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컨설팅을 들어가서 인사담당자에게 미션, 핵심가치를 물어보면 “있긴 한데, 무시하고 처음부터 조사를 해달라”라고 답하곤 한다. 공표된 것은 있지만 그 미션이 조직이 운영되는 방식과 크게 연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부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영철학으로 정도경영, 윤리경영을 앞세우며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공표한 기업의 총수들이 뇌물, 횡령 등의 혐의로 언론을 장식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경영 도구로서 미션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피터 드러커는 “사업은 사업명, 회사의 규정이나 정관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미션에 의해 정의된다. 분명하게 정의된 미션과 조직 목적만이 명확하고 실질적인 사업 목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이 공동의 비전과 가치관을 가지고, 구성원의 행동과 노력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미션이 부재한 경우 “조직원들이 서로 다른 기준에 근거하여 의사결정을 내리고, 서로의 차이를 깨닫지 못한 채 계속해서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조직원의 힘을 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 수립 이전에 조직의 근본적인 지향점임 미션, 목적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민한 조직 구축에 있어 권한위임과 함께 명확한 목적 전달이 강조되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좋은 미션이란

피터 드러커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치를 의향이 있는 고객만이 기업의 자원을 부로 전환시켜 주기 때문에 기업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다”, 따라서 “기업의 목적과 사명을 정의할 때에는 반드시 고객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션 정의를 고객으로부터 출발하라는 것에는 수긍이 되지만, 이것만으로는 구체적으로 미션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어떤 미션이 좋은 미션인지 방향을 잡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주로 미션을 연구해 온 경영학자 바트는 어떤 미션이 실제로 조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 위해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는 문헌 리뷰를 통해 미션에 주로 사용되는 내용, 구성요소를 도출하여, 각 구성요소가 기업의 재무 성과 및 조직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관계를 분석하였다.

[Bart(1997), Industrial firms and the power of mission]

미션이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정의된 경우 조직원의 행동뿐만 아니라 재무적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확하게 정의된 조직의 목적, 가치, 전반적인 기업 목표, 정체성, 대중 이미지, 고객·직원·공급업체·사회·주주에 대한 관심, 비전은 조직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경쟁전략, 이해관계자 규명, 구체적인 비재무적 성과 목표, 사업 정의, 미래 생존에 대한 관심, 직원에 대한 관심은 기업의 재무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의 목적, 정체성 등 미션의 주요 내용이 명확하게 정의만 되면 충분한 것일까? 멀레인이 실시한 사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션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명확한 정의뿐만 아니라 최고 임원의 헌신, 주요 개념 전파, 전체 관리자 및 부서 참여,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 핵심적이다.

[Mullane(2002), The mission statement is a strategic tool: when used properly]

그는 사례 연구 대상인 두 기업이 미션 정립에 대한 CEO의 강력한 열망을 바탕으로, 미션 전파를 위해 임원, 중간관리자, 직원을 순차적으로 개입시키고, 기업 미션을 부서, 직원별로 구체적인 목표로 전환시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 기업은 이러한 프로세스에 그치지 않고 미션과 연계된 구체적 목표를 성과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잘 정립된 미션이라도 벽에 걸린 장식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소통, 참여를 통해 조직원이 이를 충분히 수용하게 만들고, 제도에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