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HR블레틴 스킬 부스트 프로그램

커리어 행동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직원몰입에 대한 논문은 4만 편이 넘게 쏟아져 나왔지만 직원들의 몰입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인재 확보는 어떤가? 이 또한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 편에서는 이러한 인재 부족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하지만 HR 분석가인 조쉬 버신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이 “기술, 직원의 창의성, 정보, AI가 기업을 정의하는 ‘인텔리전스 경제’ 시대”에 들어섬에 따른 문제라고 것이다. 산업이 융합되고 비즈니스 모델이 지적 재산, 서비스 및 새로운 과학 분야로 전환됨에 따라 새로운 산업, 직무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에 그것을 능숙하게 수행할 인력은 수요 대비 늘 부족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인력난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직장인의 커리어를 연구해 온 경영학자 더글라스 홀(Douglas T. Hall)은 효과적인 인재 유지, 직원몰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직업, 커리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산업 환경이 변화해 온 것처럼 직업, 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변화했기 때문이다. 그는 직장인들의 경력 관리 행동에 큰 변화를 일으킨 세 번의 주요한 시기가 있었다고 말한다.

1950년대: 번영의 시대

첫 번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조직 성장의 붐이 일어났던 시기이다. 2차 대전 후 소비재, 주택, 서비스 분야에서 전례 없는 수요가 발생하였고, 기업들은 수직적 리더십과 통제 중심의 조직 운영 방식을 통해 사업 환경에 대응하였다.

이 시기에는 안정적인 번영이 이루어졌기에 조직은 직원들에게 충성심을 요구하였고, 그 보답으로 평생 직장을 제공하였다. 이 시절, 개인이 커리어를 추구하는 동기는 급여 향상, 승진이었는데, 이것은 직속 상사의 막대한 영향력 하에 있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상사처럼 행동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고, 이 기대는 직원들로 하여금 ‘순응’을 중요시 여기게 하였다.

1980년대: 생존의 시대

1980년대부터 그 동안 지속되었던 번영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치열한 기업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기업들은 운영 효율성과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개편, 인원감축, 인수합병 등을 감행하였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 또한 빠르게 식었다. ‘상사를 롤모델로 삼아, 상사에 순응하면 나도 성공할 것’이란 믿음 또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직장인의 커리어 동기는 한 직장에서 성공(승진, 더 큰 보상)하는 것에서 살아남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경제가 호황을 누리며 직장인들에게도 기회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평생 직장 신화의 파괴, 생존의 위협을 겪은 직장인들은 더 이상 자신의 커리어 성공을 조직에 의탁하지 않았다. 더 좋은 기회를 얻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주도적으로 개발하였고, 한 조직에서 다른 조직으로 이직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2020년대: 삶의 만족이 중요한 시대

코로나 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재택근무, 화상 회의 등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기고, 사람들은 일과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돈, 승진보다 일과 삶의 균형, 성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더글라스 홀 교수는 “코로나 19가 업무에 미친 영향을 완전히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하면서도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는 커리어 만족보다는 삶의 만족이 직장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동기부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직장에서 구성원들의 행동이 커리어 상의 이점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것이다.

인재관리의 방향

번영의 시대에 HR은 ‘모집에서 은퇴까지’ 모델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커리어 전반에 걸쳐 그들을 육성, 지원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직이 일반화된 생존의 시대에는 기업의 지적 재산을 보유한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매력적인 복지혜택을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개인의 성장과 행복, 삶의 만족이 중요한 시대에 HR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더글라스 홀 교수는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 상사의 중요성

1956년부터 1980년대까지 실시된 한 연구는 구성원 성장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연구자들은 AT&T의 젊은 매니저 274명을 선발하여 이들의 성장을 추적 조사하였다. 연구자들은 다양한 역량평가 기법을 이용하여 이들의 스킬, 관심사, 동기를 측정한 후, 8년 이내에 중간 관리자가 될 수 있을지 예측하였다. 이 중, 64%는 중간 관리자 수준에 도달한 반면, 32%는 중간 관리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더 깊게 분석한 결과, 커리어 초기에 경험한 직무 도전성이 경력 성장에 중요한 요인임이 밝혀졌다. 첫 8년 동안 매년 실시된 인터뷰에서 직무 자극(job stimulation)을 평가하기 위해 업무 도전성, 상사의 성취 모델, 과제의 비구조화 정도를 측정하였는데, 직무 도전성이 높은 경우, 직무 도전성이 낮은 과제를 받은 사람들보다 승진할 가능성이 6배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홀 교수는 첫 상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마치 인간이 생애 초기에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도식과 행동 양식이 조형되는 것처럼, 직장인의 첫 직무 경험은 그 사람의 업무 태도와 커리어 성장 추구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도 모른다.

조직에서 사회 초년생 구성원들은 즉시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직무 배치나 업무 설계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더 나아가 “천천히 배워 나가는 것”이라는 명목 하에 허드렛일을 주로 맡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기존의 관행과는 반대로 입사 초기에 신입 사원이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리더를 배정하고,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한다면 커리어 개발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형성하고, 업무에 대해서도 높은 몰입을 발휘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몰입도 측정하기

직원몰입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와 조직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측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직원몰입 솔루션 업체인 버진 펄스(Virgin pulse)의 조사에 따르면, 직원 몰입을 더 자주 측정, 평가하고, 몰입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더 높은 생산성(20%), 수행(18%), 채용 능력(17%)을 보인다고 한다. 측정하지 않고 직원몰입도를 관리한다면 직관에 의존한 개입이 될 뿐 아니라 그 효과 또한 제대로 측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프로티언 커리어(Protean Career) 모델 활용하기

프로티언 커리어란 자유자재로 자신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테우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것으로, 조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를 중심으로 자기주도적으로 커리어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1976년 프로티언 커리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한 더글라스 홀 교수는 오늘날 인력들이 점점 더 프로티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는 프로티언들이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미션을 가진 조직, 자율성과 더불어 필요할 때 지원을 제공하는 리더, 명확하고 의미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팀”을 원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들을 동기부여하려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개인의 성취, 성공, 자존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구성원에게 조직의 사업 모델에 맞추도록 강요하기 보다는 개인의 성장 동기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조직을 설계함으로써 개인의 성공을 쫓는 것이 조직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성장 동기와 인재 확보, 직원몰입과 잘 연결시킨 프로그램으로 아마존의 커리어 초이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커리어 초이스 프로그램은 시간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미국을 기준으로 근무한 지 90일 이상이 되면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근로자들은 커리어 초이스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도 있고(학비 100% 아마존 지원), 특정 직무에 요구되는 스킬을 배울 수도 있다. 구성원들은 커리어 초이스를 통해 특정 직무에 요구되는 자격과 스킬을 갖춘 후 자신이 원하는 직무로 이동하거나 더 나은 보상을 얻게 된다.

불과 10년 전에만 해도 이직을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 재직’ 규칙이 작용되었다. 3년도 채 되지 않은 지원자들은 부적합한 인재로 평가되기 십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직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이직을 무조건 문제시하는 태도는 많이 사라졌으며, 직장인들은 이직, 전직, 창업 등 자신의 성장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동료들 또한 이러한 행보를 대부분 응원해준다. 이미 삶의 만족이 중요한 시대에 맞게 직원들의 성장 욕구와 기회를 촉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무시하고 여전히 번영의 시대의 관점으로 구성원의 커리어를 바라본다면 인재 확보와 직원몰입은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댓글 남기기

댓글 입력하기
Please enter your name here

뉴스레터 구독하기

카테고리