이 본인의 업무와 관련이 없을수록 리더십 행동이 덜 나타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관리자들의 이메일 과중도, 업무 진척도, 리더십 행동을 측정했는데, 처리해야 할 이메일이 많으면, 자신의 업무 진척도를 낮게 평가하고, 이에 따라 리더십 행동이 덜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은 “관리자들은 업무 진척이 낮을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과가 있는 리더십 행동보다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업무중심 행동(관리자 역할)을 우선순위로 두고 실행한다”고 해석하였다.
이메일은 업무의 진행상황, 지시사항, 업무관련 정보 등을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만드는 효과적인 업무 수단이다. 하지만 수시로 울리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이메일을 통한 요청사항을 대응하다 보면, 집중력 저하, 업무 지연 등 업무 생산성을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 이 연구에 의하면, 조직원은 하루 평균 이메일을 읽은 후 다시 원래 업무로 복귀하는 데에 90분 이상을 쓰며, 이메일을 주고받는 데에는 2시간 이상을 쓴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관리자들의 리더십 행동을 촉진하자고 이메일을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하면 이메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자포스의 CEO 토니 셰이는 ‘어제의 이메일(yesterbox)’을 제안한다. 이메일을 받은 즉시 또는 당일에 처리하지 말고, 그 다음날 모아서 처리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즉각적인 이메일 확인으로 인한 업무 중단, 집중력 분산을 겪지 않고, 처리해야 할 이메일 건수를 알기때문에 보다 통제감을 가지고 이메일에 대응할 수 있다고 한다.
이메일 대응 양식은 조직의 암묵적인 규범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직원에게 이메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라고 독려하기 보다는 내부적으로 규칙을 정해서 시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